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19년 표창 16개 이강석 경감…"솔선수범 현장에"(종합)

14년 만에 총기에 숨진 경찰관…위험 감수하고 화성 범인 설득하다 순직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15-02-27 15:57 송고 | 2015-02-27 18:12 최종수정
고(故) 이강석 경감.© News1

경기 화성 총기 난사 현장에 출동해 범인을 말리던 화성서부경찰서 남양파출소 소장 이강석(43) 경감이 순직했다. 그는 평소 중요사건을 직접 챙기는 등 솔선수범하는 근무성과로 19년 재직 기간 동안 표창을 16개나 받은 경찰관이었다.

    

◇ 화성 현장에도 솔선수범 출동…범인 설득 위해 위험 감수

    

27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 경감은 평소 조직 내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쾌활한 성격에다 선배들에 대한 배려심이 깊은 경찰관이었다. 과거 경제팀 근무 때에는 중요사건을 직접 챙기는 등 적극적인 모습으로 주변의 귀감이 됐다.

    

이날 오전에도 이 경감은 이모 순경과 함께 사건 현장에 있었다. 남양동 2층 주택의 1층 현관 밖에 선 두 사람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설득을 하려고 했지만 범인 전모(75)씨는 한 차례 엽총을 발사하며 두 사람을 위협했다.

    

이 경감과 이 순경은 한 발 물러났다. 이 경감이 전씨와 대화하기 위해 테이저건을 든 채 다시 현관문을 여는 순간 전씨가 쏜 총에 맞아 앞으로 쓰려졌다. 이 경감과 전씨는 평소 서로 알고 지낸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 의경으로 경찰 연 맺어…19년간 표창 16개에 승진도 빨라

    

전씨를 어떻게든 설득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했던 이 경감. 수원 수성고등학교와 수원전문대 건축과를 졸업한 그는 의무경찰로 입대해 경찰과 연을 맺었다.

    

지난 1996년 순경 공채 85기로 경찰관이 된 후 19년 재직 기간 동안 경찰청장 1회, 지방청장 9회, 경찰서장 6회 등 16회에 걸쳐 표창을 받았다. 순경 출신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2013년 경감으로 진급하고 파출소장까지 맡는 등 승진도 빨랐다고 한다.

    

이 경감의 유족으로는 부인과 고등학생, 중학생 두 아들이 있다. 경찰은 유족과 협의해 이 경감의 장례절차를 정할 예정이다. 유족에게는 경찰위로복지기금, 맞춤형 복지보험, 유족보상금, 퇴직일시금, 퇴직수당, 상조회 등 7억여원 가량의 보상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경찰은 또 이 경감에 대해 훈장 서훈, 특진 추서, 공로장 수여 등을 건의하고 국가유공자 신청과 국립묘지 안장 등을 계획하고 있다.

    

◇ 14년 만에 또…이 경감, 5번째 총기사건 순직 경찰

    

범인의 총에 맞아 숨진 경찰은 지난 14년 간 없었다. 2001년 8월 경북 경주에서 "용돈을 주지 않는다"며 가족을 상대로 난동을 부리던 10대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의 총기를 빼앗아 순경을 쏴 숨지게 한 사건이 마지막이었다.

    

앞서 1999년 2월에는 경북 상주에서 여성을 납치한 10대 피의자 2명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인근에서 피의자 1명을 붙잡아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서 총기를 빼앗겨 피살됐다. 

    

1995년 12월 전북 부안에서는 강도·강간 등 수배자와 격투 중이던 경찰관이 흉기에 찔려 소총을 놓쳤다. 수배자는 이를 주워 난사했고 인근에 있던 다른 경찰관이 총에 맞아 숨을 거뒀다.

    

지난 1983년 서울 관악구에서는 탈영병이 쏜 총에 맞아 검거작전 중이던 경찰관이 순직했다. 1971년 서울 영등포구 다방에서 총기 난동을 부리던 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숨졌다.

    

◇ '재산권 분쟁'이 부른 참극…이 경감 등 4명 숨져

    

경기 화성 총기 사건의 사망자는 이 경감과 범인 전씨, 범인의 형 전모(86)씨, 형의 부인 백모(84)씨 등 모두 4명이다. 범인은 형 부부와 이 경감을 살해한 후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형 전씨의 며느리와 아들은 사건 발생 직후 2층에서 뛰어내리다 부상했다. 아들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112에 전화를 걸어 "작은 아버지가 엽총으로 어머니와 아버지를 쐈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이 사건이 형제간 재산권 분쟁으로 인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며느리는 경찰에서 "(범인인) 작은 아버지가 술만 마시면 취한 상태로 집에 와서 돈을 달라고 했다"며 "오늘도 집을 찾아 와 아버님께 돈을 달라고 협박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전씨 형제는 평소에도 재산권 문제로 다툼이 잦았다. 숨진 전씨는 지난 2008년 남양동택지개발 사업 당시 60억~70억원대 보상금을 받았고 기존 보유 토지까지 합하면 100억원이 넘는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범행 직전인 이날 아침 남양파출소에서 엽총을 출고해 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pej86@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