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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직원들이 갔다는 '그곳' 가보니 "남자분들 모시기에…"

'성매매 의혹 감사원 직원' 1차로 들린 '한정식 요정'…주민 "우리와는 다른 세계"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박소영 기자, 황라현 기자 | 2015-03-23 23:16 송고
감사원 직원들이 찾은 서울 강남의 한 식당. © News1
감사원 직원들이 찾은 서울 강남의 한 식당. © News1

밤이 되면 화려해지는 서울 강남역. 이곳에서 약 300m 정도 떨어진 골목은 화려한 강남역과는 달리 평온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23일 저녁 뉴스1 기자들이 찾은 이 골목은 주로 오피스텔과 작은 상점들이 줄지어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 골목에서 밤이 되면 불을 더욱 환하게 밝히는 한 곳이 있다. 
작은 골목가에 위치한 한옥 형태의 대형 한식집인 이 곳은 아는사람만 안다는 '요정'이다. 

요새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요정'이란, 일반 유흥음식점의 일종으로 유흥업 종사자를 두고 손님들에게 주류와 음식을 판매하며 가무(歌舞)가 나오는 접객 업소 중의 하나다. 

동네 주민들이 "우리같은 서민들은 갈 수 없는 세계"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이 곳은 최근 감사원 간부 두 명이 성매매 의혹을 사기 전 1차로 방문해 식사와 술을 마셨던 곳이다.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구성돼 200여평의 넓이를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옥 형태의 이 식당은 날이 어둑어둑해지자 더욱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승용차 10여대가 넉넉하게 들어갈 법한 전용 주차장은 외제차 등 고급 승용차들로 가득찼고 식당 안으로는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 입은 중년 남성들이 하나 둘씩 들어갔다. 

식당 근처에는 이른바 '매니저'라는 남성이 서성이며 주변을 관리하고 있었다. 이곳을 찾은 취재진들에게 매니저라는 남성은 "영업을 방해한다"라는 이유로 취재를 저지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평범해 보이는 한식당이지만 이곳에 대해 주민들은 하나같이 "우리와는 다른 세계"라고 말했다. 이 식당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씨는 "우리같은 서민은 들어 갈 수 없는 곳이라고 들었다"며 "이곳에서만 부동산을 2년 넘게 운영했는데, 식당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고 귀띔했다.

인근 편의점 직원 역시 "사람들이 저 곳에 대해 방석에 앉아 술 접대를 받는 술집인 '방석집'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주변사람들이라면 이 사실을 모두 다 알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그는 "식당에서 일한다는 남성이 심부름꾼으로 일하며 담배와 음료수 등을 사간다"면서도 "그러나 그곳에서 일하는 여성 직원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 식당에 방문하기 위해 손님으로 가장해 식당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식당 관계자는 이곳을 '한정식 요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식사하고 술 마시는 곳인데 아가씨들이 옆에서 한복을 입고 서비스하고 국악 공연을 한다"며 "맛있는 식사를 하면서 아가씨들과 담소를 나누고, 국악공연도 보고, 평소에 듣고 싶었던 노래도 듣고, 약 3시간 정도 쉬고 가시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곳 식당 관계자에 따르면 식사는 한 명당 40만원 선이다. 여기에 30분 정도 진행되는 국악공연을 보기 위해서는 추가로 15만원을 내야 하며 가라오케 밴드의 연주에 맞춰 노래하기 위해서는 10만원을 또 추가해야한다. 술은 전통주와 양주 등이 판매된다.

국악공연을 추가할 경우 공연하는 여성들은 한복을 차려입고 부채춤을 추고 북춤을 추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남자 분들 모시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라며 "한 번 와서 문화체험을 하고 가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사전 답사' 등 예약을 위해 한 차례 방문하는 것조차 여성 혼자에게는 허락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방문시 남자와 동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사원 간부급 직원이 이곳에서 만난 여성과 성매매, 이른바 '2차'를 나갔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곳 여성들과 2차를 나갈 수 있냐"는 질문을 던졌지만 이 관계자는 "3시간 동안 즐겁게 놀고 끝내는 것. 2차는 없다"고 못 박았다.

한편 지난 19일 저녁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모텔에서 감사원 4급과 5급 등 간부급 2명이 성매매 현행범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여성가족부와 이 모텔에서 성매매 단속을 벌이다 여자 종업원들과 함께 있던 이들을 적발했다.

감사원은 23일 이들에 대한 직위를 해제하고 조사의 공정성을 위해 이들이 속해있던 감찰담당관실에 조사를 맡기는 대신 특별조사국 총괄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별도의 팀을 구성했다. 감사원은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엄중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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