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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고문 실태 예상보다 심각…효과는 없었다"

美 CIA 고문실태 보고서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2014-12-10 07:39 송고
다이앤 파인스타인 미국 상원 정보위원장. © AFP=뉴스1
다이앤 파인스타인 미국 상원 정보위원장. © AFP=뉴스1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가 공개한 중앙정보국(CIA)의 고문 실태 보고서로 인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이 9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는 2001년 9.11테러 이후 CIA가 아시아, 유럽 등지의 기밀 시설에서 알카에다 포로들을 대상으로 자행한 고문 실태를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CIA의 고문 수준은 당초 의회에 보고했던 것보다 훨씬 잔혹한 것으로 드러나 해외에 있는 미국 공관 등을 겨냥한 공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CIA가 사용한 수사 기술이 알려진 것보다 잔혹하고 훨씬 심각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고 밝혔다. CIA는 그러나 수사의 효율성에 대해 의회와 백악관에 "부정확한" 내용을 보고했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CIA의 수사 기법은 "깊은 결함을 갖고 있었다"고 묘사했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이날 상원에서 "최소 119명의 포로가 CIA의 강압적 수사 기술의 대상이 됐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고문의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밝혔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일부 세력이 악한 행위나 폭력을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을 수도 있다"며 "우리가 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추악한 진실을 마주하려 하는 우리 의지와 법이 지배하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려는 헌신은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CIA가 자행한 고문이 "정확한 정보를 얻거나 포로들의 협조를 얻어내는데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었다"고 마무리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른바 '강화 수사법(enhanced interrogations)'을 사용한 39명의 포로 가운데 7명은 CIA 시설에 구금된 동안 어떤 정보도 내놓지 않았으며 일부는 이러한 강화된 수사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중요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CIA가 사용한 고문기술에는 수면박탈(sleep deprivation)이나 구타, 감금, 살해 위협 등이 포함됐으며 포로 중 3명은 물고문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적시된 일부 사례에서는 CIA가 포로들을 서있게 하는 등 최대 180시간까지 잠을 자지 못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수감자들이 "(고문을 피하기 위해) 가짜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보고서 발표와 관련, CIA의 행위가 비생산적이고 "미국이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상원 정보위원회의 보고서 발표에 해외 공관과 기지 등 전 세계에 있는 미국 시설과 미국인을 겨냥한 위협이 증가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돼 정보당국과 군이 경계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CIA를 비롯한 정보기관들은 비밀리에 직원들에게 국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력 사태를 주의하라는 공지를 내렸다. 국방부도 현장 지휘관들에게 해외 주둔 병력과 군시설을 보호할 수 있는 적합한 조치를 취할 것을 하달했다.


l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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