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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때 "구체적 결혼계획 없다"고 답해야 현명?

여성노동자회·여성단체연합·여성민우회, 고용노동부 '워크넷' 성차별적 내용 규탄

(서울=뉴스1) 염지은 기자 | 2014-11-14 17:31 송고
© News1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고용정보 사이트 '워크넷'에 심각한 성차별적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드러나 여성 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여성노동자회·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민우회는 14일 '성차별적 면접 장려하는 고용노동부를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은 "고용노동부는 워크넷에서 당장 여성구직자 대상 면접요령을 삭제하고 워크넷 팝업창을 통해 여성구직자들에게 사과하고 면접과정에서 성차별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워크넷 사이트는 취업도우미-면접요령에 '여성지원자 연관 질문 및 모범답변'이라며 '커피나 복사 같은 잔심부름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결혼 후 아기가 태어나면 어떻게 하겠는가', '결혼은 언제 할 계획이냐', '결혼 후 남편이 사직을 강요하면 어떻게 하겠냐' 등의 질문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결혼 질문에 대해서는 '여성 사원의 결혼에 대한 견해는 기업에 따라서 각양각색이다. 육아 제도 등이 없을 경우, 결혼 후 퇴사를 전제로 하고 있는 회사도 있으므로 신중하게 답변해야 한다'고 도움말을 주고 있다. 이어 '구체적인 결혼계획이 없다'고 답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권장한다.  
단체들은 "여성구직자에게만 결혼계획이나 육아문제를 질문하는 것은 명백한 성차별이다"며 "면접에서 벌어지는 성차별을 감독하고 규제해야 할 고용노동부가 이런 질문에 모범 답변이라고 제시한 내용은 성차별을 인정하고 더욱 공고하게 만들고 있다"고 질타했다. 

성희롱 관련 질문과 답변도 지적됐다. 

워크넷은 '최근 성희롱 관련 재판도 많고, 지나치게 예민한 여성 사원에게 곤란을 당한 회사도 있다. 도량을 넓혀서 독자적인 견해를 말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하고 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는 남성과 여성은 무엇인가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에 대한 가벼운 말 정도라면 신경 쓰지 않겠고, 농담으로 잘 받아칠 정도의 여유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가 모범 답변이라고 제시했다. 

성명은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성희롱 사건이 지나치게 예민한 여성들에 의해 만들어지며, 성희롱 사건으로 회사가 곤란을 당하고 있다고 보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답변이다"며 "면접 과정부터 이같은 성차별적 질문을 받고 커피타기 같은 잔심부름을 강요당하며 결혼하거나 임신하면 퇴사해야 하는 불안한 여성노동자가 성희롱 피해를 당하게 되는 구조적인 문제를 외면한 결과"라고 비난했다.




senaj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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