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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해산] "당연" vs. "살인"…진보·보수 맞불 집회(종합)

진보 보수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양측 충돌은 없어
경찰, 헌재 주변 곳곳에 경찰력 1280여명 배치해 통제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양새롬 기자, 정재민 기자 | 2014-12-19 13:33 송고
헌법재판소에서 통합진보당의 해산과 진보당 소속 의원 5명의 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19일 서울 종로구 헌재 인근에서 열린 통진당 해산 반대 집회에서 당원들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4.12.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헌법재판소에서 통합진보당의 해산과 진보당 소속 의원 5명의 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19일 서울 종로구 헌재 인근에서 열린 통진당 해산 반대 집회에서 당원들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4.12.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해산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9일, 헌재 주변에서 대기하며 결과를 지켜보던 진보와 보수 양쪽은 서로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추운 날씨임에도 서울 종로구 현대사옥 건너편 인도에 앉아 대형스크린을 통해 헌재 선고 과정을 생중계로 지켜보던 통진당 관계자 및 지지자들은 해산 결정이 나자 곳곳에서 당혹스러워하며 한숨을 내뱉었다.

한 50대 여성 당원은 "헌법재판관이 헌법을 죽였고 이 나라에 더 이상 헌법은 없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당원 김모(22)씨는 "다른 정당도 폭력사태를 비롯해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통진당이 뭘 그리 잘못했냐"며 "헌재의 이번 판결은 끼어맞추기식이고 정당 죽이기"라고 항의했다.

일부 당원들은 자랑스러운 통진당 당원임을 외치는 구호를 했으며 서로를 끌어안으며 위로를 하기도 했다.
이들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낮 12시30분쯤 자리를 정리했으며 이날 오후 3시쯤 동작구 통진당 당사 앞에서 규탄·결의대회를 할 예정이다.

이정희 통진당 대표는 헌재 선고 후 오전 10시50분쯤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권이 대한민국을 독재국가로 전락시켰다"며 "말할 자유와 모일 자유를 송두리째 부정당할 암흑의 시간이 시작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통진당을) 해산시켰지만 저희 마음 속 키워 온 진보 정치의 꿈까지 해산시킬 수는 없다"며 "민주주의와 진보를 위한 열망은 짓누를수록 더 넓게 퍼져나간다는 역사의 법칙을 기억해달라"고 덧붙였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 근처에서 집회 중이던 대한민국재향경우회와 고엽제전우회,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통진당 해산 결정 소속이 전해지자 '대한민국 만세'와 '통진당 해산 환영' 등의 구호를 외치며 양 손에 들고 있던 작은 태극기를 크게 흔들었다.

민영기 자유민주수호연합 공동대표는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은 당연한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경제적 번영을 이끌어 온 보수세력만이 좌익종북세력으로부터 나라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구준회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 사무국장은 "헌재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구할 용단을 내린 것"이라며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두 팔 벌려 환영할 소식"이라고 말했다.

남북동행, 북한인권학생연대 등 청년단체들은 이날 오전 10시50분쯤 기자회견을 열고 "통진당 해산 결정은 국민에게 온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19일 오전 경찰들이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청구 선고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둘러싸고 있다. 2014.12.19/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19일 오전 경찰들이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청구 선고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둘러싸고 있다. 2014.12.19/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앞서 통진당 지도부와 당원 등 30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헌재 선고에 앞서 오전 9시10분쯤 서울 종로구 현대사옥 건너편에서 강제해산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병윤 원내대표는 "국정문란으로 혼탁한 현 정부가 (위기를) 타개하려고 통진당을 희생양 삼아 정국을 변화시키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며 "헌재가 국민의 뜻을 담은 판결을 내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호소했다.

통진당은 전날 비상체제를 선언하고 국회 농성 및 대국민호소 108배 행사와 촛불문화제를 여는 등 마지막 여론 분위기 조성에 힘을 기울였지만 헌재의 해산결정으로 이런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이날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헌재 근처 재동로터리 SK주유소 앞에서 릴레이 형식으로 통진당의 해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코리아여성연합,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탈북자 단체들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통진당을 해체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워달라"고 요구하며 탈북민 시국선언을 했다.

자유청년연합, 새마음포럼, 인터넷미디어워치 등의 보수단체들은 이날 오전 10시쯤 기자회견을 열고 "통진당은 호국선열들이 피땀으로 지켜온 대한민국을 사회주의 국가로 만들려는 반정부세력"이라며 "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하고 반국가적 활동을 하는 통진당을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찰은 진보·보수단체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헌재 근처 곳곳에 16개 중대 1280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했으나 양 진영간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헌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정부가 청구한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및 정당활동 정지 가처분신청 사건에 대해 재판관 8대1 의견으로 헌정사상 첫 정당해산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 5명 전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상실돼 비례대표로 당선된 2명(김재연·이석기 의원)과 투표로 선출된 지역구 의원 3명(김미희·오병윤·이상규 의원)이 모두 의원직을 잃게 됐다.


dhs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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