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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담배꽁초'가 절도범 잡았다…10년만에 덜미

중국인 거주 밀집지역서 범행…현금 자택에 보관한다는 사실 악용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2015-03-02 14:34 송고 | 2015-03-03 14:06 최종수정
<br />지난 10년간 100회 이상 절도 행위를 일삼으며 범행 현장에 '중국산 담배꽁초'를 버리고 간 의문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 News1 류수정 디자이너

지난 10년간 100회 이상 절도 행위를 일삼으며 범행 현장에 '중국산 담배꽁초'를 버리고 간 의문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 News1 류수정 디자이너


지난 10년간 100회 이상 절도 행위를 일삼으며 범행 현장에 '중국산 담배꽁초'를 버리고 간 의문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상습절도 혐의로 청각장애 2급인 전모(52)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2006년 7월4일부터 올해 2월12일까지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 등의 동부권, 영등포구와 관악구 등 서남권, 경기도 일대 등 중국인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의 다세대 주택 1층 또는 반지하에 침입해 108회에 걸쳐 1억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전씨는 고춧가루와 깨, 멸치, 세탁세제 등 금전적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모두 훔쳤다. 주로 중국인이 거주하는 다세대 주택을 중심으로 범행을 저지른 전씨는 주변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고 인적이 드문 외국인 거주밀집지역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실제 전씨의 108회 범행 중 중국인이 거주하는 다세대 주택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67건(62.0%)에 달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0년간 서울과 경기 일대에서 일명 '중국 담배꽁초 절도사건'이라고 지칭돼 왔다. 절도 범행 후 피의자가 항상 현장에 중국산 담배꽁초를 남기고 떠났기 때문이다.

상당한 시간 동안 전씨가 범행을 이어왔음에도 전씨는 범행 현장에 담배꽁초에 남겨진 DNA 외에는 지문 등 일체의 증거를 남기지 않는 등 치밀하게 행동했다. 경찰은 절도 현장에 남아 있는 담배꽁초에서 확인되는 DNA를 분석해 지난 10여년간의 범행이 동일범의 소행인 것을 확인했으나 DNA를 제외한 뚜렷한 단서가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수년간 전씨의 행적을 추적한 경찰은 지난 2월12일 독산동에서의 전씨 범행을 확인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 주변에 있던 자동차 블랙박스 영상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피해자 집 근처에 접근해 기웃거리는 전씨 모습을 포착하고 이후부터 약 열흘 동안 300여대의 CCTV를 분석하고 35㎞에 달하는 전씨의 이동경로를 추적해 지난달 23일 송파구에 위치한 전씨 집 앞에서 전씨를 붙잡았다.

청각장애 2급인 전씨는 노점과 일용직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중 생활비가 부족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훔친 현금과 금품 등은 대부분 생활비로 사용했다.

전씨는 피해자 대부분인 중국인들이 신용상의 문제를 이유로 은행을 이용하지 않고 현금을 자택에 보관한다는 사실을 악용해 주로 중국인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 전씨가 항상 중국산 담배꽁초를 남기고 간 것을 일종의 '의식행위'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초기에 전씨는 피우던 담배꽁초를 현장에 버리다 중간에 담배를 끊은 뒤부터 새 담배를 부러뜨려 현장에 버리고 떠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씨의 여죄를 조사 중이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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