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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낮은 관심 속 ‘아름다운축제’로 마무리

(인천=뉴스1) 주영민 기자 | 2014-10-26 14:44 송고
24일 오후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4일 오후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화려한 불꽃이 터지고 있다.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제공) 2014.10.24/뉴스 © News1 포토공용 기자


제11회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가 24일 폐회식을 끝으로 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Impossible Drives Us(불가능이 우리를 이끈다)'를 주제로 열렸던 이번 대회는 인천AG에 비해 낮은 관심과 참여, 방송사들의 중계 외면, 다소 생소한 경기들이었음에도 '아름다운 축제'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AG 창설 이후 역대 최대 규모

    

2002년 부산 아시아‧태평양장애인경기대회에 이어 12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열린 인천장애인AG에는 총 41개국, 6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2010 광저우대회보다 참가 선수가 152명이 더 많다.

    

장애인AG 조직위는 'Passion of Asia 2014' 프로그램 운영으로 스포츠 약소국가 8개국에게 체재비, 항공료 등 1억3200만원을 지원, 비회원국인 방글라데시를 제외한 회원국 전원이 참가할 수 있게 했다.

    

장애인AG 사상 최초로 북한 선수단도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북한은 육상 1명, 양궁 1명, 탁구 4명, 수영 3명 등 총 4개 종목 9명의 선수, 24명의 임원 등 총 33명이 참가했다.

    

북한은 장애인AG 참가 사상 최초로 수영의 심승혁 선수가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선수들과 조력자가 주인공 된 개·폐회식 '호평'

    

장애인AG 개‧폐회식은 인천AG 개·폐회식의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예산으로 열렸지만 ‘장애인 선수들을 축제의 장으로 끌어 들여 대회를 즐기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류 축제'라는 많은 비판을 받았던 인천AG 개회식과는 확연히 다른 평가다.

    

개회식에서는 통상 뒤늦게 입장했던 선수단 입장 순서를 1부로 당겨 선수들이 관람객들과 같이 개회식을 즐길 수 있게 한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종 성화 점화자인 2009년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3관왕인 수영 신동 김세진 군과 생후 5개월 때 김군을 입양해 세계적인 선수로 키운 어머니 양정숙씨가 점화대로 올라가는 모습은 전 아시아인의 감동을 자아냈다.

    

개회식이 선수들과 이들 뒤에서 같이 땀과 눈물을 흘린 조력자들이 주인공이었다면 폐회식은 전통 문화예술로 한국의 이미지를 알리는 '한국식 뒷풀이'로 진행됐다.

    

폐회식 때도 선수들이 등장 순서를 당겨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아시아'라는 메시지를 부각시켰다.

    

개·폐회식 무대 연출을 맡았던 박칼린 총감독은 "개·폐회식에서는 수많은 패럴림픽의 역사 속에서 한번쯤은 선수뿐만이 아닌 그들의 숨은 '조력자'들도 함께 즐기는 축제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며 "대회의 주인공인 선수들이 무대 뒤에서 오랜 시간동안 기다리는 것이 아닌 우리의 '스토리'를 함께 즐기고 느꼈으면 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폐회식에서는 너무 많은 메시지를 담으려 하지 않고 한국의 잔치를 벌여주자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한국적인 것, 힘찬 것 등을 위주로 구성했으며 불가능을 극복한 모든 사람들의 삶을 축하하는 무대를 중심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세계 신기록이 쏟아져…안전은 ‘기본’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신기록은 112개, 세계 신기록 23개 등 총 125개의 신기록이 쏟아졌다.

    

육상에서는 아시아 신기록 27개, 세계신기록 6개가, 수영에서 아시아신기록 45개, 세계신기록 1개가, 싸이클에서 아시아 신기록 3개가, 역도에서 아시아신기록 23개 세계신기록 7개가, 사격에서 아시아 신기록 14개, 세계신기록 7개가 나왔다.

    

이번 대회에서는 1:1 맞춤형 대피 도우미 운영 체제와 55개의 병원과 연계한 현장 구급체계 마련했다.

    

경찰·소방 인력 2510명, 보안요원 706명 등 총 3216명의 요원이 안전을 책임졌다.

    

숙소에는 동남아권 선수들을 위해 난방시설을 설치하고 참가 선수들 전원에게 기능성 발열내의 5000벌도 제공됐다.

    

화장실 이동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자동문과 경사로 등을 설치했으며 12개 신설 경기장 모두 BF(Barrier Free,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인증을 받았다.

    

수송에서는 승용차 228대, 승합차 96대, 대형버스 122대, 특장버스 137대, 특장웨건 71대 등 총 654대의 차량을 동원해 이동 편의를 도왔다.

    

◇친절한 자원봉사자와 인천시민들

    

인천시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친절했다.

    

총 3494명의 자원봉사자가 통역, 교통, 의무, 안전 등  8개 분야에서 선수와 임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 했다.

    

시민 1만5000여명, 청년 200여 명으로 구성된 '시민서포터즈'는 소외 국가를 위해 응원 활동을 펼쳤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등 3개 단체 1000여명은 경기장 곳곳을 돌며 북한선수단을 열렬히 응원했다.

    

인천지역 74곳의 단체가 주축이 된 남북공동응원단도 매 경기마다 5~60명씩 모여 남북 화해와 교류협력 증진을 위해 북측을 응원했다.

    

인천시 여성단체협의회에서는 23곳의 경기장을 찾아 선수와 임원 및 자원봉사자들에게 한국의 전통 떡을 나눠주기도 했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장애복지관 등 각종 복지시설과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장애인들에게 개·폐회식 입장권과 휠체어럭비, 론볼 등 경기용 기구 구입을 지원했다.

    

경기장 밖에서는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에서 휠체어농구, 론볼, 보치아 등의 '장애 종목 체험관'을 운영했고, 사랑의 음악회, 서도소리 배뱅이 굿, 한빛예술단 공연 등 총 22개의 공연을 펼쳤다.

    

선수촌에서도 아시아인을 위한 웰컴인데이, 다문화국가 페스티벌, 한국의 다도체험 등 다양한 문화공연이 열렸다.

    

◇잦은 경기 일정 변경·늑장 공지 등 숙제로 남아

    

장애인경기 특성 상 당일 출전 명단이 나오기 때문에 경기 시간이 변경되는 일은 예사지만, 이를 뒤늦게 공지해줘 ‘안그래도 적은 관람객 수를 더 줄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22일 오후 4시로 공지돼 있던 휠체어농구 준결승 경기는 실제 오후 2시에 열려 관람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

    

육상 등 경기 전 등급 판정을 하는 종목들은 경기시간이 뒤죽박죽이었으며 휠체어댄스스포츠가 열리는 강화체육관이 안양 호계체육관으로 오기된 일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러 종목에서 종목담당관들이 경기 전반의 사항을 조율하면서 일정이 바뀌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를 신속하게 공지해야 할 홈페이지는 경기가 다 끝나고 반영하는 일이 많아 원성을 샀으며 현장 안내도 부족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반면, 장애인스포츠의 특성 상 기업의 후원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관심 부족으로 차질을 빚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 등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 했다.

    

장애인들의 경기는 한 경기, 매 순간이 감동의 연속이며 교육적인 효과가 뛰어났다. 교육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경기 관람들 유도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저예산의 한계를 극복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하지만 일정 변경에 따른 신속한 대처와 안내로 적은 관람객 수는 앞으로 열릴 장애인스포츠대회의 숙제로 남았다.

    

    

    




jjuju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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