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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보다 서울 가까운 기흥역세권, 개발 부진 이유는?

'민간개발→환지방식개발'…6개 블록 소유자 변경 등으로 사업 지체
"입지 등 사업성 여전"…대규모 오피스텔 공급시 성공 여부 미지수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2014-10-31 06:30 송고
용인시 기흥구 기흥역에 위치한 기흥역세권 개발지구 부지 모습 © News1 김영진 기자
용인시 기흥구 기흥역에 위치한 기흥역세권 개발지구 부지 모습 © News1 김영진 기자

양재 IC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판교와 분당가구거리를 지나 15분 정도 달리다보면 중층 아파트만 띄엄띄엄 들어선 주택가가 보인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구갈동 일대다. 경부고속도로와 가까워 우수한 교통 입지를 자랑하지만 남쪽으로 약 8㎞ 정도 떨어진 동탄신도시 일대보다도 한산하다.

특히 분당선·용인경전철(에버라인) 환승역인 기흥역 일대 구갈동 지역은 그 입지 조건이 무색할 정도로 한적한 미개발 지역이다.

'구갈역세권'이라고도 불리는 기흥역 일대는 지난 2004년부터 개발이 추진되던 지역이다. 토지주가 여럿인 데다 민영개발이 추진됐기 때문에 여타 수도권 개발 지역과는 달리 개발 속도가 부진했다. 기반시설 조성과 사업 계획 수립 등이 원할하지 못했던 것이다.

더욱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러온 부동산 경기 침체 시기가 사업 구상 시기와 맞물리면서 사업성이 하락했다. 사업 주체들은 토지매입자 및 사업시행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재정 부담을 떠않았고 소유권자가 변경되는 등 부침을 겪었다.

◇민영개발 한계…공영 전환 후에도 환지방식 채택으로 매입 속도 저하
2004년 당시 푸르메주택은 태평양 공장과 녹십자 공장 등으로 이뤄져있던 해당 구역의 토지 70% 정도를 사들이며 사업 추진했다. 하지만 사업 장기화 등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했고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보증을 섰던 시공사 대성산업이 대위 변제를 통해 4300억원 규모 부지를 인수했다.

녹십자그룹 역시 자회사를 설립하고 다시 합병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녹십자그룹은 2005년 기흥역세권 개발사업을 위해 '그린피앤디'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지배주주일가와 세원개발, 녹십자이엠 등이 출자에 나서고 녹십자홀딩스의 지급보증과 담보 제공 등 전방위적 지원이 있었다. 하지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재정 악화에 시달리던 그린피앤디는 녹십자홀딩스에 다시 흡수 합병되기에 이른다.

이러한 사업 침체는 2010년 용인시가 일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 공영개발을 추진한 이후에도 계속됐다. 용인도시공사가 재정 부담이 많은 사용수용방식 대신 환지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용인도시공사는 재정난이 심해 토지 매입 비용 등의 문제로 환지 방식을 개발을 추진했다"면서 "토지용도 변경 등 사업성과 관련해 공사측과 사업자 측의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체비지 계약도 이뤄지지 않는 등 2년 넘게 사업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현재 토지 대부분 매각 완료…사업 본격화 코앞

기흥역세권 개발사업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2013년 3월 가구 계획이 3800가구에서 5100가구로 변경되는 등 사업성이 개선되면서부터다.

현재 기흥역세권 6개 구역 가운데 개발이 진행중인 곳은 △1블록(자광건설) △2블록 (AM플러스) △3-1블록(녹십자홀딩스) △4블록(신영) 등 4곳에 달한다. △대성산업(3-2블록)은 이달 중 매각 계약 완료를 앞두고 있으며 체비지인 3-3블록은 이 달 초 대성산업과 녹십자홀딩스에 각각 70%, 30%씩 매각됐다.

본격적인 개발의 첫 삽을 뜬 것은 자광건설이다. 자광건설은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기흥역 롯데캐슬 레이시티' 지하 4층~지상 38층 3개동으로 △84㎡ 아파트 260가구와 △22~26㎡ 소형오피스텔 403실을 9월 분양했다. 260가구 아파트는 현재 90% 가량 계약이 완료된 상태다.

다른 블록들도 관련 사업이 구체화되고 있다. 

신영은 지난 8월 대성산업에 매입한 4블록에 주상복합 건립을 추진한다. 신영 관계자는 "내년 1~2월 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탁월한 교통입지를 자랑하는 지역인 만큼 순조롭게 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2블록을 소유한 AM플러스는 내년 초쯤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흥역 인근 AK플라자의 입점도 거의 확정적이다. 2블록은 본래 대성산업의 소유였으나 지난 6월 AM플러스자산개발에 1190억원에 매각했다. 

녹십자홀딩스는 현재 포스코건설과 함께 3-1블록에 판상형 주상복합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성산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형 건설사업을 직접 추진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세우고 부지 매각을 추진한다. 지난 6월과 8월 2블록과 4블록을 매각한데 이어 3-2블록 매각을 이달 내 완료할 예정이다.

◇입지 등 사업성 기대감↑…오피스텔 수용 여부는 '미지수'

용인시 기흥구 기흥역에 위치한 기흥역세권 개발지구 부지 모습.  © News1 김영진 기자
용인시 기흥구 기흥역에 위치한 기흥역세권 개발지구 부지 모습.  © News1 김영진 기자

기흥역세권을 개발 중인 업계 관계자들은 일대 개발의 원인은 매각 작업이 순조롭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면서 교통입지 등 특장점이 유효한 만큼 앞으로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리라고 기대했다. 또 GTX가 개통될 경우 강남까지 10분대 생활권으로 묶이게 되는 만큼 서울과의 거리는 그만큼 좁아진다는 설명했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일대 개발이 본격화 된 것은 가구 계획 등 청사진이 확정된 2013년부터라고 봐야 한다"며 "1년 반만에 분양이 시작되는 등 사업이 구체화됐다는 것은 그만큼 사업성도 우수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 개발이 부진했던 까닭은 매각 작업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기 때문"이라며 "매각작업이 거의 완료된 만큼 앞으로는 더욱 속도가 붙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흥역세권 6개 구역 모두 상업용부지라는 점에서 각 업체가 분양을 계획 중인 오피스텔 물량을 시장이 모두 수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는다. 6개 부지 모두에 오피스텔이 들어설 경우 과잉공급이 이뤄지면서 부진을 면치 못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기흥역세권 분양의 두 번째 주자가 될 것으로 보이는 신영은 이 일대에 주상복합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녹십자홀딩스·포스코 건설 등 다른 사업자들도 오피스텔을 포함한 주상복합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분양한 롯데캐슬 레이시티오피스텔 403실의 경우 계약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한 업계관계자는 "역세권 단지인 만큼 일대 개발이 완료되고 GTX가 개통되면 인근 대학교들의 배후수요를 떠앉을 수 있다"며 "주거형 오피스텔을 분양하면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dos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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