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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경관 첫 공개 인터뷰…"같은 상황 닥치면 또 쐈을 것"

"손 올리지도 않았으며 헐크처럼 덤벼 들었다"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2014-11-26 11:56 송고
(출처=ABC) © 뉴스1
(출처=ABC) © 뉴스1


지난 8월 비무장 상태의 흑인 청소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사살해 퍼거슨 사태를 촉발시킨 대런 윌슨(28·사진) 경관은 25일(현지시간) 브라운이 머리 위로 손을 올리지 않았으며 같은 상황이 닥치면 또 총을 쐈을 것이라고 자신을 옹호했다.
이날 ABC방송에 출연한 윌슨은 진행자 조지 스테파노풀러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다르게 대처했을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했던 현장의 주민들은 브라운이 저항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손을 머리 위로 올렸음에도 윌슨이 총을 발사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윌슨의 이날 발언은 목격자들의 이 같은 진술과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다.

사건 이후 유급 휴직 처분을 받고 두문불출해왔던 윌슨 경관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윌슨은 인터뷰에서 "내 일을 제대로 했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이 없다"며 "잊혀지지 않을 기억은 아니다. 어떻게든 일어났을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날 공개된 사건 경위 보고서에서도 윌슨 경관은 브라운과 대치했던 당시 상황에 대해 "내 자신이 헐크 호건에 매달린 5살짜리 아이같이 느껴졌다"며 생명에 위협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키 195cm, 몸무게 95kg인 윌슨이 비슷한 키에 체중은 130kg에 이르는 자신보다 큰 체구의 브라운을 헐크 호건에 빗댄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 인종차별과 공권력 남용 문제를 촉발시킨 브라운 사건은 8월9일 주간근무를 시작한 윌슨 경관이 거리에서 담배를 들고 있는 브라운과 친구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마침 인근 상점에서 담배가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들어온 상태였다.

윌슨 경관은 보고서에서 운전석에 앉은 채로 브라운과 친구를 불러세웠지만 브라운이 욕을 하며 자신에게 달려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브라운이 두 차례 자신의 얼굴을 가격했으며 세 번째 주먹에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차안에 테이저건이 없던 관계로 곤봉이나 손전등으로 브라운을 저지하려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윌슨이 총을 꺼낸 것은 이때였다.

그는 소지하고 있던 총을 꺼내 "물러서지 않으면 쏘겠다"고 말했지만 브라운은 총을 꺾어 윌슨의 엉덩이 쪽으로 향하게 한 다음 "날 쏘기엔 넌 너무 겁쟁이"라고 말했다.

이에 윌슨은 한 발을 차 안에서 발사했으며 차량의 유리창이 깨졌다.

브라운은 총격 직후 물러섰다가 다시 윌슨을 공격했고 그가 또다시 총을 발사하자 뛰기 시작했다. 이때 윌슨 경관은 차에서 나와 브라운을 추격했고 브라운은 뛰던 중 갑자기 윌슨을 향해 돌아섰다.

윌슨 경관은 이어 브라운에게 바닥에 엎드리라고 명령했지만 브라운이 듣지 않았고 이에 뒤로 물러서며 수 차례 총격을 가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만약 나에게 다가오면 날 죽일 거란 걸 알았다"고 보고서에서 강조했다.

세인트루이스 대배심이 24일 윌슨 경관을 불기소 결정하면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퍼거슨은 물론 뉴욕, 시카고 등지에서 벌어지며 미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l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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