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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내년 새판짜기 '난항'…생존 위해 공격하거나 물러서거나

환율-유가 등 대외여건 모두 불확실...전자와 車 '공격vs 정유와 조선 '몸조심'

(서울=뉴스1) | 2014-12-22 12:52 송고
전세계 신흥국 시장이 국제유가 급락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통화긴축 전망 등으로 우려가 가중되면서 요동을 치고 있다. © AFP=News1 2014.12.16/뉴스1 © News1
전세계 신흥국 시장이 국제유가 급락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통화긴축 전망 등으로 우려가 가중되면서 요동을 치고 있다. © AFP=News1 2014.12.16/뉴스1 © News1


환율과 유가불안, 신흥국 금융위기 발발 가능성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외여건이 어느 때보다 불확실해진 요즘, 기업들은 열흘남짓 남겨놓고 있는 2015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느라 분주하다.
대외적 여건이 불확실한만큼 기업들은 일단 공세적인 투자보다 보수적인 경영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전자와 자동차업계는 공격적인 판매계획을 세우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전자·자동차 산업은 위기상황이 이어져도 목표는 항상 공격적인 계획을 세웠다. 

대외 여건이 워낙 불투명한 정유업종이나 조선업종은 보수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유업종은 당초 예상했던 유가 수준보다 연말 유가가 급락하면서 경영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 뚜렷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비용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조선업종의 새해 계획은 수익성 회복에 집중돼 있다. 수익성을 담보한 보수적인 수주를 하면서 시장점유율은 늘려야 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투자를 일단락한 철강업종도 공급 과잉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해 수익성 회복과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자·車 "공격 앞으로"…시장점유율 확대 목표 
전자업종과 자동차 업종은 2015년에도 공격적인 경영 목표를 세웠다. 가전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15년 가전업계에서 글로벌 1위를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두 회사는 모두 비슷한 시기에 경영 전략 회의를 갖고 내년도 사업 계획을 짰다. 

삼성전자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 △TV시장 연속 10년 1위 수성 등 내년 가전 글로벌 1등을 위한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LG전자도 스마트폰 경쟁력 회복을 비롯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퀀텀닷 TV를 통한 차세대 TV시장 선점, 세탁기 냉장고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 등 '2015년 가전시장 세계 1등'을 차지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새해 세우는 영업 목표치는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며 "삼성과 LG 모두 국내 본사 임원진을 비롯해 해외법인 및 사업담당 임원들이 모여 제품과 지역간의 필요한 전략과 제품 라인업을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는 자존심 회복을, LG전자는 경쟁력 강화를 노리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지난 3분기까지는 2억4270만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0여만대가 더 많은 숫자다. 올해말까지 3억3300만대, 내년엔 최소 3억5000만대를 팔아야 한다. 

LG전자는 올해 'G3'로 스마트폰 경쟁력을 어느 정도 회복한 만큼 새해엔 확보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물량을 늘리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스마트폰 화면을 키운 'G프로' 시리즈 판매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는 해외투자 확대와 함께 1000만대 시대를 준비하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연말 판매 목표치를 높여 잡으면서 사상 첫 800만대 시대를 열 전망이다. 새해엔 포스트 800만대 시대를 준비하면서 1000만대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 중 연간 판매량이 800만대를 돌파한 곳은 몇 안된다. 800만대 판매는 글로벌 선두업체 도약을 위한 기반을  잡았다는 의미. 글로벌 시장에서 연 8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업체는 GM 토요타 폭스바겐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 그룹에 가장 큰 위협요소는 환율이다. 북미 시장에서 원화강세와 엔저기조가 동시에 이뤄지면 일본차 업체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현대차는 경쟁력있는 신차를 연이어 내놓으면서 환율 리스크를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정유업 안갯속…조선업 몸조심, 철강 내실화

정유·조선·철강 등 올해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산업들은 새해 경영계획도 조심스럽다. 공격적인 목표보다 수익성 확보 등 안정적인 경영이 우선이다. 환율에 더해 유가가 불안해 진 탓에 경영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당초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경영 계획을 세우려 했다. 하지만 연말 들어 유가가 급락하면서 50달러 선까지 내려왔다. 더욱이 유가의 흐름이 워낙 급변해 사업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에 대해선 내부에서도 전망치를 정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렇게까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곤 누가 예상했겠느냐"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유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계획을 짜고 있지만, 사업 계획보단 원가절감을 주 목표로 세웠다. 유가 하락이란 대외 변수에 따라 경영 상황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비용 절감외에 뾰족한 수도 없다.

조선업계는 해양 플랜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적자 탓에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새해엔 공격적인 수주보다 보수적인 수주를 하며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  

2015년엔 수익성을 담보하면서 중국 일본 등과 경쟁도 벌여야 한다. 유가 하락에 환율 변화도 큰 변수다. 유가 하락에 따라 발주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해양플랜트 대신 해운업체를 상대로 한 탱커, 컨테이너선 등으로 영업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철강업종도 내년 경기회복세가 더딜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철강 공급 과잉 이슈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대규모 투자보다 실익을 따지는 보수적인 사업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는 솔루션 마케팅을 통해 신강종, 신기술을 확산하면서 내부적으론 원가절감에 집중할 방침이다. 신규 대규모 투자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현대제철도 대규모 증설 대신 기존 설비를 활용한 고부가 강종 개발에 힘쓸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흥국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과 환율 유가변동성 확대 등 대외 여건이 어느 해보다 불안하다"며 "새해 기업들은 어느때보다 경영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xp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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