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SK그룹, 철저한 신상필벌…"하이닉스 빼고 CEO 싹 바꿔"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등 주력 계열사 CEO 한꺼번에 교체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4-12-09 14:32 송고
왼쪽부터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 박정호 SK C&C 사장 © News1 2014.12.09/뉴스1 


SK그룹이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한꺼번에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인사쇄신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CEO가 교체된 계열사는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등 4곳이다.
재계에선 당초 SK그룹의 인사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최태원 회장이 부재한 가운데 큰폭의 변화보다 안정을 택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다른 그룹 총수들과 달리 가장 오랜 기간 수감 생활을 하고 있어 조만간 대통령 특사로 사면될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부진을 타개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더 컸다.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 경기침체로 심각한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 SK텔레콤이나 SK플래닛 등 IT 계열사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하면 성장이 둔화된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SK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신상필벌'이라고 평가했다. 실적이 양호한 SK하이닉스에 대해선 사장을 유임하고 임원들도 대거 승진하는 '신상' 인사를 내렸다. 하지만 실적부진에 시달린 주력 계열사는 한꺼번에 사장을 교체하고 임원 승진폭도 최소화했다. 

◇SK그룹, 하이닉스 빼고 싹 바꿔
SK는 9일 관계사별 이사회와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SK는 이날 인사를 통해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 C&C 등 주력 관계사의 CEO를 모두 교체했다.

SK이노베이션 사장에 정철길 SK C&C 사장이, SK텔레콤 사장에는 장동현 SK플래닛 COO가, SK네트웍스에는 문종훈 수펙스추구협의회 통합사무국장이, 그리고 SK C&C 사장에는 같은 회사의 박정호 부문장이 각각 이동, 승진 보임됐다. SK에너지는 정철길 이노베이션 사장이 겸직한다. 다만 SK하이닉스는 박성욱 사장이 그대로 유임된다. 

사장단 인사는 실적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다. 실적부진 혹은 성장성이 정체된 기업에 대해선 인사 교체 카드를 꺼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4억8700만원에 불과했다. 2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바 있으며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3분기엔 석유개발 사업 선전 등으로 간신히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으나 원화약세에 따른 환차손 발생으로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냈다. 본업인 석유정제사업에서 잇따라 적자를 내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하고 있다. 

SK텔레콤 SK C&C 등 IT업종은 미래 먹거리 찾기가 비상이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르며 IT업종의 미래 성장성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매출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했고 시장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어려운 가운데 최대 실적을 내며 성과를 낸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 3조44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2조5900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이다.  

◇신임 CEO의 미션..."실적안정과 미래먹거리 찾아라"

신임 CEO들에게 맡겨진 임무는 실적을 안정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있다. 

김창근 의장은 "경영환경 악화와 경영공백 장기화를 돌파하기 위해 전략적 혁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이를 주도할 리더십 쇄신이 절실했다"고 이번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장기 공백을 주요 계열사 CEO들이 책임지도록 했다. 세대 교체를 통해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에너지∙화학 업계의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성장정체 위기를 돌파하고 혁신적인 ICT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임무가 맡겨졌다. 문종훈 SK네트웍스의 경영정상화를 마무리하고 사업모델 업그레이드를 이끌 전망이다. 박정호 SK C&C 사장은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 ICT를 통한 강력한 성장을 모색하게 된다. 

SK는 계열사 CEO들은 세대 교체를 단행했으나 그룹 전체를 조율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대해선 경륜 있는 인물들을 배치, 안정성을 확보키로 했다. 

그룹 경영을 조율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론 김창근 의장을 재신임했다. 전략위원장에는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글로벌성장위원장에는 유정준 SK E&S 사장, 윤리경영위원장에는 하성민 현 SK텔레콤 사장, 동반성장위원장에는 현 동반성장위원회 상임위원인 이문석 사장이 보임됐다. 통합사무국장에는 지동섭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이 보임됐다. 인재육성위원장(김창근 의장 겸임)과 커뮤니케이션위원장(김영태 사장)은 유임됐다.

SK는 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승진 30명, 신규선임 87명 등 총 117명의 승진인사도 단행했다. 이는 예년보다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대부분 관계사에서 임원 승진규모가 축소됐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 인사가 최태원 회장의 복귀를 기다리지 않고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이뤄졌다"며 "그만큼 SK그룹을 둘러싼 업황에 대한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xpert@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