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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 건설업계, 자금난 우려…올해도 갚아야할 돈 수조원

높은 부채비율 암초…한신 547.3%, 삼성ENG 544%
30대 건설, 만기도래 회사채만 3조5000억원…유동성 우려 여전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5-01-19 07:00 송고
그래픽=류수정 디자이너© News1
그래픽=류수정 디자이너© News1

동부건설이 법정관리에 돌입하자 업계 안팎에서는 중견 건설업체들의 자금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금사정 악화로 시공능력평가 20위부터 30위에 포함된 건설업체들 부채비율은 300% 수준에 육박한 반면 이들 기업이 올해 갚아야할 회사채만 2500억원에 달해서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아 현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일부 업체가 높은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어 '돈맥경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19일 시공능력평가 20위부터 30위권 건설업체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부채비율은 288%로 나타났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업체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부채비율이란 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값의 백분율이다. 높은 부채비율이 유동성 부족으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타인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재무안정성이 급속히 악화될 여지가 있음을 의미한다.

자금 차입을 통해 진행한 사업에서 적자를 보면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서다. 업계는 부채비율 250% 내외를 안정적인 재무구조 유지에 필요한 적정 수준, 500% 이상은 위험 수준으로 보고 있다.

시평 30위 안에 포함된 업체로 대상을 확대하면 중견업체가 대형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빚을 지고 있었다. 시평 상위 10대, 10∼20위, 20∼30위 건설업체들 평균 부채비율은 각각 197.3%, 202.3%, 288%를 기록했다. 순위가 낮은 구간에서 부채비율이 높은 이유는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중견업체들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더 많이 차입한 결과로 풀이된다.
건설업체 중 부채비율이 위험수준인 500%를 넘어선 곳은 한신공영과 삼성엔지니어링 2개 업체다. 한신공영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 547.3%를 기록했는데 4년간 흑자가 사실은 적자였다는 정정공시 이후 자본총계가 줄어들며 부채비율이 급상승했다. 기업의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2013년 말 123.5%에서 지난해 3분기 101.5%로 하락해 재무안정성이 상당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계는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차입금 외에 공사 선수금 1조원 이상이 부채로 잡혀있기 때문에 재무안정성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대우건설과 SK건설, 두산중공업, 한라, 코오롱글로벌, 서희건설이 적정 수준보다 다소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올해 이들 업체가 갚아야할 회사채 잔액이 3조5000억원(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기준)이 넘는다는 점도 유동성 위기가 걱정되는 요인 중 하나다. 회사채는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한 채권으로 만기도래 시점에 이를 상환하지 못하면 해당 기업은 부도처리된다. 시평 25위의 동부건설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1370억원 상환이 어렵다고 판단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위 10대 건설업체가 갚아야할 회사채는 2조1600억원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하지만 현금 지급능력이 높아 상환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10∼30위 사이 건설업체들이 상환해야할 회사채도 1조3513억원에 달하는데 이 구간에 신용등급 BBB 이하 업체가 몰려있다는 점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 BBB+ 이하 업체는 차환발행이 어려워 자체자금을 마련해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는데 부채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사정이 어렵다는 의미"라며 "영업이익 감소로 업체들이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다다랐다는 점도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상장 건설업체들 이자보상비율은 37.5%에 불과하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활동 현금수입에 금융비용(이자)을 더한 액수를 금융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 비율이 100%를 밑돌면 영업활동을 통해 번 돈으로 금융비용에 대한 이자를 갚기도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관계자는 "업체들이 부도가 날 가능성은 낮지만 자금조달 능력이 악화된 상황에서 회사채 만기 시점이 한꺼번에 돌아오면 신용등급 하락, 자금난 심화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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