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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각오하셔야" 김무성 "너무 세게 말길"…첫 회동(종합)

金 "노무현 묘소 곧 참배"…文 "환대할 것"
金 "대표회동 및 2+2 회담 자주 갖고 대화로 풀자", 文 "무쟁점 법안 발목잡기 안해…선택과 집중"

(서울=뉴스1) 진성훈 기자, 서미선 기자 | 2015-02-09 13:10 송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당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당대표실을 찾아 김무성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15.2.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당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당대표실을 찾아 김무성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15.2.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대표는 9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방문해 첫 여야 대표 간 회동을 가졌다.

상견례를 겸한 25분 정도의 짧은 회동이었던 탓에 덕담과 인사말이 주를 이뤘지만 양당 대표는 뼈 있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은근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전날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경선 1위를 차지해 임기 2년의 대표에 선출된 문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35분쯤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을 찾아가 김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문 대표가 이날 첫 공식일정으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까지 참배한 데 대해 "추운 날씨에 현충원에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것은 잘한 일"이라며 "저도 지난 1월 1일 지나간 역사를 함께 보듬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포함해) 다 참배를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신년 때 전직 대통령을 다 참배하겠다고 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도 참배하려 했는데 (야당) 전당대회가 걸려 있어서 전당대회 전에 가면 균형이 안맞을 것 같아 (못갔다). 이제 빠른 시간 내에 제가 참배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표는 "언제 한번 오시면 저희가 잘 준비해서 환대하겠다. 아마 노 전 대통령도 기뻐하실 것"이라고 화답했고, 김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은 저와 통일민주당에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던 사이기 때문에 꼭 가보려 한다"고 거듭 참배 의지를 밝혔다.

김 대표는 또 문 대표와 같은 부산 출신인 점을 들어 "저와 같은 시대에 또 비슷한 지역에 살면서 같은 취지의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대화가 잘 풀리리라고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김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에서 성장했으며, 김 대표의 경남중 1년 후배이기도 하다.

이에 문 대표도 "말씀하신 대로 충분히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관계가 여야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양당 대표는 덕담 섞인 인사와 함께 상대를 향한 주문사항도 잊지 않았다.

김 대표는 문 대표를 향해 "정치는 협상과 타협이고 여야가 상생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일이기 때문에 협상과 타협과정에서 여당이 항상 양보할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면서 "무리한 요구만 안하시면…"이라고 웃었다.

그러자 문 대표 역시 웃으면서 "이제는 각오를 좀 하셔야 한다"고 받아쳤고, 김 대표는 다시 "너무 세게 하진 마시고"라고 응수했다.

이에 문 대표는 다시 웃음을 거두고 "지금이 박근혜정부로서도 국민들로서도 굉장히 중요한 시기, 대전환이 요구되는 시대"라며 "3년 연속 세수 결손은 어떻게 해결할지, 복지 재원 대책은 어떻게 할지, 복지는 해나가기 든든한가, 어느 정도 해야 하는가, 부자감세 철회 문제 등 어떻게 공평하고 정의로운 조세체계를 마련할 것인지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일이 참 많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 "김 대표가 역할을 맡는 것을 기대한다. 김 대표의 아주 큰정치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회동이 끝난 뒤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서로 대화를 잘해서 정치를 잘 풀어나가자고 얘기했다"며 "2+2 회의(양당 대표·원내대표 회담)를 자주 활용하고, 우리 둘(여야 대표)도 필요할 때마다 자주 만나서 잘 풀어나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10일 시작되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문제가 논의됐는지에 대해선 "그 얘기는 없었다"고 했다.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 역시 "청문회 얘기는 일체 안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두 대표는 비공개 면담에서 주로 복지-세금 문제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김 대표가 '복지가 상당히 어렵다. 지금 세수부족이 계속돼 복지를 더 늘리기 상당히 어렵다. 복지 가운데 중복되거나 부조리가 있는 부분을 먼저 줄여나가고 그래도 정 안되면 증세를 할 수밖에 없는 게 아니냐'고 평소 얘기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에 문 대표는 "하고 있는 복지를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야당이 제안한 범국민조세개혁특별위원회에 대해 공감의 뜻을 나타냈고, 문 대표도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공무원연금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고, 문 대표는 "참여정부에서도 시도한 바 있는데 여러가지가 겹쳐 역부족이어서 다음 과제로 넘겼지만 필요한 일이라는 데는 인식을 같이 한다. 그런데 너무 급히 밀어붙일 일은 아니지 않느냐. 이해관계자가 많으니 설복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문 대표는 또 향후 여야 관계에 대해 "우리 당 정체성과 직결되는 문제에선 내가 단호하게 반대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러나 쟁점없고 다툼없는 법안들도 함께 발목잡는일이 적잖았던거 같은데 그런 것을 분리해서 국회가 효율적으로 운영돼야 우리 당도 좋고 국민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여야가 자주 만나 대화로 풀어갈 것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여당으로서 지켜야 할 선은 지켜야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다 이야기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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