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27/뉴스1 © News1 |
이처럼 택배회사와 택배기사가 일부 고객의 부당한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백화점 모녀 갑질 논란으로 사회 전반에서 고객의 갑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택배 현장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27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주요 택배회사는 기업을 상대로 이익을 얻기 위해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컨슈머에게 피해를 입고 있다.
택배회사들이 공개한 블랙컨슈머 사례를 보면 C씨는 주문한 액세서리의 큐빅이 빠졌고 귀걸이가 휘어진 채로 배송됐다며 A택배회사에 지속적으로 보상을 요구했다. A택배회사가 액세서리를 배송한 회사에 확인한 결과 C씨는 고의로 상품을 파손시킨 뒤 반품하는 일이 빈번했다.
D택배회사 대리점을 운영하는 E씨도 황당한 경험을 했다. E씨는 "굴비를 배송했는데 한 달 뒤 고객으로부터 '물품을 못 받았다'는 민원이 제기됐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고객 집에 방문해보니 고객이 굴비를 굽고 있었고 비어있는 굴비 박스가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굴비가 맛있는데 구매하기는 아깝다는 생각에 택배회사에 보상을 요구한 것"이란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F택배회사 택배기사는 고객과의 일화를 털어놨다. F택배회사 택배기사는 "집 근처 슈퍼에 물품을 맡겨달라는 고객 요청을 받아 슈퍼를 찾아갔지만 슈퍼에서 위탁을 거절했다"며 "고객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매일 집을 비워 슈퍼에 보관하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이 고객은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배송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했다"며 "배송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배송지연으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F택배회사는 고객 민원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한국소비자원에 조정을 신청한 일도 있었다.
F택배회사에 따르면 G씨는 주소를 상세하게 적지 않고 물품을 주문했다. 고객 주소를 찾지 못한 택배기사가 물품을 반품하자 '왜 임의대로 반품하냐'며 정신적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이 같은 민원은 1년에 4차례나 이어졌다. 소비자원 확인 결과 G씨는 판매회사에 고의로 항의해 정신적 피해 보상금을 받은 전례가 있었다.
택배회사는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상대하는 사업 특성상 '을'의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게다가 소비자들이 택배회사에 대해 느끼는 불만도 적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000명을 대상으로 택배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33% 응답자는 '배송사고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배송지연이나 파손 및 변질, 분실 등을 겪었다.
F택배회사 관계자는 "택배가 보편화돼 이용 고객이 늘다보니 다양한 민원과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며 "택배회사처럼 고객을 상대로 하는 기업들은 고객의 요구가 부당해도 거절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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