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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2년만 자회사 매각.. 산업은행發 M&A 큰 장 서나

대우조선 자회사 매각, 새주인 찾기 앞서 몸집줄이기 관측
부진한 업황이 난점...산은 금융자회사 패키지 매각 가능성도

(서울=뉴스1) 송기영 기자 | 2014-12-18 06:00 송고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News1 2014.05.26/뉴스1 © News1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News1 2014.05.26/뉴스1 © News1


대우조선해양이 자회사 매각에 착수하면서, 새 주인 찾기에 앞서 '몸집 줄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은 KDB산업은행이 지분 31%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내년 정책금융공사와 통합한 뒤 단계적으로 자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산업은행이 금융·비금융 자회사 매각에 들어가면 인수합병(M&A) 시장은 풍년을 맞는다. 다만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산업은행 자회사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 대우조선·건설 매각 우선순위… 업황 좋지 않아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 인수합병부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100% 자회사인 에프엘씨 매각에 착수한다. 에프엘씨는 2011년 호텔·레저사업부문을 맡던 자회사인 웰리브에서 골프장과 교육 사업을 분할해 설립됐다.

대우조선이 자회사 정리에 들어간 건 2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이 '새주인 찾기'에 나서기 전 자회사를 매각해 부채도 줄이고 몸집도 가볍게 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 대주주는 산업은행으로 지분 6021만7183주(31.5%)를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올 한해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3분기 연속 흑자를 시현했다. 또 2008년 한차례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점에서 매각 1순위로 꼽히고 있다. GS그룹이나 현대중공업 등이 대우조선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전히 조선업계 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 매각의 최대 걸림돌이다. 이는 곧 가격에 직결된다. 대우조선 시가총액은 17일 종가기준 36556억이다. 산업은행 보유 지분은 총액은 1조1332억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100% 얹는다고 해도 2조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앞서 2008년 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보유 지분 50.4%를 매각할 때 한화그룹이 경영권프리미엄을 포함 6조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했었다. 산업은행 보유 지분만 보면 4조원 가량의 가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6년여만에 가격이 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덩치도 크고 업황도 좋지 않아 마땅한 매수자가 당장은 없을 것"이라면서 "또 방산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 업체에 매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역시 비금융 계열사 중 매각 우선 순위로 꼽힌다. 그러나 건설업계가 불황인데다 쌍용건설과 극동건설이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어 당분간 매각 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 금융 계열사 매각은 어떻게 되나

KDB대우증권과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KDB생명 등 금융계열사도 매각 대상이다. 정부는 이미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통합을 결정하면서, 금융 계열사의 단계적 매각 방침을 밝혔다.

KDB생명(구 금호생명)의 경우 두번의 매각을 진행했으나 모두 무산됐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 금융 자회사를 모두 묶어 시장에 내놓는 '패키지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시장 수요가 있는 대우증권에 경쟁력이 약한 나머지 금융 자회사를 묶어 팔면 매각이 수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우리은행 자회사 패키지딜로 재미를 본 정부도 산업은행 금융 자회사 패키지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패키지딜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때 처음 시도를 해 성공한 방식"이라며 "산업은행 금융 자회사 매각에도 하나의 방법론으로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패지키딜을 해도 
KDB생명은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대주주가 산업은행, 국민연금, 코리안리 등이 참여하는 사모투자펀드(PEF)다. 따라서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자회사와 묶어 팔기에는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계에서는 대우증권과 자산운용을 묶어 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게 관계자는 "패키지딜을 할 경우 업종이 같은 증권과 자산운용을 묶어 팔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KDB자산운용의 규모가 크지 않아 대우증권과 묶어 매각해도 인수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증권업 사정도 녹록치 않다. 이미 현대증권이 매물로 나와 내년 1월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현대증권 매각이 마무리가 돼야 대우증권 매각도 검토할 수 있다. 또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자였던 KB금융지주도 당장 대우증권을 인수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 KB금융은 'KB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으로부터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은행도 경제 상황을 고려해 자회사 매각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매각을 서둘러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가격 문제"라며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을 때 손해를 보고 자회사를 매각하기 보단 최대한 수익을 낼 수 있을 때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rck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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