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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주공2 이주 앞두고 '최악 전세난'…脫서울에 부모집 얹혀살기

[르포]봄 이사철 맞물려 인근 개포주공 4단지 4000만원 ↑

(서울=뉴스1) 오경묵 기자 | 2015-02-27 07:00 송고
다음달 1일부터 이주를 시작할 예정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2단지 아파트의 모습. © News1
다음달 1일부터 이주를 시작할 예정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2단지 아파트의 모습. © News1

 
#"이주기간이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 옮겨갈 집이 없어요. 두세달 전 부터 알아봤는데 이 동네에서는 가격을 맞출 수가 없더라고요. 빌라도 마땅치 않아요. 남편하고 여러 번 상의를 해봤는데 성남이나 하남 쪽으로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이모씨·38·여)
 

#"전셋집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야. 이쪽에서는 마땅한 집을 찾기가 너무 힘들더라고. 보증부 월세라도 구해야지 싶었는데 아들이 당분간 합쳐 지내자고 하더라고. 마음이 불편할 것 같아 한사코 거절했는데 며느리까지 나서서 설득해서 우선 들어가 있기로 했지."(김모씨·72·남)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재건축 단지 중 하나인 개포주공 2단지의 이주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봄 이사철과 겹쳐 전세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27일 개포주공 2단지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이주기간은 다음달 1일부터 6월 30일까지다. 이주비 신청(신탁등기)은 지난 12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 받는다. 총 14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비워짐에 따라 전세 수요가 많아졌고 이에 따라 인근의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는 것이 현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인근 H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인접한 개포 1단지나 4단지의 경우 전세 물건이 나오자마자 소진된다"며 "지난해 가을에 비해 호가가 4000만~5000만원 올랐다"고 귀띔했다.
 

호가가 치솟으니 전셋값도 자연스레 오른다. 지난해 가을 1억2000만~1억30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던 개포주공 4단지 50㎡ 주택형은 지난달 19일 1억6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1억4000만~1억5000만원 수준이던 개포주공 1단지 56㎡ 주택형의 전세가도 1억7000만원 선까지 올랐다.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노후한 재건축 단지는 전셋값이 크게 오르지 않는데 매물이 워낙 없다보니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라며 "저금리 기조 때문에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건 오래된 얘기 아니냐"고 말했다.
 

새 보금자리를 찾은 이들은 그야말로 '운수대통'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3월 초에 이사할 예정인 박모(45·여)씨는 "부동산을 통해 대기를 걸어뒀는데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 부르는 바람에 살던 세입자가 나가기로 결정했다더라"며 "남편하고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을 미리 상의해 둔 덕분에 바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안도했다.
 

아이 때문에 근처로 이사를 가려고 해도 집이 없어 이렇다 할 방법이 없다는 게 이들 세입자들의 하소연이다. 경기도 성남이나 광명으로 집을 옮기려던 김모(40·여)씨는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데 생활 환경이 바뀌고 친구들과 떨어지는 것 때문에 이사 가기를 싫어한다"며 "남편과 몇 차례 더 상의해보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개포시영아파트와 개포주공 3단지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으면 전세난이 더 심해지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개포시영아파트(1970가구)와 개포주공3단지(1160가구)를 합치면 3000가구가 넘는 이주수요가 추가로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전세난의 근본적 원인인 공급부족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한 전세난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입주 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며 "재건축 이주 수요가 있는데다 봄 이사철에 신혼부부와 학군 수요가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전세난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팀장도 "전세난을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강남권의 경우 재건축 이주 수요들이 계속 예정돼 있기 때문에 전세시장이 더욱 요동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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