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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노예 싫다' 가장 가난한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 퇴임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2015-02-26 17:31 송고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 © 로이터=뉴스1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 © 로이터=뉴스1


우루과이에 정착한 전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들이 구금기간 동안 "반식물 상태로 변해버렸다"고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지적했다.  
5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28일 퇴임하는 무히카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해 관타나모에서 풀려나 우루과이로 온 6명의 전 수감자들이 "스페인어를 배울 의지도, (사회에) 융화될 힘도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무히카 대통령은 이들이 "회복불능 상태"라며 "(우루과이에) 2년 동안 있을지도 모르는데 단 하나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어를 가르치려 해도 정신력과 삶을 계속해나갈 의지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며 쿠바 관타나모 해병기지내 설치한 수용소를 "인간의 수치"라고 비난했다.

1960~1970년대 반정부 게릴라 조직 투파마로스 인민해방운동(MLN-T)에서 활동한 무히카 대통령 또한 1973~1985년 군부 독재시절 장기 수감 생활을 한 바 있다. 
6명의 전 수감자들은 관타나모 수감자 제3국 이송 정책에 따라 지난해 12월 우루과이로 이송돼 수도 몬테비데오에 마련된 거처에서 지내고 있다.

이 중 한 명인 시리아출신 지하드 디야브는 수용소에서의 마지막 2년을 단식투쟁을 하며 보냈고 현재는 극심한 요통에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히카 대통령은 이들 수감자들에 대해 "먼저 회복이 되어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사랑받는 지도자 중 한 명인 무히카 대통령은 직설적인 화법과 빈곤층에 대한 공감대, 소탈한 성품으로 유명하다.

스스로도 대통령궁에서의 호화로운 생활을 버리고 몬테비데오 외곽에 위치한 자택에서 집무하는 소박한 삶을 실천해 왔다. 오래된 폭스바겐 비틀을 타고 임금 대부분은 자선사업에 기부했다.

타바레 바스케스 대통령 집권시절인 2005~2008년 농축수산부 장관과 상원의원을 지낸 그는 2009년 좌파연합 '프렌테 암플리오(Frente Amplio)' 후보로 대선에서 승리해 2010년 3월1일 대통령에 취임했다.

지난해 5월에는 대마초 재배, 유통, 판매를 합법화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무히카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대마초 합법화 정책으로 인해 마약 밀매율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하며 "(합법적) 생산자들은 일반 사업처럼 최대한 많은 이윤을 남기려고 할 것이다. 진짜 목표는 불법 마약조직들이 설 곳을 남겨놓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히카는 최근 "나는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리지만 가난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진짜 가난한 이는 호화로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일만 하고 언제나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사람"이라며 "이건 자유의 문제다. 가진 것이 많지 않다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노예처럼 일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자신을 위한 시간이 더 많아진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무히카 대통령은 퇴임 이후 상원의원직을 다시 맡게 되며 남미국가연합(UNASUR) 임시의장으로 취임한다.

그와 바톤 터치하는 후임 바스케스 전 대통령은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으며 다음달 1일 공식 취임해 두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다.


l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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