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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테러 이슈로 北美 관계 악화 일로

소니 해킹 및 北 인권 문제 후폭풍 증대 예상...北, 비난전 개시할 듯
남북관계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수도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14-12-23 18:00 송고
23일 북한에 서버를 둔 주요 북한 웹사이트들에 대한 접속 불가능 현상이 발생해 1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일각에선 미국이 북한의
23일 북한에 서버를 둔 주요 북한 웹사이트들에 대한 접속 불가능 현상이 발생해 1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일각에선 미국이 북한의 "소니픽쳐스"에 대한 해킹의 보복 차원으로 북한 내부 전산망을 공격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2014.12.23/뉴스1 © News1 서재준 기자

 
북한과 미국이 사이버상에서의 '테러'를 이슈로 관계가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3일 새벽부터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 등 주요 웹사이트들에 대한 접속이 약 12시간 가량 지속된 일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마침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한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미국의 영화사 '소니픽쳐스'에 대한 해킹 사건이 발생한 뒤 일어나 그 배경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해킹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수사 결과를 내놓기가 무섭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번 사건을 '사이버 반달리즘(vandalism·파괴행위)으로 규정하며 "비례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강경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북한 웹사이트들의 접속 불량 사태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강경 대응 방침이 발표된 직후 발생한 것이어서 일각에서는 미국 당국의 사이버 보복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북한 당국이 대외적으로 표출되는 관영 매체들의 접속을 비교적 신속하게 정상적으로 복구했지만 북한 내부 전산망인 '광명망'에 이상이 생겼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과 북한도 각기 이번 사건에 대한 우리 측 보도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설령 미국이 당국 차원에서 이날 사건에 관여했더라도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도 사건에 대한 명확한 원인 규명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지고 있는 양측 간 '사이버 이슈'로 인한 관계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8년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겨우 벗어난 북한을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테러지원국 재지정의 요건과 실효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 만큼은 확고해 보인다. 이것은 곧 자신의 재임기간 동안 미국과의 관계 개선은 꿈도 꾸지말라는 북한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를 끝으로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열려는 북한으로서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미국과의 관계 회복을 통해 외교적·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북한의 외교는 큰 난관에 봉착한 셈이 됐다. 

북한은 우리 측과 외신 언론의 보도를 인용하며 미국을 향한 비난전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이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인권 문제 상정과 소니 해킹에 대한 FBI의 수사 결과를 놓고 미국에 대한 비난전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대미 비난전의 주요 소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보복 공격 가능성만 가지고 당장 구체적인 맞대응을 하진 않겠지만 각종 수사를 동원해 격렬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인권 문제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문제제기가 심화되고 '비례적 대응'을 선언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등 상황이 악화될 경우 북한이 무력도발을 감행하는 초강수를 둘 우려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이 미국이 아닌 민간 해커 전문가 차원에서 이루어진 공격일 경우 재발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상황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상황은 남북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통상 미국에 대한 비난전에 우리 측까지 싸잡아 비난했던 그간의 사례를 감안할 때 북한은 우리 측이 '미국에 동조하고 있다'는 식의 비난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 측도 북한의 테러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을 수차례 받은 바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한에 대한 국내의 여론도 악화돼 양국 관계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seoji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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