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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년… 문예지 봄호 어떤 내용 담았나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5-03-06 18:37 송고
© News1


세월호 참사 1년을 맞게 되는 올해 봄, 남쪽에서부터 춘신(春信)이 들려오지만 문예지들은 예전처럼 가볍게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 '문학동네', '창비', '문학과 사회' 등 문예지 봄호들은 지난해의 경악과 충격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대신 사회와 국가, 우리 자신에 대한 무겁고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계간 문학동네'의 '작가의 눈'에서 소설가 박민규는 땅콩 회항 사건에 분노한 사회에 대해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과 천문학적 국고탕진에도 가만히 있던 사람들이 느닷없이 이 쪼잔한(상대적으로) 갑질에 분노하는 현상을 믿을 수 없다"면서 "을로서의 자각과 자존감이 아직 미비하다"고 비판했다. 윤이형은 "약자라는 공통점은 희미해지고 함께 본 부당함에 대한 공감은 휘발되고 다만 비교하는 눈만 남았다"며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반성했고 최민우는 "스스로의 안위에 몰두하는 상황에 내몰릴 때 증오에 기반한 범죄가 일어난다"면서 "이것이 이념과 결합될 때 파괴력이 막강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쳤다. '작가의 눈'과 같은 맥락에서 '문학동네'는 '우리들의 아이들', '파괴된 삶, 주체, 사회, 감정'을 특집으로 다루고 있다.

'창비' 봄호는 '자본주의 이후를 상상하기'라는 제목의 특집을 실었다. 창비는 "'이렇게 살지 않겠다'는 기운이 좀체 응집하지 못하는 이유는 지금 이 사회에 실제로 존재하는 붕괴직전의 위태로운 삶이 개개인의 불안을 증폭시켜 당장의 각자도생을 부추기는 탓이다"라면서 "우리 삶의 위기에 직접 연루되어 있으며 앞으로의 변화를 생각할 때도 빠뜨릴 수 없는 자본주의의 운명을 가늠해본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문학과 사회'는 극단으로 치닫는 우리 사회를 병리학적 측면에서 분석했다. '21세기의 한국, 극단의 시대'라는 제목 하에 정치 양극화, 불투명성, 극단적인 문화 등을 다루고 있다. 문학과 사회 봄호를 통해 백민석이 장편' 공포의 세기'를 들고  10여년만에 돌아온 것도 반갑다. 그의 장편 연재 1편이 이번 봄호부터 연재된다.

시 전문 계간지 '시인수첩'은 시가 독자들에게 친숙한 모습으로 다가가도록 돕는다. 사진과 일러스트, 만화 등과 시의 결합을 시도하는 이 문예지에는 '시시비비--우리말 더듬거리는 우리 시들 16' 같은 재미있는 코너들이 속속 포진해 있다. '불량배들이 쇠파이프와 '사시미를 들고' 달려들었다"라는 표현, '초가(草家)를 올린 토담집', '지하철이 플랫폼(기차를 타고 내리는 곳인데!)에 들어온다' 같은 얼척없는 시구에 대한 상쾌한 지적질이 재미있다. '이미지와 행간' 같은 코너도 사진과 짧은 글이 잘 어우러져 있다. 특집으로는 '오늘의 서정과 상상력'을 다뤘다.  
'대산문화' 봄호는 알아들을 수 없는 신조어, 새 연말정산 방식에 대한 사회적 반발, 재일 조선인 등 세계화와 탈경계, 다문화시대를 외치면서도 우리 안에 존재하는 '경계'들을 점검했다. 안정효의 대작 에세이 '표현의 자유와 비둘기 발'은 언론인이 가져야 할 중립성에 대해 여러 사례를 들며 날카롭게 꼬집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언하고 있다.

국내 문예지 최초로 '친환경' 마크를 획득했다는 '문학청춘' 봄호는 신춘문예 시인 특집을 실었다.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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