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유가하락이 신재생에너지를 막지 못하는 7가지 이유

블룸버그 "신재생에너지의 경쟁자는 석유 아닌 석탄, 핵발전 등"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5-02-20 14:15 송고 | 2015-02-20 14:27 최종수정
OCI 솔라파워가 미국 텍사스주에 준공한 알라모4 발전소 전경. © News1 장은지 기자
OCI 솔라파워가 미국 텍사스주에 준공한 알라모4 발전소 전경. © News1 장은지 기자


"석유가 싸졌다. 가스도 싸졌다. 그러나 중요하지 않다."
지난 7월 이후 석유 가격은 절반 이상이나 폭락했다. 5년 전만 하더라도 화석 연료의 급락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저유가 추세가 지속된다 해도 깨끗한 에너지를 향한 인류의 변화가 싼 석유로 대체될 수 없게 됐다. 그 일곱 가지 이유를 블룸버그가 소개했다.

2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태양에너지와 석유는 서로 경쟁관계가 아니다.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유가가 지속되더라도 태양에너지는 2050년 세계 최대 단일에너지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유가하락이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막지 못하는 첫번째 이유는 서로 경쟁관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석유는 자동차용인 반면 신재생에너지는 발전용이다.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경쟁관계가 성립될 수 없다.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지속된다 해도, 전력체계에 편입되기에 석유는 너무 비싸다.

태양 에너지는 석유가 아닌 석탄, 천연가스, 수소발전, 핵발전 등과 경쟁 관계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태양 에너지는 현재는 전력 시장에서 1%도 차지하지 못하지만 2050년 세계 최대의 단일 에너지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런던 블룸버그 신재생에너지금융담당 태양에너지 수석 애널리스트인 제니 체이스는 "당신이 원한다고 해도 태양 에너지를 죽일 순 없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두번째 이유는 전기 요금이 지금도 오르는 중이라는 사실이다. 신재생에너지의 진정한 위협은 폭락한 석유가 아니라 저렴한 전기료다. 미국의 경우 풍부한 천연가스가 발전 비용을 지나치게 저렴하게 만들어왔다. 그런데도 전기요금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그 이유는 발전소의 전기를 집으로 끌어오는 비용이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이치방크의 비샬 샤흐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grid)'에 대한 연간투자는 1980년 이후 4배로 증가했다. 전력요금을 높이고 있는 송전비용 등 인프라 구축은 한편으로 지붕형 태양광 발전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셋째, 태양에너지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1940년대 이후 가장 극단적인 가격 하락이 이뤄진 에너지원은 태양에너지다. 태양에너지 가격은 가파른 속도로 하락해 곧 가장 저렴한 화석연료인 석탄과 천연가스 가격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원유가 풍부한 두바이조차 2030년이면 태양에너지 수요가 지금의 3배에 이를 전망이다. 태양에너지는 두바이의 총 전력 수요량의 15%에 이르게 된다. 두바이 국영 발전사는 3억3000만 달러 규모의 태양에너지 발전소 계약을 따내 조만간 세계에서 가장 값싼 전력을 판매할 예정이다. 

테슬라 모델 S © 로이터=뉴스1 
테슬라 모델 S © 로이터=뉴스1 


넷째, 전기자동차 판매가 나쁘지 않다. 싼 석유야말로 전기 자동차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게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견해였다. 석유가격이 완전히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던 1980년대에 미국 의회가 전기자동차 연구 자금지원을 철회했을 때만 해도 이는 기정사실로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전기자동차의 글로벌 판매는 지난해 약 3분의 1 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데이터는 값싼 석유가 전기차의 발전을 멈출 수 없음을 방증한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의 알레한드로 사모라노 카다비드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2010년 이후 휘발유 가격과 전기 자동차 판매량 사이에는 아무런 함수관계가 발견되고 있지 않다. 전기자동차가 아직 대중화되기 전이지만, 테슬러 한 대에 10만 달러를 지불하는 사람이 갤런당 1달러 하락한 휘발유 가격을 신경 쓸 이유는 없는 것이다. 유럽의 경우 유류세 세금이 너무 높다 보니 원유 가격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블룸버그는 "만일 당신이 노르웨이에 산다면 가스가 갤런당 10달러에서 9달러로 떨어진다 해도 전기자동차는 여전히 구매욕을 자극하게 되어 있다"고 확신했다.

다섯째, 원유가격만큼 주유소 가격이 하락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의 경우 주유소 가격에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들 국가에서는 원유가 하락 이후 휘발유 보조금을 깎거나 세금을 올렸다. 이 때문에 주유소 가격 하락이 유가 하락폭만큼 크지 않았다. 

지난해 3~4분기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주요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 변동폭.(출처=번스타인 리서치)© News1
지난해 3~4분기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주요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 변동폭.(출처=번스타인 리서치)© News1


여섯째, 석유 가격이 바닥을 찍고 다시 오를 것이란 사실이다. 지금과 같은 저유가가 2년 이상 지속되리라고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다만 예전과 같은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오긴 힘들다. 사우디의 알왈리드 빈 탈랄 알 사우드 왕자는 "석유는 결코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와 달리, 신재생에너지 가격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계속 하락 중이다.

일곱째, 청정에너지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청정에너지에 대한 글로벌 투자는 지난해 16% 증가한 3100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 중국 등 세계 최대의 탄소배출국들은 지난 11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역사적 합의에 도달했다. 블룸버그는 "탄소 오염을 줄이기 위한 각국의 정책들도 청정에너지 채택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탈 화석연료를 향한 글로벌 에너지 이동은 이미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seeit@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