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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가기술자격증, 정부 대신 민간 위탁발급 추진

고용노동부, 다음달 발족 예정인 산업별협의체에 자격검정 위탁
과정평가형 자격제도 도입과 함께 '능력중심 인력양성' 주도 취지
전문가 "국가기술자격 부실화 우려도 있다"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2015-02-24 11:30 송고 | 2015-03-16 22:52 최종수정

정부가 검정하는 국가기술자격을 민간에 위탁하거나 공동 발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고용노동부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검정·발급하는 국가기술자격을 각 기업 및 사업주단체(협회), 노동단체 등으로 구성된 '산업별협의체'에 위탁하거나 공동 발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산업별협의체는 업종별 핵심기업, 노사대표가 참여하는 대표성 있는 기구로 일학습병행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등 인력양성사업을 주도한다. 현재 구성 단계에 있으며 내달 중 공식 발족할 계획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국가자격증 발급은 대표성과 신뢰성이 담보된 기관에서 어떤 기준으로 무엇을 테스트 하느냐가 중요한데 지금껏 그런 기관과 기준 등을 정하지 못한 채 정부가 다 하고 있다"며 "이를 산업별협의체에 맡겨 자격 검정 수준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근 노동부는 직업교육이나 훈련을 충실히 받으면 자격시험을 보지 않고도 국가기술자격을 딸 수 있는 '과정평가형 자격제도'를 도입했다.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통과한 이들에게 주던 국가기술자격을 학교나 산업체 등에서 1∼3년 동안 실무 능력을 쌓은 이들한테도 주겠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고교 내신 성적과 대학수학능력 시험만으로 평가해 오던 점수 위주의 획일적인 대입 전형제도에서 탈피, 학생들의 잠재능력과 소질, 가능성을 평가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입학사정관 제도를 도입한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국가기술자격 민간 위탁은 이러한 과정평가형 자격제도 도입과 함께 '능력중심사회 구현'이라는 큰 틀에서 일학습병행제 등 NCS 기반 인력양성을 주도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노동부는 전체 525개 국가기술 자격 가운데 과정평가형 자격 제도를 도입하는 기계조립·기계설계 등 7개 산업기사 종목과 연삭·공유압·금형기능사 등 8개 기능사 종목 등에 자격 검정 민간 위탁을 우선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후 공공기관 정보 공개에 따른 빅데이터가공, 항공우주분야(위성관리·공간정보 등), IT·모바일(앱개발), 스마트기술(3D프린팅 등) 등 유망 산업 분야 또는 신(新)직업군 대상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워드프로세서, 컴퓨터활용능력 등 일부 국가자격증을 대한상공회의소에 위탁해 발급하고 있고 외국에서도 민간 위탁 발급 자격증을 국가자격과 동등하게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며 "다음 달 산업별협의체가 발족되면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고교생의 스펙쌓기를 부추겨 사교육 시장을 확대시키고 면접·평가를 허위 조작해 학생을 입학시키는 등의 부작용으로 비판을 받았던 입학사정관제와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계 한 인사는 "단순 필기·실기평가만으로 자격증을 주기보다는 직무 능력을 우선시해 자격증을 주겠다는 취지는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국가 자격증마저 민영화한다는 논란이 나올 수 있다"며 "이에 따른 국가기술자격 부실화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jep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