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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4번째 당 대표 도전 포기한 이유는?

표면상 '당 혁명과 승리 위한 백의종군'..일각에선 '버림으로써 이기는 길 선택'

(서울=뉴스1) 김현 기자, 서미선 기자 | 2014-12-26 14:04 송고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8전당대회 대표경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8전당대회 대표경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요구와 당원동지 여러분의 열망에 부응하고자 2.8 전당대회의 대표 경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2014.12.2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6일 전격적으로 2·8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리멸렬한 야당이 바로서야 하고, 갈 길을 잃은 야당이 환골탈태해야 하며, 잃어버린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다시 모아야 한다"며 "그 시작이자 마지막 기회가 2·8 전대다. 이번 전대를 통해 분열에서 통합으로, 좌절에서 희망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절체절명의 위기이자 기회다. 변화와 혁신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정치민주연합의 혁명으로, 이것이 국민의 요구이고 당원동지 여러분의 명령"이라며 "저는 국민의 요구와 당원동지 여러분의 열망에 부응하고자 2·8 전대에 출마하지 않겠다. 새정치연합의 혁명과 승리를 위해 작은 밀알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문재인·박지원 의원과 함께 '빅3'로 분류됐다. 정 의원은 그간 세 차례나 당 대표를 역임해 '직업적 당 대표'라는 비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퇴행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정치와 분열과 갈등의 위기에 직면한 우리 당을 구하는 것이 제 정치의 마지막 임무"라며 강한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혀왔던 터다.

그랬던 정 의원의 불출마엔 당내 비노(비노무현) 진영과 486그룹을 중심으로 한 의원들로부터 제기된 불출마 여론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1일 당내 30명 의원은 "이번 전대를 감동과 혁신의 장으로 만들고, 잃어버린 국민들의 지지를 되돌려 2017년 정권교체의 출발점이 되기 위해 전 비대위원 세분께선 깊이 고민해 달라. 당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선당후사와 구당정신으로 전심전력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불출마 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정 의원은 이들의 성명 발표에 출마 의사를 확고히 했던 문·박 의원과 달리 입장 변화의 조짐을 보여 왔다. '빅3 불출마' 성명을 주도했던 강창일 의원 등은 정 의원을 여러 차례 만나 "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결단해 달라"고 설득했고, 정 의원은 자신의 거취에 대한 고민에 들어갔다.

그러다 정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박 의원을 겨냥, "만약 이번 전대가 두 전직 대통령의 비서실장 간 대결로 양분된다면, 또 호남 대 영남이라는 구시대적 대결구도로 짜인다면 전쟁과도 같은 치열한 선거과정 속에서 갈등과 분열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며 "(전대에서) 누가 이긴들 당의 통합과 재건, 총선승리와 정권교체의 꿈은 더욱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 불출마 수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결국 정 의원은 24일께 사실상 불출마를 결심하고 자신의 뜻을 주변에 전달했으며, 이날 오전 강기정 박민수 이원욱 의원 등 자신의 측근 의원들과 숙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전대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당원동지 여러분의 뜨거운 목소리를 듣고, 간절한 눈빛을 보았다. 당내 여러 의원들과도 말씀을 나누고 그분들의 의견도 경청했다. 당내 이런 저런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였고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국민과 당원들에게 '변화'라는 말은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았다. '혁신'을 이야기해도 갈증만 부추길 뿐이었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새정치연합의 '혁명'이었고, 전대혁명을 통해 총선과 대선을 이기자는 열망이었다"면서 "이번 전대가 통합과 희망, 미래를 함께 녹이는 혁명적 용광로가 되도록 미력이나마 힘을 다하겠다"고 '백의종군' 방침을 밝혔다.

일각에선 친노의 핵심인 문 의원이 최근 사실상 출마 의사를 시사하고 나서면서 범친노에 속했던 자신의 입지가 좁아진 데다 당선 가능성도 낮아진 만큼 무리하게 출마를 하기보단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을 위해 희생하는 명분을 얻는 쪽을 택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당의 관계자는 "자신을 버림으로써 오히려 이기는 쪽을 택한 게 아니겠느냐"라고 짚었다.

실제 '빅3 불출마론'을 주장했던 한 수도권의 재선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정 의원이 우리가 호소했던 부분을 수용해 불출마를 택했다"고 정 의원의 결단을 높게 평가했다. 성명에 참여했던 의원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정 의원의 결단에 대한 평가를 내놓을 예정이다.

아울러 또 다른 당권주자인 박지원 의원측은 "당과 호남의 큰 정치인다운 결단"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gayun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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