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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타기 1억 뒷돈' '계약 정보 빼내기'…편의점업계 이전투구 난무

GS25 지난해 가맹점 561개 순증 경쟁 주도, CU "밀리면 끝" 긴장모드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5-01-22 07:00 송고
GS25가 2013년 말 7729개에서 2014년 말 8290개(561개 순증)로 작년 한 해 편의점 업계에서 가맹점을 가장 많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시내의 한 GS25 점포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2015.01.21/뉴스1 © News1
GS25가 2013년 말 7729개에서 2014년 말 8290개(561개 순증)로 작년 한 해 편의점 업계에서 가맹점을 가장 많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시내의 한 GS25 점포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2015.01.21/뉴스1 © News1

#.서울 관악구에서 개인 슈퍼를 운영하던 이모씨는 지난해 2월 편의점 GS25의 프랜차이즈 본사인 GS리테일로부터 귀를 의심케하는 제안을 받았다. 1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겠으니 가게 운영권을 넘기라는 거였다. 이 씨는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GS리테일이 정말 1억원을 준비한 것을 확인하고 고민끝에 상가 권리를 넘겼다.

편의점 업계가 '룰' 없는 영역 확장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신규 출점을 위해 개인 슈퍼에 거액을 제시하는가 하면 경쟁사 계약정보를 손에 쥐고 주요 점포 쟁탈전을 벌이는 등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전투구의 선봉에는 GS25가 있다. 22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는 2013년 말 7729개에서 2014년 말 8290개(561개 순증)로 작년 한 해 가맹점을 가장 많이 늘렸다.

GS25와 CU, 세븐일레븐 등은 기존 매장을 두고 치열한 점주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목좋은 매장은 이미 매출이 검증됐기 때문이다. 기존 점포 외에도 이 씨의 경우 처럼 담배판매사업권이 있는 개인 슈퍼도 주요 공략 대상이다. 
업체들은 계약 만료가 다가오는 매장 점주나 슈퍼 운영주 등을 찾아 각종 장려금과 지원금 등의 당근을 제시하며 갈아타기를 권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이 만료되는 가맹점주는 프리에이전트와 같은 신분이 된다 "며 "편의점 업계간에 물고 물리는 경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이 공격적으로 가맹점을 늘려가는 이유는 오는 7월 계약이 만료되는 해군PX 위탁운영 계약연장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은 2010년 해군복지단과 위탁경영 계약을 맺고 해군PX를 운영하고 있지만 비싼 제품 가격 등으로 군 측과 마찰을 빚어왔다. 해군PX 계약연장에 실패하면 250개 가량의 매장이 한꺼번에 줄어 CU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해군PX는 3~4월께 재계약 논의가 이뤄지는 사안으로 사업철수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CU의 프랜차이즈 본사인 BGF리테일은 GS25의 공격적인 매장확대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CU는 작년 한 해 동안 453개 순증한 8408개의 가맹점을 보유해 매장수에서는 여전히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재계 서열 8위인 GS그룹이 든든하게 뒤를 받치고 있는 GS리테일이 언제든지 물량공세를 펼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하는 분위기다. 

현재 BGF리테일 내부에서는 GS리테일이 바이더웨이 인수전에 참여하고 백화점과 마트사업의 매각을 통해 1조3400억원 가량의 실탄을 확보했던 2010년 당시와 같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S리테일은 세븐일레븐의 프랜차이즈 본사인 롯데그룹 계열 코리아세븐과 바이더웨이 인수전을 벌였지만 매출이익 분배가 본사에 불리하다고 판단해 인수를 포기했다. 대신 실사과정에서 얻은 가맹점 계약정보를 바탕으로 '갈아타기' 권유 대상 점포를 추려 집중적으로 공략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리아세븐이 바이더웨이 인수전에는 승리했지만 실리는 GS리테일이 챙겼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았었다"며 "매장 계약정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해 실제 많은 점포를 가져 갔는데 업계에서는 상도덕상 문제가 있는 행위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10년 당시 BGF리테일 직원들 사이에서는 GS리테일의 물량공세가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겨지면 생존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팽배했었다"며 "최근에 GS리테일이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하면서 BGF리테일도 다시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의 매장 출점 경쟁은 치열하지만 편의점 산업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2014년 말 기준 GS25와 CU, 세븐일레븐(7250개) 등 편의점 '빅3' 매장만 2만3948개에 달한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편의점 산업 총 매출 규모는 2010년 8조4000억원(전년비 15.0%↑), 2012년 11조7000억원(15.8%) 등 연간 두자리수 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2013년에는 12조8000억원(9.4%↑)으로 한자릿수로 줄었다. 2014년 매출 성장률은 전년대비 6.3% 가량 증가한 13조6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는 매장이 많을 수록 거둬들이는 돈도 많으니 매장수를 늘리는게 좋겠지만 개인 점주 입장에서는 그 반대"라며 "부실 점포가 또다시 사회 문제화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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