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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기 전국마라톤협회 회장…"한국 마라톤역사 다시 쓰겠다"

4년째 케냐 현지서 20명 선수 양성 귀화추진, 15일 동아마라톤 참가 10명 귀국
김완기 감독, "한국선수 끈기부족 앞으로 세계선수 배출 어려워"

(대전=뉴스1) 연제민 기자 | 2015-03-14 18:12 송고
장영기 전국마라톤협회 회장 © News1
장영기 전국마라톤협회 회장 © News1
“동호인은 많이 생겼지만 선수는 없다”

전국마라톤협회 장영기 회장(49)은 1990년대 황영조와 이봉주, 김완기 선수가 한국의 마라톤위상을 떨친 뒤 30여년 가까이 이렇다 할 선수가 나타나지 않는 점을 두고 아쉬워했다.
장 회장은 28살 때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서 열리는 마라톤대회를 목격 후 대회에 참여하게 된 인연으로 20여년 동안 1000여번의 대회에 참가했고, 100여회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인생의 참맛을 느꼈다.

마라톤의 매력은 자신의 인생을 '마라톤맨'으로서 전국의 각종 대회를 운영하고 진행하는 사업가로서의 길을 걷도록 했다.

장 회장이 운영하는 전국마라톤협회는 한해 전국에서 치르는 400여개의 크고 작은 마라톤대회 중 주요대회 60여건의 운영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장 회장은 매번 대규모 행사를 치르고 자신이 직접 뛰어보기도 하지만 늘 한 편에 자리 잡고 있는 아쉬움은 한국을 대표하는 유망주 마라토너들이 없다는 것이다.
장 회장은 "한국 마라토너들이 갈수록 외국인들에게 비해 기록에서 너무 뒤쳐지다보니 자연 도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과거 한국의 위상을 널리 떨치며 세계랭킹 1위를 마크했던 황영조, 이봉주, 김완기 선수들이 보여줬던 이른바 ‘헝그리정신’ 또한 없어 진정한 선수배출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사실상 육상연맹조차도 마라톤에 손을 놨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라고 자조섞인 우려를 인정했다.

15일 동아마라톤대회 참가를 위해 입국한 장 회장이 조력하는 케냐출신 선수들 © News1
15일 동아마라톤대회 참가를 위해 입국한 장 회장이 조력하는 케냐출신 선수들 © News1
장 회장이 이런 현실을 감안해 한국의 새로운 마라톤의 역사에 도전하고 이의 실현을 위해 4년 전부터 외국인 선수를 키워 귀화시키려는 야심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 회장이 해외 선수 발굴에 나선 국가는 케냐다. 케냐는 대통령이 마라톤에 참가할 정도로 국민적 관심이 많고, 선천적·체질적으로 마라톤을 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마라톤대회에서 아프리카 흑인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바로 타고난 체질과 헝그리정신을 고스란히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 회장은 매년 1억5000여만원을 투자해 케냐에 고급숙소까지 갖춰주고 20여명의 선수들을 4년째 지원, 관리하고 있다.

이들 20여명의 선수들은 모두 케냐의 해발 2000~3000미터의 고산지대에서 자란 사람들로 선천적으로 강한 심장을 갖고 있다. 또 야채와 고기를 즐겨먹는 케냐의 식이습성은 마라토너들이 갖춰야 할 비타민과 근육발달에 최적의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선수들은 1년에 봄·가을 두 번씩 한국의 6개 국제마라톤대회가 열리는 시즌에 들어와 훈련하고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장 회장은 “지난번 대구 국제대회에서 1.2등한 케냐 부부 선수가 유니폼이 프랑스인 것을 보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더 얻게 됐다”고 말했다.

오는 15일 서울서 열리는 동아국제마라톤과, 다음달 25일 삼척황영조국제마라톤대회 참가를 위해 장 회장이 조력하고 있는 케냐 선수 10명이 13일 대전에 들어왔다.

숙소에 여장을 풀자마자 대전대학교 운동장에서 간단히 시간차 해소를 위해 1시간가까이 적응 훈련에 돌입한 선수들은 눈빛과 가벼운 몸매가 예사롭지 않았다.

김완기 감독 © News1
김완기 감독 © News1
이들을 관리하고 훈련하는 감독은 다름 아닌 1990년 2시간8분34초로 세계랭킹 1위를 차지했던 김완기 선수(49)다.

김 감독은 “마라토너는 선천적으로 타고나야하고, 정신력과 환경이 맞아 떨어져야하는데 케냐선수들이 마라토너의 기본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장 회장의 진단과 맥을 같이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한국의 선수들이 스피드가 좋은 대신 끈기가 부족해 막판에서 쳐지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면 케냐선수들은 스피드와 끈기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선수 중 19살의 ‘막걸리’선수는 10km 27분대를 기록, 최고공식기록 26분대를 넘나보고 있는 세계유망주로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15일 서울동아마라톤대회를 눈여겨 봐달라”며 “이들 중에 우승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이번 입국한 10명의 선수들 중 15일 열리는 서울동아마라톤 대회에서 우승을 노리는 프란시스 기미워트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을 기록하며 좋은 기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회장은 “최근 들어 건강을 생각하며 많은 국민들이 동호인 마라톤대회 참가하는 등 붐이 일고 있지만 실제로 제2의 황영조, 이봉주, 김완기 같은 선수들은 나오기 힘 들 것”이라며 “가능성 있는 외국선수 발굴 및 귀화를 통해 한국의 마라토너위상을 높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영기회장과 케냐출신 선수들이 동아마라톤대회 출전을 이틀앞두고 훈련하고 있는 모습 © News1
장영기회장과 케냐출신 선수들이 동아마라톤대회 출전을 이틀앞두고 훈련하고 있는 모습 © News1



yjm9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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