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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전 살해한 동생 신분으로 산 재미동포…"화차같은 삶"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5-03-26 14:59 송고 | 2015-03-27 07:10 최종수정
미국에서 한인 남성이 30년전 자신이 죽인 남동생의 신분으로 살다 잡혀 중죄(felony) 혐의로 기소됐다고 미 언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남성은 신분 확인이 필요한 총기를 구입했다가 결정적 단서가 돼 '가짜인생'이 들통났다. 

연방검찰의 기소장에 따르면 한국명 고준규(Koh, Junne Kyoo·54)씨는 지난 1984년 워싱턴주(州) 시애틀 교외 벨뷰에서 당시 16세였던 남동생 고상규(Koh, Sang Kyoo)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고 8년형을 마친 후 1992년 한국으로 추방됐다.
하지만 일년 후인 1993년 고 씨는 죽은 동생의 신분증을 도용해 캐나다를 거쳐 워싱턴주 린든을 통해 미국으로 다시 들어왔다. 

고 씨는 재입국후 미국 여기 저기를 다니며 동생을 비롯해 다수의 신분으로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 2014년 2월 20일 자신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벨뷰로 돌아왔다. 하지만 집에는 고대했던 부모가 없었다. 

고 씨는 부모가 납치됐다고 생각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것이 결국 화근이 됐다.
그는 경찰에게 동생 자동차가 사라졌고 부모의 온라인 은행계좌에 접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가족의 집과 생활보조금인 '사회보장소득'을 훔쳐가려는 것 같다고 신고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고 씨의 부모 집에서 권총 2자루를 발견했다. 경찰은 사건 연루성을 조사하기 위해 고씨의 양해하에 총기를 넘겨 받았다.

이후 고씨의 행동이 이상했다. 

고 씨는 부모가 자신에게 말을 하지 않고 캘리포니아로 갔던 것이라며 가족의 신변을 확인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벨뷰 경찰에 보냈다. 부모를 찾았으니 수사가 필요없다는 내용이었지만 이메일에서 고씨는 자신이 노스 다코다의 유전에서 일한다며 "총기를 소지할 수 없기 때문에 총을 돌려 주지 않아도 된다. 나는 미국에서 거주가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에 샘을 포함한 다수의 신분을 이용한다"는 등 횡설수설했다.

의심한 경찰은 수배령을 내렸고 고 씨는 결국 지난해 8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체포됐다.

당시 그는 외국인 거주자 카드 1개와 워싱턴주 신분증 2 개, 사회보장카드 1개, 그리고 영문으로 'Sang Koh(고상)'라고 적힌 대한민국 여권 1개 등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다수의 가명으로 된 신분증 서류들과 지문을 비교 검색해 그의 진짜 신분이 추방된 형(고준규)임을 확인했다. 또 고 씨를 둘러싼 살해 사건에 대해 알게 되고 그가 자신이 죽인 동생의 신분증을 도용했다고 잠정 결론냈다고 기소장은 적시했다.

시애틀 연방법원은 24일 처음 열린 심리에서 고 씨의 구류를 명령해 고 씨는 현재 시애플 연방구치소에 수감된 상황이다. 고 씨에 대한 재판의 사전 심리는 4월 7일로 잡혔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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