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한중 FTA 타결…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경제 교류 활성화 가능성...장기적 관점에서 남북경제통합 단초 가능성도
대북 공조 등 정치적으로도 한·중 관계 밀접하게 유지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14-11-10 15:57 송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2014.11.10/뉴스1 © News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2014.11.10/뉴스1 © News1

한국과 중국이 10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함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에도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우선 장기적으로는 한중 FTA 체결은 경제적 측면에서 남북 간 경제교류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먼저 개성공단 생산 물품들의 판로 개척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중 양국이 이미 지난해 9월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한 바 있으며 이번 FTA를 계기로 이 같은 합의를 최종 확정지었다.

이미 우리와 FTA를 체결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개성공단 생산 제품을 역외가공품으로 규정해 한국산으로 인정하지 않아왔다.
이럴 경우 기본적으로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음은 물론 개성공단 생산 제품들도 사실상 북한 물자로 인정돼 북한 물자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한 미국의 2011년 행정명령 등에 가로막히는 부분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한중 FTA 체결을 계기로 개성공단 내 제품의 원산지 표기가 한국산으로 인정받게 될 경우 각 기업들은 중국 내 판로 개척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입장에서도 120여개 기업 진출 이후 성장세 둔화를 겪던 공단의 활성화 및 남북 경협 확대라는 부분에서 이번 FTA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 판로 개척에 성과가 있을 경우 향후 개성공단 뿐 아니라 북-중 접경지인 중국 단둥의 황금평 경제개발특구 등 다른 지역의 공단에도 우리 기업의 진출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또 중국 기업과의 합자 등의 형식을 통해 북한 내 타지역에 대한 간접투자 등의 방식의 폭도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러한 사안들은 남측의 5·24 대북제재 조치라는 작지 않은 산을 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한중 FTA로 인해 오히려 중국측에서 5·24 조치 해제에 대한 목소리가 이전보다 크게 제기될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이번 FTA가 남북 경제통합의 한 단초가 될 여지도 상당하다.

강문성 고려대 교수는 지난 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남북한 경제통합과 동북아 경제협력'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남북한 경제통합이 이뤄지고 한·중·일 FTA가 체결된다면 한국과 북한의 GDP 성장률이 각각 2.5%포인트와 6.8%포인트 늘어난다"고 분석한 바 있다.

강 교수가 남북한 경제통합의 방법으로 제시한 '10개년 계획'의 첫 3개년 계획에 관세 철폐와 투자 전면 자유화, 단계적 노동시장 개방 등이 언급된 것을 비추어보면 장기적으로 이번 FTA가 남북 경제통합에도 영향을 미칠 소지는 분명히 있다.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분야에서 미칠 영향도 주목할만하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한중 FTA 체결이 대북 공조에 있어서도 보다 긴밀한 관계를 끌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시진핑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지원키 위해 한-중이 같이 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겠다"며 "남북 대화와 협상 및 관계개선을 지지하며, 남북간 화해협력을 통한 평화통일을 지지한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발언 자체는 앞선 두차례의 정상회담에서의 언급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으나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FTA 타결을 북한 및 외교문제에 있어 우리 측의 지지를 얻기 위한 일종의 유인책으로 구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한국이 미국 쪽으로 더 가까이 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이 FTA카드를 썼다고도 볼 수 있다"며 "전략적인 틀에서 보게 된다면 중국은 한국을 보다 가깝게 끌어당기기 위한 한 방을 던진 것이다. 북한 문제 해결에서 한국 쪽의 입장을 많이 들어줄 수도 있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럴 경우 앞으로 남북 현안에 중국이 영향력을 넓히려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가능하다.




seojiba@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