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서경덕 교수 "뉴욕 타임스퀘어에 대한민국 광고판 만든다"

5년 프로젝트…"올해 말 목표, 늦어도 내년까지 24시간 광고"
최종 꿈? "외국 현지 술집서 아리랑 노래 맞춰 다함께 춤추는 것"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2014-10-29 08:56 송고 | 2014-10-29 11:52 최종수정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지난 27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연구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4.10.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지난 27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연구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4.10.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전세계인이 모이는 뉴욕 타임스퀘어에 대한민국 전용 광고판을 꼭 만들 거예요. 24시간 불 켜진 광고판을 통해 독도와 동해, 김치, 아리랑 등 우리 문화와 역사가 담긴 광고를 외국인들에게 보여줄 생각을 하니 가슴이 뜁니다."

'한국홍보전문가'로 통하는 서경덕(40)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거침이 없다. 자신의 목표를 말하며 주먹을 쥐었다 폈다 했다.
미국의 중심부에 광고판을 세우는 건 무모한 도전 같아도 목표에 대한 집념이 강한 그의 성격상 불가능은 아니다.

서 교수는 지난 26일 안중근 의사 105주년에 맞춰 가수 윤종신씨와 6개월간 홍보 동영상을 만들었다. 

지난해 설립된 국내 첫 독도 전문교육기관 '독도학교'의 교장을 맡고 있는 서 교수는 지난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미국 뉴욕에 '독도학교' 첫 해외분교를 설립했다.
학교 강의에 각종 프로젝트로 바쁜 서 교수를 <뉴스1>이 지난 27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수정캠퍼스 연구실에서 만났다.

서 교수 책상 위의 지구본은 늘 눈길이 잘 닿도록 한반도 부분이 정면을 향하고 있다. 벽에는 '대한민국' 글자와 색칠된 태극기 액자가 걸려 있다. 늘 한국 홍보를 머릿 속에 담겠다는 의지다.

서 교수는 지난 2011년부터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국가단위 세계 최초로 전용 광고판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거대한 프로젝트라서 꾸준히 기업과 정부, 개인 등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다.

이미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여덟 차례나 광고를 내며 노출 횟수와 시간, 반복도 등에 따라 비용 차이가 크다는 걸 경험했다. 때문에 처음에 큰 돈이 들어가도 길게 보면 전용 광고판 설치가 더 큰 이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여태까지 따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원래 5년을 잡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올해 크리스마스나 연말 설치가 목표지만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서 교수는 "설치 및 운영 비용을 따졌을 때 12~13개 정도 기업 후원이 필요한데 현재 절반을 확보했다"며 "올해 안 되면 당초 목표였던 2015년까지는 반드시 완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러한 자신감의 배경에는 주변에서 돕는 사람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가수 김장훈은 독도와 동해, 일본군 위안부 등 문제를 알리기 위한 광고 캠페인 등에 30여억원을 후원했다. 배우 이영애와 MBC 무한도전팀, 방송인 이지애·손미나, 가수 윤종신 등이 재능기부를 통해 도왔다.

서 교수는 "돈벌이로 해외 홍보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는 순수성을 봐주신 것 같다"며 "유명인사들과도 함께 하다보니 자연스레 국내에도 알려져 국민들도 우리나라에 대해 더 알게 돼 일석이조"라고 말하며 특유의 서글서글한 웃음을 보였다.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지난 27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연구실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향후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14.10.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지난 27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연구실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향후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14.10.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 교수는 이와 별개로 다음달 7일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인 10'이라는 책을 출간한다. 주제는 그동안 집중해 온 '문화'와 '역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영웅'이다. 지난해 이맘때쯤 낸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에 이은 후속편이다.

그동안 50여개국 300여개 도시를 다니면서 의문을 품은 건 '인도하면 간디', '남아프리카공화국하면 만델라' 등을 떠올리는데 대한민국하면 떠오르는 영웅이 없다는 아쉬움이었다.

한국과 한글을 알리려면 한글 자체보다는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의 뒷 이야기가 더 관심을 끌 것으로 보고 10명의 작가에게 역사적 사실을 인물 중심으로 최대한 재미있게 쓸 것을 주문했다.

이번에는 안중근 의사와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백남준 작가 등 10명의 남성 이야기를 담았지만 다음에는 여성 영웅 10명을 소개할 계획이다.

시리즈 광고를 모아서 아트북을 만들고 전세계 유명 도서관에 하나씩 배치하는 것도 희망사항이다.

서 교수는 지난 2005년 미국 뉴욕타임스에 독도 광고를 냈을 때를 가장 힘들었지만 뿌듯했던 순간으로 꼽았다. 한국을 잘 알지 못하는 이방인들에게 자신의 취지를 설명하기 위해 수차례 뉴욕을 방문했고 5개월간 줄다리기를 했다.

아시아인 혼자 국가현안으로 광고하겠다는 건 뉴욕타임스 창간 이후 처음이었다. 내 돈 내고 광고하는 건데도 심의과정은 까다로웠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받았지만 진정성이 통해 결국 광고를 냈다.

일부는 서 교수의 홍보활동을 두고 지나친 돈 낭비라고 지적한다. 문화가 다른 외국인에게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느냐고 불만을 제기하지만 서 교수의 생각은 다르다.

"지금까지 50여편의 광고를 내면서 일회성으로 끝내겠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꾸준히 하는 게 안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죠. 처음엔 계란으로 바위치기였지만 조금씩 일어나는 변화를 통해 가능성을 봅니다."

서 교수는 해외 홍보에 앞서 외국인을 상대로 사전테스트를 거쳐 해당 광고에 대한 의견을 듣는다. 이후 피드백 과정을 거쳐 최종 결과물을 내놓기 때문에 '무작정 홍보'는 아니다.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허름한 술집에서 현지인들이 아리랑 테크노 버전에 맞춰 흥겹게 춤출 수 있게 하고 싶어요. 그들이 데낄라 한 잔 하며 한국 문화와 역사를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게 최종 꿈입니다."

어릴적 누구나 접하게 되는 알파벳송이나 안데르센동화처럼 아리랑 같은 음악, 민화가 그려져 있는 전래동화 등도 얼마든지 외국 아이들의 감성을 파고들 수 있다고 보고 앞으로는 이런 방향에 좀 더 무게를 둘 계획이다.

지금까지 한국 문화 알리기에 주력했던 게 '시즌1'이었다면 세계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시즌2' 홍보는 앞으로 서 교수가 꿈꾸는 큰 그림이다.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지난 27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연구실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4.10.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지난 27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연구실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4.10.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dhspeople@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