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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사 테러] 여야 한목소리 규탄…우려 지점엔 온도차

與, 한미 관계 악화·종북세력 연계성 우려
野, 정부 대응 방식 질타·사건 진상 파악 강조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2015-03-05 19:25 송고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 관련 긴급 현안보고가 열리고 있다.2015.3.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 관련 긴급 현안보고가 열리고 있다.2015.3.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 사건과 관련해 긴급 간담회를 열고 한목소리로 이번 사건을 규탄했다.

그러나 여당은 이 사건을 한미관계 악화 우려와 종북세력 배후설 등을 주장한 반면 야당은 정부 대응 방식을 질타하고 사건의 정확한 진상 파악을 주문했다.

외통위원장인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긴급 간담회에 참석, "지난 62년간 한반도 평화를 위해 손잡고 함께 걸어온 미국 대사를 대상으로 (괴한 공격이) 행해졌다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테러라고 말할 수 있다"며 "향후 한미 동맹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통위 여당 간사인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 내 반한(反韓) 감정이 혹시 일어날지도 모를 우려가 있다"며 "외교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미 공공 외교를 펼쳐달라"고 했다.

심윤조 의원은 또한 "(현장에서 체포된) 김기종씨가 북한을 6번 왔다갔다 했다는 내용이 있다"며 "김씨가 리퍼트 대사를 습격하면서 체포, 검거돼 가는 과정에서 외친 것이 '한미 공동 군사 훈련 중단'이다. 이것은 분명히 한미 동맹에 대한 분명한 반대 행위로 (김씨는) 민족주의를 가장한 종북 세력"이라고 역설했다.
직접 이번 사건을 목격한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미 관계 발전에 영향이 없도록 정부에서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며 "국회 차원에서도 이와 같은 테러를 방지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입법 조치들에 미흡한 점이 없었는지, 현재 계류 중인 각종 법안들에 대해서 여야가 협조를 잘해 조속히 입법해야 되는데 이 부분에서 국회도 반성할 점이 없는지 철저히 돌아봐야 된다"고 제언했다.

이주영 의원은 "몰지각한 종북 반미 테러 분자의 주한 미국 대사에 대한 흉기 습격 사건을 흉포한 만행이라고 봤다"며 "한국 정부는 사법 당국, 검경 등을 총동원해 배후를 비롯해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로 진상조사를 엄중하게 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이 현장에서 체포된 김씨를 "극단적 민족주의자로, 돌출행동을 많이 했던 분"이라며 "개인적인 범죄행위에 대해 혹여라도 어떤 이념논쟁이나 불필요한 개인과 관련된 조직적 연계 등의 오해가 생겨선 안된다"고 언급한 점을 염두에 둔 듯 "이것이 단순히 정신 착란이라든지 개인 차원에서 돌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6번이나 북한을 방문하는 등 꾸준하게 종북 좌파 활동을 한 이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우 의원은 "아무리 극단적이라는 말을 붙이더라도 (김씨가) 민족주의자라 볼 수 없다"며 "테러는 반민족적인 행위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은 "철저하게 배후가 밝혀져야 한다"며 "한미 동맹 결속 강도가 엷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 총력을 다해서 이번 사건이 한미 관계에 조금이라도 누가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이 안전하지 못한 나라, 반미 세력이 창궐하는 나라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이런 불의의 상황에 대한 정부의 신속하고 정밀한 대응이다. 미국 정부에 대한 대응과 외신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번 사건의 최대 수혜자는 북한"이라며 "이것은 결과적으로 북한을 도와주는 테러이고 한미 동맹, 한마디로 대한민국을 공격하는 것이다. 북한이 이것에 대해서 대대적인 선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의 이 같은 한미 관계 우려에 온도를 달리하며 사실 관계를 정립하고 정부 대응을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통위 야당 간사인 심재권 새정치연합 의원은 "대통령이 한미 동맹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한 걸로 보도되는데 아직은 이런 발언이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어떤 한 개인 또는 일부의 잘못된 행동이 너무 침소봉대돼 크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심재권 의원은 "김씨가 유인물을 만들었다면 그것은 우리가 동기를 파악하고 이 사건의 폭을 가늠해보는 데 아주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라며 김씨의 배포 유인물 확인을 요청했지만 이주영 의원은 "현장에서 유인물 배포 행위는 제가 본 한도 내에선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주영 의원과 함께 사건 현장에 있었던 김성곤 새정치연합 의원은 "(김씨가) 테러 행위를 하면서 '전쟁 반대, 한미 연합군 군사 훈련 반대' 구호를 외친 걸로 봐서 극단적인 반미주의자의 정치적 사건이 아닌지 해석된다"면서도 "이것을 너무 정치적으로 확대하면 오히려 이 사건의 사실을 정확하게 못보고 한미 관계에 더 부담주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성곤 의원은 "제가 사건 현장에 있을 때 옆에 김씨 얼굴을 아는 분들이 꽤 됐다. 평소 행사장에 나타나서 굉장히 피곤하게 하는 사람"이라며 "그 사람의 순간 행동이나 말하는 것을 봐도 조금 정상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이번 사건이 김씨 개인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려고 했다.

