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36·인천 유나이티드)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은퇴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설기현은 은퇴 후 성균관대학교 축구부의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게 된다. 2015.3.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설기현(인천)이 공식 은퇴했다.

설기현은 4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15년 동안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나게 되니 많은 일들이 뇌리를 스쳐간다"며 "갑작스럽게 은퇴를 결정하게 됐지만 준비는 항상 하고 있었다. 그 동안 유럽과 K리그에서 경험했던 것들을 지도자로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설기현은 성균관대 사령탑으로 제2의 축구 인생을 연다. 현재 B급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한 설기현은 A급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할 때까지 감독 직무대행을 맡을 예정이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은퇴를 하게 되면 코치가 아닌 감독으로 바로 하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었는데 성균관대로부터 좋은 제의가 왔다"며 "구단과 상의했는데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감사드린다"고 했다.

설기현은 히딩크 감독이 지휘했던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다.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는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활약했다.

설기현은 "설기현 하면 항상 회자되는 것이 이탈리아전 골이다. 그 득점은 정말 의미도 있지만 선수로서 가장 큰 골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벨기에 안더레흐트에 있을 당시 월드컵 전에 적응을 못해서 어려웠는데 힘든 상황 속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2000년 벨기에 로열 안트워프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설기현은 안더레흐트로 이적해 72경기에서 18골을 넣었고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해 울버햄턴, 레딩, 풀럼 등에서 활약했다.

설기현은 2010년 K리그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었고 울산 현대를 거쳐 2012년부터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다.

그는 "그 동안 영국, 벨기에, 한국 등에서 정말 무수한 지도자를 만나면서 좋은 것도 보고 나쁜 것도 경험했다"면서 "좋은 부분들만 접목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설기현은 궁극적으로 지도자로서 해외 진출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큰 포부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제 지도자로 막 시작하지만 유럽 생활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다. 여기서 인정을 받은 뒤 해외에 진출해서 좋은 팀과 대표팀을 맡고 싶은 큰 꿈이 있다"며 "계속 열심히 노력해서 발전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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