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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3루 훈련은 김성근 감독의 ‘이석삼조’ 노림수

(오키나와=뉴스1스포츠) 이창호 기자 | 2015-03-01 09:31 송고 | 2015-03-01 09:32 최종수정

“앞에~, 가운데~”

김성근 한화 감독이 직접 펑고를 치면서 연신 큰 소리로 김태균에게 소리쳤다.

“한 발 앞에서 잡으라는데 뭐 하는 거냐.”, “공을 몸 가운데에서 잡아야지 팔만 뻗어서 옆에서 잡으면 어떻게 해.”, “춤을 추는구나, 춤을~”

김 감독의 다그침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한화 김태균이 28일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의 보조 훈련장에서 3루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모자도 옆에 던져 놓은 채 김성근 감독이 직접 때리는 펑고를 받아내고 있다. © News1스포츠 / 오키나와=이창호 기자
한화 김태균이 28일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의 보조 훈련장에서 3루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모자도 옆에 던져 놓은 채 김성근 감독이 직접 때리는 펑고를 받아내고 있다. © News1스포츠 / 오키나와=이창호 기자

한화 주장 김태균(33)이 28일 김성근 감독의 ‘지옥 펑고’를 받느라 기진맥진, 파김치가 됐다. 오후 5시쯤부터 40여분 동안 강경학, 이창열과 함께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의 보조 훈련장에서 특별 수비 훈련을 했다.

노란 플라스틱 박스 하나에 담겨 있는 공은 총 250개 정도. 이날 김성근 감독은 3명에게 두 박스의 공을 쳐줬다. 총 500여개의 공을 때론 강하게, 때론 약하게. 한두 걸음 왼쪽으로, 한두 걸음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꿔가면서 날아오는 공을 3명 모두 이를 악물고 받았다.
김성근 감독은 주로 1루수와 지명타자로 나가는 김태균에게 왜 지독한 수비 훈련을 시키는 것일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1루에만 안주하면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수비를 해야 타격도 살릴 수 있다. (김)태균이도 그동안 조금은 안일했던 것 같더라. 올 시즌 봐 가면서 3루에 내볼 수도 있다.”

김 감독은 김태균의 타격을 더 강하게 끌어 올리면서 3루 백업을 위한 ‘보험용’으로 이 방법을 선택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핫코너’라 불리는 3루 훈련을 하면 1루 수비는 더 쉽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3루 쪽으로는 오른손 타자들이 당겨 치는 아주 강한 타구가 자주 날아갔다. 이런 타구에 적응하고, 대처하다 보면 시나브로 강한 공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고, 수비력도 업그레이드되기 마련이다. 

김성근 한화 감독이 28일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의 보조 훈련장에서 직접 펑고를 치고 있다. 김 감독은 김태균을 3루에서 지독하게 훈련시키면서 타격과 수비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물론 팀 전체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까지 계산하고 있다. © News1스포츠 / 오키나와=이창호 기자
김성근 한화 감독이 28일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의 보조 훈련장에서 직접 펑고를 치고 있다. 김 감독은 김태균을 3루에서 지독하게 훈련시키면서 타격과 수비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물론 팀 전체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까지 계산하고 있다. © News1스포츠 / 오키나와=이창호 기자

김태균은 몰라보게 살이 빠졌다. 둥글게 보이던 얼굴에는 각이 생겼고, 몸의 모양새도 변했다.

한화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꼴찌다. 김태균이 2012년 일본 롯데 지바 마린스에서 한화로 복귀했다. 계속 연봉 15억원을 받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선수 중 ‘연봉 킹’이다.

개인적인 성적은 괜찮았다. 2012년 126게임에 나가 홈런 16개를 포함한 151개의 안타로 타율 0.363과 80타점, 2013년 101경기에서 홈런 10개를 포함한 110개의 안타를 터뜨리며 타율 0.319와 52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18경기를 뛰면서 타율 0.365와 홈런 18개 타점 84개를 남겼다. 그러나 팀은 49승77패2무로 여전히 최하위였다.

김태균은 주장이다. 한화는 탈꼴찌를 위해 김응용 감독에 이어 김성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김성근 감독은 ‘탈꼴찌 청부사’다. ‘김태균이 해내야 모두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독한 3루 훈련’을 통해 다양한 효과를 노리고 있다.


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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