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크림빵 아빠’ 사건 ‘덫’ 걸린 경찰…‘초등수사 미흡'

(충북ㆍ세종=뉴스1) 남궁형진 기자, 송근섭 기자 | 2015-01-30 13:42 송고
전국민을 분노케한 충북 청주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이 발생 20일만에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전 국민적인 관심과 경찰의 이례적인 뺑소니전담수사본부에도 큰 진전이 없던 사건은 경찰이 뒤늦게 결정적인 CCTV장면을 확보한 뒤 불과 사흘 만에 피의자의 자수로 끝나면서 경찰의 미흡한 초등수사가 도마위에 올랐다.
◇첫 단계부터 헛발질…피의자 조기검거 기회 날린 경찰

사건 발생 뒤 경찰은 현장주변 CCTV분석을 통해 용의차량이 흰색 계통의 승용차량을 유력한 용의차종으로 꼽았다.

자체적으로 화면분석에 돌입하는 것과 동시에 경찰은 인터넷과 SNS 등에 CCTV에 용의의심차량이 찍힌 장면을 올리고 정확한 차종확인에 나섰다.
경찰과 누리꾼들은 화면에 찍힌 승용차량의 뒷모습과 후미등, 심지어 배기구에서 나오는 연기 등의 모습까지 확인해 몇몇 차량을 용의차량으로 의심했고 이 가운데 흰색 BMW5를 가장 유력한 차종으로 꼽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청주 인근에서 사고흔적이 발견되거나 수리를 한 흰색 BMW5 찾기 ‘운동’이 벌어졌다.

유명자동차 동호회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차종과 도주로를 예상하는 게시글들이 하루에도 수 백, 수 천건씩 올라오고 차량수리점 앞에 서 있는 BMW5 차량의 사진과 함께 사고차량으로 의심된다는 글들도 이어졌다.

경찰 역시 이를 토대로 수사에 나섰고 빠른 시일내에 피의자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사건을 해결할만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고 시민제보 역시 도움이 못됐다.

그 뒤 전담수사본부를 설치하고 강력형사들까지 동원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추가 확보된 CCTV에서 처음 예상과 달리 흰색 또는 회색계통의 윈스톰 차량이 용의차량으로 확실시 된 것이다.

CCTV 화질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왜 경찰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누리꾼들의 예상과 시민제보가 모두 도움이 못된 이유가 설명된 순간이었다.

특히 경찰이 2주이상 사건 해결에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다가 유력 용의차량의 종류가 알려지고 각각 1시간여 뒤와 6시간여 뒤에 제보와 자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경찰 초동수사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실망한 국민들, 변명 급급한 경찰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9일 유력용의차량이 애초 경찰이 발표한 흰색계열의 승용차가 아닌 SUV 차량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경찰을 비판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 역시 싸늘하다.

권모(32·청주시 서원구 개신동)씨는 “경찰이 뒤늦게 CCTV를 추가 확보하고 용의차량을 찾았다는 보도를 접하고 기가 막혔다”며 “사고주변 모든 CCTV를 확인하기 불가능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결과적으로 경찰 수사에 허점을 보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모(39·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씨 역시 “경찰이 승용차를 유력 차종으로 꼽으면서 모두 승용차량만 의심하지 않았느냐”며 “국민들이 경찰이 알려준 잘못된 정보에 놀아난 동시에 경찰이 오히려 사건해결을 위한 다양한 가능성을 막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처음부터 사고주변 모든 CCTV영상을 확인하고 확보할 수 없다”며 “처음 확보된 CCTV를 확인했을 당시에는 흰색 승용차량이 유력한 용의차량이었고 피해자에 대한 국과수의 부검결과에서도 승용차 사고 가능성이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이 흰색 승용차 외에 다른 차종과 연루된 제보는 받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경찰 스스로 제한된 제보를 양산한 점은 부인할 수 없게 됐다.


nghj@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