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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강자' 삼성전자, '밀크' 브랜드로 콘텐츠생태계 확대 나서

밀크 브랜드로 음악·비디오서비스 직접 나서…콘텐츠 성공 여부 관심

(서울=뉴스1) 맹하경 기자 | 2014-11-23 14:38 송고
삼성전자가 밀크뮤직에 이어 밀크비디오까지 '밀크' 브랜드를 통한 콘텐츠 서비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News1
삼성전자가 밀크뮤직에 이어 밀크비디오까지 '밀크' 브랜드를 통한 콘텐츠 서비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News1

삼성전자가 음악 서비스에 이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나서면서 '밀크' 브랜드를 활용한 콘텐츠 생태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는 삼성전자의 오랜 고민이었다. 경쟁사 애플은 음악 서비스 '아이튠즈'를 비롯해 자체 운영체제(iOS) 등 강력한 플랫폼으로 독자적인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해나가는 반면,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의 강자'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이에 삼성전자가 콘텐츠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그런 삼성전자가 콘텐츠 생태계 확장을 위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 첫번째가 '밀크뮤직'이다. 미국에 이어 지난 9월24일 국내 시장에서도 서비스를 실시했고, 약 2개월 만에 2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섰다. 밀크뮤직은 실시간 음악감상 서비스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는 무료로 음악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다. '1990년대 음악', '아이돌 가창력이 돋보이는 곡', '해외 힙합 인기곡 모음', 'SM 소속 가수 곡' 등 특정 주제로 선별된 음악들로 여러 채널들이 마련돼 있어 이중 원하는 채널을 골라 듣는 방식이다. 라디오와 유사하기 때문에 직접 노래를 고르지는 못하지만 총 220개의 방대한 장르가 갖춰져 있다. 제공되는 음악만 360만여곡이다.

밀크 뮤직을 통해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으로 고객 유입을 노리면서 동시에 콘텐츠를 늘려 고객 충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측은 밀크뮤직에 대해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면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밀크뮤직은 갤럭시 시리즈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용자에게만 무료로 제공된다"며 "고객 유입 효과를 더 높이기 위한 무료 부가서비스"라고 덧붙였다.

삼선전자의 밀크 브랜드화는 속도가 붙고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비디오'를 내놨다. 지난 20일 미국에서 출사표를 던진 밀크비디오는 사용자들이 흥미롭게 볼 만한 동영상들을 임의로 선별해 보여주는 서비스다. 보고 싶은 영상을 검색해 감상할 수 있도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구동 방식도 밀크뮤직과 유사하다. 뮤직비디오, 유머, 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의 영상들을 묶어 제공하고 사용자는 원하는 장르를 골라서 보면 된다. 맞춤형 동영상 제공 기능도 포함돼 사용자가 자주 검색하거나 보는 영상을 분석한 뒤 개개인에 다른 종류의 동영상을 추천해 준다. 이번 서비스를 위해 삼성전자는 미국 코미디 전문 사이트 '퍼니 오어 다이', 뮤직비디오 전문 사이트 '베보', 익스트림 스포츠 전문 채널 '레드불' 등과 제휴했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에 필적하는 콘텐츠 서비스로 키우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밀크비디오 출시 당시 존 플레전트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미국 부사장은 "고객들에게 최상의 경험을 주기 위해 음악과 코미디,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콘텐츠 제공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해외에서 전문 사이트들과 손잡고 음악에 이어 비디오까지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지만, 삼성전자만의 밀크 생태계로 키워나갈 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국내시장에서 넘어야 할 산들이 더 많다. 앞서 출시된 밀크뮤직의 경우 '저작권 분쟁'이 일어날 소지도 남아있고, 제공되는 음악들이 젊은층을 공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일부의 지적도 나온다. 밀크뮤직은 국내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음악저작권협회로부터 '음악은 공짜라는 인식이 퍼질 수 있다'는 반발에 직면했다. 결국 일부 서비스 유료화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밀크비디오도 저작권 문제로 국내 출시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동영상 콘텐츠 업체와의 제휴가 필요한데 아직까지 협의를 맺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삼성전자는 2012년 디지털 음원서비스 '뮤직허브'를 비롯, '비디오 허브', '리더스 허브', 게임 허브', '러닝 허브' 등 통합 멀티미디어 콘텐츠 스토어를 만든 바 있다. 아이튠즈, 아마존, 구글플레이 등에 대응하면서 콘텐츠 플랫폼 주도권을 가져오려던 시도였다. 하지만 지난 7~8월 뮤직 허브, 비디오 허브, 미디어 허브 등이 차례로 문을 닫았다. 콘텐츠 확보도 쉽지 않았으며 애플, 구글뿐 아니라 멜론, 벅스 등 기존 업체들의 입지가 워낙 확고해 넘어서기 쉽지 않았다.

이에 삼성전자는 외부의 경쟁력 있는 업체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확대를 시작했다. 밀크뮤직이 국내에서 음원 사이트 '소리바다'와 손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저작권 문제로 순탄치 않은 게 현실이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이미 국내에 서비스를 시작한 밀크뮤직의 경우 더 다양한 곡과 장르로 확대하려고 하고는 있지만 저작권 이슈가 워낙 민감하게 연결돼 있다"며 "보다 방대한 양으로 소비자 맞춤형 콘텐츠 서비스를 내놓기까지는 저작권을 비롯해 제휴업체 등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부문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곤 해 밀크뮤직, 밀크비디오 등 콘텐츠 강화 서비스를 속속들이 내놓고 있다"면서도 "애플과 구글은 iOS, 안드로이드 등 독자 운영체제를 보유하고 있어 이미 상당한 생태계를 조성해 뒀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막 서비스들을 내놓기 시작한 밀크가 이들에 대적할 만큼 삼성전자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hkma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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