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맨’을 연출했던 존 파브로가 각본을 쓰고 감독, 주연을 맡은 영화 ‘아메리칸 셰프’의 매개체는 쿠바 샌드위치 ‘쿠바노’다. 간단한 점심이나 간식으로 먹는 단순한 샌드위치가 사랑과 희망, 화해의 밑거름이 된다.
참 잘 버무렸다. 한 편의 영화 속에다 쿠바 이민자 이야기, SNS, 가족의 복원, 실직과 창업 등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셰프' 칼(오른쪽 두번째)이 쿠바 샌드위치를 들고 있다. 전처 이네즈와 아들 퍼시, 부주방장이었던 마틴이 유쾌한 푸드 트럭 '엘 쉐피'를 만들었다. © News1스포츠 / 영화 ´아메리칸 셰프´ 스틸 |
램지가 요리 품평을 위해 레스토랑을 찾는다. 일이 터진다. 칼이 야심차게 개발한 요리는 리바의 제지로 내놓지도 못한다. 사장이 요구대로 ‘성에 차지 않는’ 요리를 내놓았다. 램지의 평은 차가웠다. SNS를 통해 혹평을 쏟아낸다.‘칼 캐스퍼는 자신감 없는 할머니처럼 변했다’, ‘초콜릿 라바 케이크는 칼의 추락을 상징하는 한심한 디저트다’, ‘손님이 남긴 음식을 먹어 살찐 것 같다’며 ‘요리로 사람들의 삶을 위로하고 자신도 힘을 얻는다’는 신념으로 똘똘 뭉친 셰프를 자극한다.
칼은 혹평을 참지 못하고, 램지와 한판 붙는다. 사장은 셰프에게 지시를 따르거나, 아니면 떠나라고 다그친다. 자존심 센 셰프가 떠난다. 이혼한 실업자가 된다. 칼을 위로하는 이는 아내가 아니다. 레스토랑 지배인 몰리(스칼릿 조핸슨)다. 몰리가 용기를 준다. LA는 ‘상실의 땅’이다.
LA 레스토랑 사장인 리바(오른쪽)가 지배인 몰리와 함께 음식 평론가 램지에게 와인을 권하고 있다. © News1스포츠 / 영화 '아메리칸 셰프' 스틸 |
칼은 다시 희망의 땅을 찾는다. 어정쩡한 관계지만 SNS와 아주 친숙한 아들이 중간 다리가 된다. 헤어진 아내의 플로리다 출장에 칼과 퍼시가 동행한다. 칼은 퍼시를 돌보는 것이 주임무다.
칼은 자기만의 요리를 위해 늘 ‘독립’을 꿈꾸고 있었다. 전처가 ‘푸드 트럭 이야기’를 꺼낸 것도 칼의 강한 성격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실업자 주방장으로 추락한 칼은 ‘약속의 땅’ 플로리다에서 재기를 노린다.
전처의 전 남편 마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배려(?)로 낡은 푸드 트럭을 얻는다. 아빠와 아들은 함께 닦고, 조이고, 기름 치고, 목욕시켜 번듯한 푸드 트럭 '엘 쉐피(EL JEFE)'를 만든다. ‘밥차 엘 쉐피’의 메인 메뉴는 원조 쿠바식 ‘마이애미 리틀 하바나 샌드위치’다. 밥차 앞에다 '쿠바노스(CUBANOS)'라는 문구를 내건 이유다.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준 푸드 트럭 ´엘 쉐피´ © News1스포츠 / 영화 ´아메리칸 셰프´ 스틸 |
푸드 트럭 ‘엘 쉐피’는 가는 곳마다 인기 폭발이다. 텍사스, 뉴올리언스를 거쳐 다시 LA로 돌아오는 여정이 유쾌하다. 텍사스 바비큐, 뉴올리언스 베네까지 ‘잊지 못할 먹거리’까지 즐기며 추억을 만든다.
칼과 퍼시, 레스토랑 부주방장 출신으로 ‘엘 쉐피’에 합류한 마틴(존 레귀자모)가 매달리지만 손이 부족하다. 전처 이네즈까지 손님들의 주문을 받는 역할로 합류할 정도다. 음식 평론가 램지도 재회한다. 혹평의 악연이 다시 동업의 인연으로 이어진다. 메뉴 선택권을 간접 받지 않는 ‘진정한 셰프’로서 램지가 개업한 레스토랑을 맡는다.
샌드위치 ´쿠바노´를 파는 푸드 트럭 ´엘 쉐피´는 가는 곳마다 인기 폭발이다. © News1스포츠 / 영화 ´아메리칸 셰프´ 스틸 |
SNS는 때론 악평을, 때론 호평을 전달하는 양면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경쾌한 리듬의 ‘아프로쿠바 뮤직’을 듣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뉴스1스포츠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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