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16승 합작' 태극낭자, '코리아드림팀' 과시…LPGA 10개월 대장정 끝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14-11-24 09:01 송고 | 2014-11-24 14:50 최종수정
지난 6월 열린 LPGA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우승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 AFP=News1
지난 6월 열린 LPGA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우승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 AFP=News1

 
2014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24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마지막으로 10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마지막 대회에서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역전을 노리던 박인비는 최종합계 이븐파 288타로 공동 24위에 그쳐 아쉽게 역전에 실패했다. 박인비는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1위(3승)에 오른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9위에 오른 루이스는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부문 1위를 수성했다. 루이스는 다승왕까지 포함해 올시즌 3관왕의 영예를 누렸다.

일찌감치 최연소 신인왕을 확정지었던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한국명 고보경·캘러웨이)는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훌리에타 그라나다(파라과이),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와 함께 공동 1위를 이룬 뒤 연장 접전끝에 우승, 대미를 장식했다.

이 대회를 끝으로 2014년 LPGA투어 시즌은 종료됐다. 올해 치러진 33개의 대회 중 한국 선수들이 합작한 승수는 10승으로, 지난해와 같다. 미셸 위(25·한국명 위성미·나이키골프), 리디아 고, 크리스티나 김(30·한국명 김초롱) 등 재외교포들의 승수를 포함하면 절반에 가까운 16승이다.
지난 시즌에는 박인비가 홀로 6승을 챙기며 '원맨쇼'를 벌였다면 이번에는 박인비를 필두로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 김효주(19·롯데), 백규정(19·CJ오쇼핑), 허미정(25·코오롱), 이미향(21·볼빅) 등 무려 7명의 선수들이 합작한 승수였다.

2014년 한국 여자 골프는 '코리아드림팀'이라는 수식어를 연상케할 정도로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했다.

올 시즌 미국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한국선수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효주(19·롯데), 백규정(19·CJ오쇼핑),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 © News1 DB<br><br>
올 시즌 미국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한국선수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효주(19·롯데), 백규정(19·CJ오쇼핑),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 © News1 DB


◇후반기 맹위 떨친 '태극낭자 군단'

한국선수들은 시즌 초반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톱10'에 진입하는 선수들은 많았지만 우승이 없었다. 초반 14개 대회에서 한국선수들은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한국선수들의 저력은 중반 이후부터 발휘되었다. 시작은 역시 박인비였다. 박인비는 6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박인비는 이 우승으로 약 11개월만의 우승 갈증을 해소했고, 한국선수들도 덩달아 힘을 냈다.

후반기 첫 대회 마이어 클래식에서는 올 시즌 미국무대 데뷔시즌을 보낸 '루키' 이미림이 '여제' 박인비와 연장 승부 끝에 미국무대 첫 승을 거뒀다.

바로 다음주에 열린 메이저대회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은 박인비의 차지였다. 박인비는 브리타니 린시컴(미국)과의 연장 승부끝에 우승, 지난해에 이어 이 대회 2연패를 차지했다. 여기에 더해 캐내디언 퍼시픽 여자오픈에서는 유소연이 2년간의 무관을 씻고 우승하며 3주연속 한국인 우승의 업적을 이어갔다.

연승 행진은 끝났지만 한국선수들의 우승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9월에는 LPGA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초청선수 김효주가 '깜짝 우승'을 달성했고, 이어진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는 허미정이 5년만의 우승을 일궈냈다.

요코하마대회부터 시작된 '아시안투어' 최강자는 한국이었다. 10월 중국에서 열린 레인우드 클래식에서 이미림이 2승째를 챙겼고, 국내 유일의 LPGA대회인 하나외환 챔피언십은 KLPGA의 '슈퍼루키' 백규정이 트로피를 가져갔다.

11월 일본에서 벌어진 미즈노 클래식마저 데뷔 2년차의 신예 이미향이 접수하며 한국은 올해 7차례 열린 '아시안투어'에서 5승을 가져가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미향의 우승으로 한국은 2년 연속 '합작 10승'을 완성했다.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LPGA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AFP=News1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LPGA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AFP=News1 
◇'클래스' 입증해 보인 '골프여제' 박인비

'골프여제'는 역시나 달랐다. 박인비는 시즌 초반 다소 부침을 겪었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기량을 십분 발휘했다.

박인비는 올 시즌 최종 3승으로 마감했다. 마지막대회에서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부문 역전에 실패하며 2년 연속 3관왕은 무산됐지만, 후반기 박인비가 보여준 저력은 6승을 거둔 지난해 못지 않았다.

박인비는 6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 11개월간의 '무관' 행진을 끊었고, 이를 계기로 자신감을 되찾았다.

뛰어난 퍼팅감각에 특유의 '몰아치기'로 감을 잡은 박인비는 7월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거의 손에 쥐었지만, 마지막날 밀리면서 4위에 그쳤다.

하지만 박인비는 흔들리지 않았다. 박인비는 후반기 출전한 9개 대회 중 시즌 최종전을 제외한 8개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들었다.

시즌 중간 KLPGA투어 경기에도 출전했고, 결혼이라는 큰일까지 치르면서도 박인비의 집중력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지난 6월 루이스에게 빼앗겼던 세계랭킹 1위 자리도 22주만에 되찾으며 다시 '여제'의 자리에 복귀한 박인비. 올해도 LPGA투어의 '코리안 열풍'의 중심에는 박인비가 있었다.

2015시즌 나란히 LPGA투어 데뷔 시즌을 치르는 김효주(왼쪽)와 백규정.© News1
2015시즌 나란히 LPGA투어 데뷔 시즌을 치르는 김효주(왼쪽)와 백규정.© News1

◇김효주-백규정 등 가세…더 강해질 2015년

올 시즌 한국선수들이 합작한 10승 가운데 2승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소속 선수들이 달성한 것이었다. '10대 소녀' 김효주와 백규정이 그 주인공이었다.

지난해 KLPGA투어 신인상을 받았던 김효주는 올 시즌 국내무대에서 메이저 3승을 포함해 5승을 기록하며 다승, 상금왕, 대상포인트, 평균타수 등 주요 4관왕을 달성했다.

김효주는 지난 9월 '초청선수'로 참가한 LPGA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뒀다. 특히 1라운드 10언더파로 역대 메이저 한라운드 최소타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거침없는 모습을 보였다.

동갑내기 백규정도 이에 질세라 LPGA투어 우승컵을 차지했다. 올해 KLPGA투어 3승을 거둔 백규정은 10월 국내에서 열린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연장접전 끝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나란히 LPGA투어 풀시드권을 획득한 두 10대소녀는 내년 LPGA투어에 정식 데뷔, 신인왕을 놓고 치열한 승부를 벌인다.

그동안 KLPGA투어 선수들이 미국 대회에서 보여줬던 모습들, 그리고 김효주와 백규정이 올 시즌 발휘한 실력들을 감안한다면 내년 시즌 미국무대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여기에 2013년 다승, 상금, 대상포인트 3관왕 장하나(22·BC카드)도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미국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다. 2015년 미국무대는 올해보다 더욱 거센 '태극바람'이 불 것이 확실해 보인다.


starburyny@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