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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9일 광주 서구을 무소속 출마선언(종합)

천정배, 문재인 '재고 권유'에 "혁신 노력 보이지 않아" 일축

(서울=뉴스1) 김현 기자, 서미선 기자 | 2015-03-04 15:28 송고
천정배 전 법무장관 /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천정배 전 법무장관 /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오는 9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4·29 광주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다. 

야권의 유력인사 중 한 명인 천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를 결단함에 따라 광주 서구을 보선은 야권내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선거 결과에 따라 야권재편의 향배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천 전 장관은 4일 뉴스1과 통화에서 "광주정신은 누구나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인데, 이런 위대한 광주정신을 실현할 정치가 실종돼 제가 광주시민들과 힘을 합쳐 광주다운 정치를 이룩하겠다는 생각으로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천 전 장관은 "2년여 전 대선 패배는 끔직한 패배였다. 호남 입장에선 호남만 고립된 패배였고,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해선 안 된다"며 "지금의 야당으로선 집권이 안 된다. 야당을 변화시키려면 광주 서구을 유권자들께서도 야당에 강력한 옐로우 카드를 꺼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천 전 장관은 "광주를 비롯한 호남의 소외와 낙후는 더욱 심해져 가고 있다. 그것을 해결해야 할 현재의 호남정치는 무기력한 상태에서 기득권만 누리고 있다"면서 "제가 이런 호남정치의 기득권을 극복하고 호남정치를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천 전 장관은 오는 9일 오전 11시 광주 서구 매월동 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출마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주말께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천 전 장관은 새정치연합의 4월 재보선 후보 공모를 마감했던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새정치연합 후보 공모에 응하지 않겠다"며 "무엇이 한국정치를 발전시키고 호남정치를 복원해 호남의 낙후를 극복하는 길인지 고심하고 있다. 광주 시민들과 각계 인사들의 의견을 깊이 경청해 추후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천 전 장관은 또 지난달 24일께 문재인 대표와 만나 문 대표로부터 당 잔류 등을 요청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최근 3선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부 의원이 '천 전 장관을 전략공천이라도 해야 되는 게 아니냐'고 묻자 "설득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 대표는 이날 전북지역을 방문하던 도중 천 전 장관의 탈당 소식을 접한 뒤 기자들과 만나 "천 전 장관은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던 주역 중의 한 분이고, 당의 원내대표를 지낸 분이자 지금까지 이끌어 오셨던 분들 가운데 한 분"이라며 "그런 만큼 이분에 출마하신다면 우리 당의 경선에 참여해주길 바랐고, 그렇게 권유도 드렸었다. 만약 다른 길을 선택하신다면 우리로선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 "이제는 과거처럼 당 지도부가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자의적으로 공천하는 일은 다신 없을 것"이라면서 "천 전 장관 뿐 아니라 출마를 원하시는 분들은 언제든지 우리당의 경선에 합류해서 경쟁을 하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천 전 장관의 재고를 권유했다.

그러나 천 전 장관은 "이미 새정치연합의 공천은 받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고, 이번에 당의 공천 방법이 가장 혁신할 대상이었는데, 그런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며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지만, 거기에 취해 있으면 다음 미래는 없다. 이번에야말로 당에 확실한 옐로우 카드를 보여줘야, 당도 건강한 충격을 받고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천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광주 서구을 보선은 야권내 경쟁구도로 급속히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정치연합은 현재 김하중 당 법률위원장·조영택 전 국회의원·김성현 전 민주당 광주시당 사무처장이 국민경선을 앞두고 있고, 정의당은 강은미 전 광주시의원을 당의 후보로 내세운 상태다. 여기에 헌법재판소의 해산 결정으로 지역구를 상실한 옛 통합진보당 측에선 오병윤 전 의원과 윤민호 전 시당위원장 등이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의당과 신당 창당을 준비중인 국민모임 측은 이미 보선에서 단일 후보를 내기로 의견을 접근했고 지역 일부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새정치연합의 1당 독점을 막기 위해 이길 수 있는 '시민후보'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어 천 전 장관과 정의당, 국민모임측의 연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럴 경우 이번 보선에서 천 전 장관과 새정치연합 후보간 일대일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천 전 장관이 새정치연합의 텃밭이자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에서 당선될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재편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광주발(發) 야권재편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지는 셈이다.


gayun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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