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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 만난 맏딸 '외면' 조양호…승무원은 '억울한 눈물'

'땅콩회항' 2차 공판 증인으로 출석한 조양호, 딸과 눈도 마주치지 않아

(서울=뉴스1) 박현우 기자, 양은하 기자 | 2015-01-30 20:20 송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땅콩회항' 사건 2차 공판 증인으로 출석을 위해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2015.1.3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땅콩회항' 사건 2차 공판 증인으로 출석을 위해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2015.1.3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땅콩회항'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아버지이자 대한항공 대표인 조양호(66) 한진그룹 회장이 30일 맏딸과 함께 법정에 섰다.

이날 오후 3시53분쯤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청사에 도착한 조 회장은 "대한항공을 아껴주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법원으로 들어갔다.

오후 3시57분쯤 공판이 열리고 있는 법정에 들어온 조 회장은 법원 직원에게 증인 출석과 관련한 서류를 받아 몇군데 서명했다.

재판이 휴정됐다 15분 정도 지난 4시20분쯤 속개되자 조 회장은 증인석에 가서 앉았다. 증인석은 맏딸 조 전부사장이 앉아있는 피고인석과 불과 2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있었다.

처음 법정에 들어선 이후 줄곧 피고인석을 보지 않으며 조 전부사장을 애써 외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조 회장은 증인석에 앉아서도 질문을 한 검사와 판사만 쳐다보며 증언했다.
이날 조 회장에 대한 변호인 측 질문이 없었기에 부녀가 시선을 마주칠 기회는 타의에 의해서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조 회장은 "수의를 입은 딸과 법정에서 마주치는 아버지로서 괴로운 심정이 이해가 간다"며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질문이 모욕감을 느끼면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얘기하면 된다"는 재판부 말에 동의의 뜻을 나타냈다.

이후 대한항공 대표로서 박창진 사무장에 대해 "굉장히 가슴 아프다고 생각한다"며 "대한항공 회장으로 사과드리고 박 사무장이 근무한다고 하면 어떤 불이익도 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조 회장은 사건 발생 이후 조 전부사장을 만나 무슨 얘기를 했느냐는 물음에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승무원을 하기시킨 것을 꾸짖었다"고도 말했다.

조 전부사장은 아버지가 증인석에 앉아 증언하는 동안 종전과 다름 없이 고개를 숙인 채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땅콩회항' 사건 2차 공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5.1.3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30일 오후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땅콩회항' 사건 2차 공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5.1.3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법원에 들어서며 취재진에게 "대한항공을 아껴주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던 조 회장은 법원을 나서던 중 '따님을 법정에서 만난 심경이 어떠냐'는 질문을 받고 "부모의 입장으로서 갔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 회장 신문 전에는 '땅콩회항' 당시 조 전부사장에게 욕설을 듣고 폭행을 당했던 승무원 김모(여)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재판부 직권으로 증인으로 소환된 김 승무원은 재판부가 호출에 따라 이날 오후 2시35분쯤 법정에 들어섰다.

이날 김 승무원은 검정색 바지에 단화를 신고 무릎까지 내려오는 검정색 패딩 점퍼를 걸치고 있었다.

김 승무원은 처음에는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 등 질문에 비교적 조리있게 답했다.

자신이 교수직 제의를 받고 검찰조사에서 위증했다는 등 허위사실에 대한 심경을 묻는 검사의 질문에는 한 숨을 쉬며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처음에는 회사로 돌아가고 싶어했다던 김 승무원은 "저는 어떠한 회유에도 넘어가지 않았고 검찰에서 위증을 하지 않았음을 말씀드리고 싶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제 명예라도 회복하고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지난 19일 첫 공판 때 턱을 괴고 있는 듯한 행동을 해 질타를 받았던 조 전부사장은 이날 공판 중에는 고개를 숙이고 앞머리로 얼굴을 가린 채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김 승무원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 물음에는 작은 목소리로 "이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공판 중간중간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물을 마시기도 한 조 전부사장은 재판 말미 재판부가 결심 공판 날짜를 사흘 뒤인 2월2일로 통보하자 예상치 못했다는 듯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며 변호사와 의견을 주고 받기도 했다. 




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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