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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진해운 김한식 "유병언이 회사 주인…난 월급사장"(종합)

[세월호참사] 광주지법 제17회 공판기일

(광주=뉴스1) 김호 기자 | 2014-10-24 16:32 송고
세월호 과적과 부실고박 등으로 침몰사고 원인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청해진해운 김한식(71) 대표는 24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청해진해운 주인이다"고 말했다.

광주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이날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김 대표와 청해진해운 임직원들 등 11명에 대한 제17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피고인신문에서 "청해진해운의 주요 경영사항을 유 전 회장에게 재가받아 처리했다. 유 전 회장이 회사를 실질적으로 경영하는 회장이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에서도 "유 전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경영에 관여하고 급여 등 많은 부분을 가져가서 실질적 경영자고 나는 월급사장이다"고 진술한 사실이 이날 재판을 통해 확인됐다. 김 대표는 법정에서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김 대표는 유 전 회장이 사원번호 '1번'과 '회장' 직책을 갖고 있는 점, 매달 1000만원이 유 전 회장에게 월급으로 지급된 점, 세월호에  유 전 회장을 위한 VIP룸이 있는 점, 자신 등 회사 임원들이 실제로는 자기 소유가 아닌 차명주식을 보유한 점 등도 인정했다.
세월호 도입 경위에 대해 "다른 회사에서 인천~제주 노선에 배를 투입하려고 했다. "(유 전 회장의 고교 동창인) 박 상무 등이 (이를 보고하고) 일본에 가서 세월호를 알아보고 온 뒤 유 전 회장에게 보고하고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내부에 마련된 유 전 회장의 사진 전시실과 관련해 "모래알디자인(유병언 장녀 유섬나 대표)이 맡아서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전시는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사진 전시실 등을 설치하는 증개축 공사를 하면 세월호의 무게중심이 올라가고 좌우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었지만 유 전 회장의 측근인 박 상무가 (허락을 받아) 일임했다고 했다.

자신은 세월호의 평형수 및 화물 과적 문제, 증개축 후 화물적재량 감소 문제, 구조적 문제 등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못했다며 '모르쇠' 태도를 보였다.

회사 선박 매각 추진과 관련해서는 "유 전 회장에게 선박 매각과 관련해 보고했더니 오하마나호와 세월호 선령을 물어왔다. 선령이 25년으로 세월호보다 5년 더 된 오하마나호 매각을 지시했다. (세월호 매각 추진 내용이 담긴) 구조조정안은 가져갔지만 가방에서 꺼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변호인 신문에서도 "유 전 회장이 회사의 주인, 오너다. 인사권을 갖고 있다. 유 전 회장은 전문가는 아니지만 선박에 대해서도 잘 안다"고 했다. 사고 직후 떠올린 사고원인은 "운전(조타) 실수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구원파 신도인지에 대해 묻는 변호인의 신문에는 "구원파요?"라고 되묻고 "우린 구원파라고 하지 않는다. 나는 기독교복음침례회 교인이다"고 말하는 등 다소 예민한 반응이었다. 전날 공판에서 청해진해운 상무 김모(63)씨는 "구원파 신도들인 회사 간부들 사이에서 난 외인, 이방인이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사는 김 대표가 지난해 11월 세월호 화물 파손 사고 및 구조조정안, 올해 1월 제주에서의 지연출항 등을 보고받고도 과적, 부실고박, 선박구조 개선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아 4월 16일 침몰사고 원인을 제공하고도 어떻게든 자신의 책임을 줄이려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사고 다음날인 4월 17일 자신의 계좌에서 9000만원을 인출한 사실도 추궁했다. 김 대표는 "아들 내외 가족이 미국을 가려고 예정돼 있어서 준 것이다"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아들은 4월 20일 무렵 출국했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김 대표에 앞서 해무팀 이사 안모(60)씨는 피고인신문에서 "안성 금수원의 유 전 회장 비서실에 김 대표의 아들이 근무했다. 김 대표의 아들이 올해 4월 또 다른 배를 물색하기 위해 일본에도 갔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부인했다.

안씨는 세월호 수사 초기 해경의 '요청'으로 전남 목포에 내려가 모텔에서 지내는 선원들을 자신이 '감시'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경이 선사 임원에게 선원들을 맡긴 것이다.


kim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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