김현 새정치연합 의원은 "워싱턴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 발로 (이 사건이) 한미 관계 악재라고 우려하는 기사가 보도됐다"며 "지나치게 앞서서 기우를 얘기하는 것도 조심스러워야 된다"고 꼬집었다.

신경민 새정치연합 의원은 "저희도 가끔 대사 조찬, 오찬, 만찬에 가보면 일정이 굉장히 열려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사에 따라서는 왕성한 외교 활동을 해서 노출도가 높은 분들이 왕왕 있고 리퍼트 대사도 의욕적으로 그렇게 했다고 본다"며 "대사관이나 관저 등의 경비만 가지고 되는 건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원혜영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번 폭력 행위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만행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지적한다"며 "한편으로는 정부의 사고 예방에 대한 무능, 무관심, 무책임이 빚은 참사가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차관의 '과거사 양시양비론' 발언 논란과 관련한 질타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셔먼 차관의 발언에 정부가 적절하게 대처했느냐 하는 것도 문제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한미 관계가 아주 양호하고 최상이라고 하지만 극단적인 사람들 눈에는 석연치 않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을 외교부가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신경민 의원은 "셔먼 차관의 발언을 덮어선 안 된다"며 "셔먼 발언은 우연이 아니고 뿌리 깊고 아주 오래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미국 조야의 생각을 담아낸 것이다. 셔먼 발언을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심윤조 의원은 "우리가 해외 언론 보도 성향을 잘 보고 대처해야 하는데 이 사건을 다루는 일본의 보도 성향을 보면 다소 우려가 있다"며 "이 사건이 셔먼 차관의 발언과 연계돼 있지 않냐는 식의 보도가 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한미 관계를 이간질하려는 태도"라며 외교부에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했다.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은 "워싱턴에서 외교 채널을 통해서 저를 포함해 (정부 당국과) 의사소통했다"며 "미 미국 정부로서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뒤 한미 간 긴밀히 소통하고 우리 정부 측에서 현재 상황을 신속하게 알려주는 데 대해서 고마움을 표하고 이 사건으로 혹여라도 한미 동맹 관계에 손상이 가는 일이 없도록 두 나라가 협심해 협력하자는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조 차관은 "외교관에 대한 경호 시스템이나 조치에 좀 더 강화할 부분이 없는지 찾아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다. 이런 사건이 발생해 혹여라도 국제사회가 다른 생각을 갖지 않도록 필요한 외신에 대한 설명 등 국제사회에 대한 설명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한미 동맹은 이번 사건으로 흔들릴 정도로 허약한 상태가 아니다"라며 "더더욱이 한미 양국 공히 이번 사건으로 한미 동맹에 손상가는 일이 없도록 긴밀히 협력해나간다고 했다. (관계자가) 악재라고 얘기했다면 (이 사건을) 호재라고 볼 순 없기 때문에 그럴 순 있겠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린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gi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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