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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인부터 고소까지…신해철의 마지막 하루

오전 발인식 정상 진행…화장 직전 상황 급변
시신 되돌아와…유해 없는 유골함 안치로 장례는 마무리
신해철 아내, 병원 고소…"업무상 과실치사 수사"

(서울=뉴스1) 오경묵 기자 | 2014-10-31 16:52 송고
31일 오전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생을 마감한 그룹 넥스트 故 신해철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 News1
31일 오전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생을 마감한 그룹 넥스트 故 신해철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 News1

3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영결식장. 1988년 대학가요제에 무한궤도라는 그룹이름으로 출전, '그대에게'라는 곡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가수 신해철이 이승에서 맞는 마지막 날이었다.


오전 8시. 신해철의 발인 미사가 시작됐다. 사회는 동료 뮤지션 남궁연이 맡았다. 170석 규모의 영결식장이 가득찼고, 영결식장 밖에 모인 100여명의 팬들은 '마왕'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이별의 슬픔에 잠긴 팬들은 간혹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신해철과 6촌 관계인 서태지는 추도문을 낭독했다. 서태지는 "생전 그에게 고마운 점이 정말 많다"며 "아직까지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해주지 못했다. 앞으로 많은 분들이 그의 아름다운 음악을 계속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발인 미사를 진행한 신부는 "우리가 고인을 기억하고 추억을 잊지 않는 한 언제나 우리 마음속에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짧은 발인미사가 끝난 직후인 오전 8시 40분. 신해철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가수 윤도현이 위패를 들고, 운구는 고인이 이끌던 밴드 '넥스트'의 멤버들이 맡았다. 서태지-이은성 부부와 이승철, 싸이, 윤종신, 타블로 등 지인과 팬들이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고인의 부인 윤원희씨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오열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오전 8시46분쯤 운구차가 출발하자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차량이 장례식장을 떠난 이후에도 팬들은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했다. 보라색 리본을 가슴에 단 고인의 팬클럽 회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눈물을 쏟는 이들을 위로했다.


'마왕'은 그렇게 세상과 작별하는 듯 했다. 그러나 화장 직전 상황이 급변했다.


신해철의 발인식에 참석했던 연예계 인사들은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승철은 이 자리에서 "고인의 시신을 화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인을 정확히 밝히기 위해 유족들에게 부검을 요청했고, 유족들이 심사숙고 끝에 이를 받아들였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윤종신은 "시신을 화장하게 되면 의문사로 남게될 것"이라며 "의료사고인지 아닌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죽음의 원인을 둘러싼 논쟁은 신해철의 장례기간 내내 있어왔다. 신해철이 장협착수술을 받았던 S병원의 과실로 인해 사망했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왔다.


록그룹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너를 떠나보내다니 믿을 수가 없다. 복수해줄게"라고 했다. 신대철은 신해철이 죽음과 사투를 벌이던 25일에도 "병원의 과실이 명백하다"고 썼다.


화장이 중단되고, 신해철의 시신은 빈소가 차려졌던 서울아산병원으로 돌아왔다.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 측은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해 임시로 옮겼다"며 "부검 절차를 밟기 위한 준비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례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돼 유해 없이 유골함만 안치됐다.


유가족 대표인 김형열씨는 장례일정이 끝나고 난 뒤 "S병원으로부터 의료기록 일부를 전달받았다"며 "경황이 없어 검토를 하지 못했다. 의료기록이 빠지지 않고 제대로 돼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해철의 부인 윤원희씨는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윤씨는 서울 송파경찰서에 제출한 짧막한 고소장을 통해 "수술 후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병원의 업무상 과실치사 가능성이 있으니 수사해달라"고 밝혔다. 유족들은 전날 소속사를 통해 "S병원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신해철의 시신에 대해 부검을 의뢰했다. 또 신해철 소속사 관계자를 고소 대리인 자격으로 조사했다.


경찰은 이후 S병원 관계자들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윤원희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병원이 남편의 동의도 받지 않고 수술을 진행했다고 한다"며 "수술 후 통증을 호소하는데도 그에 맞는 후속조치가 적절하게 취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남편은 수술 직후 계속 배가 아프다고 했다"며 "너무 아프다고 했고, 위를 접었으면 다시 펴는 수술을 해달라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병원 측은 "신해철에게 동의를 구하고 장 유착 박리술만을 진행했다"며 "수술 이후 통증을 호소했을 때도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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