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정치 >

'부인할 수 없는' 사드 배치…中 압박 무게 견딜까

"전략적 모호성" 발언 사실상 사드배치 중국에 고백한 셈
"中 아닌 北위협 방어용"논리로는 부족…중국 설득할 적극적 태도 필요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2015-02-18 13:03 송고 | 2015-02-18 15:39 최종수정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5.2.11/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5.2.11/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전략적 모호성이 국방부로서 현재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에 대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대답이다.

    

국방부는 최근까지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 사드배치가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사드 배치 여부와 관련해선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혀왔다. 사드배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중국을 의식해서다.

    

이런 흐름에서 한 장관이 "전략적 모호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힌 것은 사실상 사드를 배치키로 결정이 이미 난 상황이라고 중국에 고백한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전략적 모호성은 외교적 손실을 고려해 '예 또는 아니오'의 대답을 피해가기 위한 방편인데, "전략적 모호성이 필요하다"고 대놓고 말한 순간 이미 결론은 나와 있다고 답한 꼴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군 당국에서는 사드배치를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 "중국은 패트리어트 도입 때도 반대했었다"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측은 사드가 공격용이 아니라 요격용(방어용)이라는 측면을 강조한다.

    

사드는 고도 150km 이상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 체계다.

    

즉 북한이 쏜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방패가 필요하고, 그 해답이 사드라는 이야기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눈앞에 있는데 시간이 걸리고 효과가 불확실한 한국형 MD보다는 사드배치가 더 적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반대를 지나치게 의식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은 패트리엇(PAC-3) 시스템 도입 때도 반대했었다"며 "사드를 도입하지 않는다고 해서 중국이 한국에 대해 고마워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한반도의 패트리엇 체계 도입을 반대한 것은 중국 자신의 안보를 위한 것인만큼 우리는 우리 안보를 위한 선택을 해야한다는 뜻이다.

    

정부의 한 외교 당국자는 사드 배치가 한중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을 버리고 미국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관계는 애당초 안보 측면에서 시작된 것이고, 한중관계 강화는 국가경제적 측면을 무시할 수 없어서 였다"며 "사드를 배치한다고 해서 우리의 동북아 균형외교가 무너진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한반도 사드배치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대하며 미-중 사이의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 논리적 함정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 '방어용'이라는 설명만으로는 中 설득 못해

    

그러나 이같은 설명이 이미 중국에 먹혀들지 않고 있는 점에서 사드 배치 문제는 간단치 않다.

    

사드와 사용되는 X밴드 레이더(AN/TPY-2)의 탐지거리는 1000km 이상이다.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경우 중국 본토의 미사일 동향까지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의 보호용"이라는 우리측의 설명만으로 해명하기 어려운 부분이며, 중국과 함깨 러시아도 한반도의 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이유다.

    

지난 4일 서울에서 창완취완(常萬全) 중국 국방부 장관은 한중 국방장관회담에서 "한국의 사드 배치를 우려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배치와 관련한 우리측의 설명이 이미 중국에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방어용'이라는 설명만으로는 중러 등 주변국들의 반발을 잠재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러시아 관계자는 "사드를 배치하는 경우 미국과 중·러 상호 간 미사일 감시의 균형이 무너지게 되는 것인데 사드가 방어용이라는 한미의 설명으로는 당연히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점이 한국으로서는 사드를 배치해야하는 이유일 것"이라며 "중국이 더 북한을 압박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리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과 중국이 직접 사드 배치 필요성에 대해 대화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동북아 지역 외교 관계자는 "한반도의 사드배치 필요성을 주장하는 측은 미국인데, 왜 사드를 배치해야하는지에 대한 미측의 직접적인 설명은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전략적 모호성으로 중국에 괜한 오해를 살 것이라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 직접 대화할 수 있도록 중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bin1981@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