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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엔지니어링 합병 무산…그룹재편 차질빚나?

지배구조 하단에 위치해 합병 무산에 따른 영향은 미미할 듯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4-11-19 12:02 송고
2014.09.01/뉴스1 © News1
2014.09.01/뉴스1 © News1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삼성그룹이 진행하던 일련의 사업구조 개편도 차질을 빚게 됐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부처 대규모 인수합병을 포함해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해 왔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무산은 이같은 개편 과정의 첫 실패로 기록될 전망이다. 
물론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무산이 그룹 지배구조 재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두 회사 모두 그룹 지배구조상 말단에 위치하고 있어 지배구조 이슈와 큰 관련이 없다. 다만 자금여력이 부족한 삼성엔지니어링과 비교적 자금 여유가 있는 삼성중공업간 합병을 통해 재무구조를 탄탄히 하고 사업시너지를 꾀하려던 계획이 어긋나게 됐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업부문간 협업을 늘리고 시장상황에 맞춰 부분별 혹은 전체 합병을 재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숨가쁘게 진행된 삼성그룹 사업재편 첫 차질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은 올해부터 급물살을 탔다. 대형 계열사 6곳에 대한 합병이 진행됐고, 주요 계열사간에 사업 양수도가 꾸준이 이어졌다.

2013년 9월 패션사업을 삼성에버랜드로 넘기기로 한 제일모직은 올해 삼성SDI로 흡수됐다. 제일모직에서 패션사업을 양도받은 삼성에버랜드는 급식 식자재사업을 삼성웰스토리로 물적분할하는 한편 건물관리사업은 에스원으로 넘겼다. 사업구조를 조정한 삼성에버랜드는 회사명도 제일모직으로 바꾸고 연내 상장을 목표로 현재 준비중이다. 패션사업을 에버랜드로 떼어낸 제일모직은 삼성SDI로 흡수됐다.
삼성SNS와 합병한 삼성SDS는 지난 14일 거래소에 상장했다. 최대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SDS 상장으로 3조원이 넘는 주식부자로 등극하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코닝에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을 팔았고, 삼성종합화학이 삼성석유화학을 합병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도 이 과정의 하나로 발표됐다.

지금까지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던 삼성의 사업 구조개편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무산으로 차질을 빚게 됐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당초 12월 1일 기준으로 합병하기로 했으나 국민연금 등의 반대에 부딪혀 합병 계약을 해제했다.

◇삼성중-엔지 합병 무산...지배구조 영향은 미미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은 당초 지배구조 이슈보다 사업간 시너지 차원에서 추진됐다. 때문에 두 회사의 합병이 무산돼도 지배구조를 재편하는 데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엔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이 있고 삼성생명이 주요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생명 산하에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이 포진해 있으면서 주요 제조업체 최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지분 17.61%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삼성생명이 3.38%, 삼성전기가 2.38%의 지분을 보유하고 나머지 계열사들이 1% 안팎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주주는 삼성SDI로 13.10%를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물산이 7.81%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직접 보유한 지분은 없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주요 기업의 최대주주 역할을 하는 것도 많지 않다. 두 회사 모두 지배구조 하단에 위치하고 있어 합병 무산에 따른 지배구조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부실해소에 사업시너지 불발 아쉬워..."협업 추진"

아쉬운 점은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 불발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은 부실을 해소하고 사업간 시너지를 위한 조치였다. 합병 무산에 따라 두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 및 시너지 효과는 미미해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손실 7086억원을 기록했다. 올들어 3분기 누적 순이익 642억원을 기록했으나 여전히 부진하다. 부채 총계는 3분기말 5조1803억원으로 2012년말 3조9800억원에 비해 1조원 이상 늘었다. 부채비율은 2012년말 235%에서 올 3분기말 544%로 크게 늘었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해양플랜트 부실에 따라 어려움을 겪었으나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6322억원, 올 3분기말 누적 순이익은 1059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가 더해질 경우 삼성엔지니어링의 부실을 덮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가 기대됐다.

무엇보다 두 회사의 사업 시너지 효과가 컸다. 삼성중공업이 주력하는 해양플랜트와 삼성엔지니어링의 육상 플랜트 건조 경험은 상호 보완되는 부분이 많다. 최근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용 자동화 장비를 엔지니어링 육상 플랜트에 적용해 큰 효과를 내기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플랜트 설계 기술도 삼성중공업에 도움이 된다. 육상플랜트와 해양 플랜트를 동시에 수주하는 일도 가능하다. 

삼성중공업와 삼성엔지니어링은 합병 무산 이후에도 사업간 협업을 꾸준히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두 회사간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협업은 지속될 예정이다"며 "향후 합병을 재추진할 지 여부는 시장 상황과 주주의견 등을 신중히 고려하여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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