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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은희 “서울시, 서초구 공평히 대해야 정부에 할말있다”

서초구청장, “정당 다르다고 차별·비협조하면 小人 정치…재정 등 현안 해결의지 보여야”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고유선 기자 | 2014-10-23 08:12 송고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20일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4.10.20/뉴스1 2014.10.20/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20일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4.10.20/뉴스1 2014.10.20/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조은희 서초구청장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는다. 대한민국 수도 확정 이후 한번도 없었던 서울시 최초의 여성 부시장이자, 강남3구 중 유일했던 '금녀의 장벽'을 깬 서초구 최초의 여성 구청장이다. 이제는 구민과 직원이 모두 행복한 자치구 모델을 만든 최초의 지자체장에 도전한다.

그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도시안전, 재정난 해소, 지역경제·문화 활성화 등 굵직한 현안이 즐비하다. 이를 말끔히 풀어내려면 자치구 혼자 힘만으로 부족하다. 강남역의 상습침수를 막는 데도, 같은 규모 기초단체의 2분의1밖에 되지않는 재정규모의 숨통을 틔우는 것에도, 정보사 부지에서 세빛섬에 이르는 문화벨트를 조성하려 해도 서울시의 결단은 필수적이다.

조은희 구청장은 20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서초구의 현안 해결에 대한 서울시의 의지를 강조했다. 강남3구라는 '멍에' 때문에 받아온 역차별을 서울시가 나서서 해소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시가 중앙정부를 향해 최대 광역자치단체라는 이유로 받는 여러 역차별 시정을 요구하기 전에, 서울시와 자치구의 관계부터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야 "중앙정부에 대해서도 명분이 생기고 당당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결국 여당 소속의 구청장과 야당 소속의 서울시장인데 원할히 융합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조 구청장은 그런 우려를 '소인(小人)정치'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정당이 다르다고 서울시가 서초구를 차별하거나 반대로 우리가 서울시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소인 정치’"라며 "시민을 위한 행정과 정치는 소속 정당에 구애받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조은희 구청장은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다. 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들여놓고 교수, 시민단체 대표, 공직자 등 우리 사회 주요 분야를 거쳤다. 이같은 길을 걸으며 배운 근성과 추진력, 정치력은 지자체의 리더로서 큰 자산이 되고있다. 

그러나 '조은희 서초구정'의 핵심은 '엄마의 마음'이다. 무엇보다 여성이자 엄마라는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은 헌신과 원칙, 화합이라는 중요한 덕목을 안겨줬다.

이런 '엄마 리더십'으로 '행복도시 서초'를 일구겠다는 조 구청장은 "엄마 마음의 행정을 서초구에서 실현하려 한다. 임기 끝날 때쯤에는 구민들이 ‘조은희가 정말 잘했다’는 말씀을 하시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선6기 서초구는 ‘신나는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취임 초지만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
▶구정 핵심이 ‘엄마의 마음’이다. 엄마는 가족들을 붐업시켜서 이끌어나간다. 그래서 저는 행복행정의 선순환 구조를 지향한다. 행복한 공무원이 행복한 행정을 한다.
저부터 기득권을 내려놨다. 구청장 의전이 힘들다. 동원되는 행사, 구청장 의전을 위한 행사들을 없앴다. 십 몇 년간 한 달에 한 번씩 1만 명 가량을 동원하는 우면산 걷기대회 대신 동별로 아기자기하게 행사를 열도록 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행사를 돕는다.매달 하던 정례조례도 분기별 한번으로 줄였다. 인사도 직원 의견을 수렴해 인사혁신TF가 만든 원칙대로 했다. 행복하고 신나는 마음이 구민에게 전달돼 행복하게 서비스를 받아야 구청장도 잘한다고 한다. 이러한 행복 행정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려고 한다. 그러려면 구청 내부부터 변화가 있어야 한다. 변화는 아프고 진통이 따른다. 그래서 변화를 신나게 하자는 것이다. 구청장 집무실을 반으로 줄이고 주민·직원과 소통하는 상징인 '상상카페'를 만들었다. 서초구청 직원 1300명이 어떻게하면 구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가만 고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주민행복 TF의 결과물이 연말쯤 나오는데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도 소통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 가장 먼저 한 셈이다. 안전, 문화, 소통이 중요하다. 안전도시과, 주거개선과 등을 신설했다. 부서 이름도 주민들이 하는 일을 알기쉽게 바꿨다. 안전치수과를 물관리과로 바꾼 게 예다. 홍보정책과도 부구청장 직속 소통담당관으로 바뀐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청와대 비서관을 할 때 좋았던 점을 서초구에도 실현하는 것이다.
의전이나 동원성 행사는 아무리 해봤자 주민과 소통할 기회를 갖기 힘들다. 오늘(20일)부터 ‘은희씨와 속 시원한 오후 3시’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3시 이후 시간을 싹 비우고 주민들의 민원을 직접 만나 듣는 첫 시간이다. 서초구 민원은 자치구 평균의 3배가 넘는다. 민원내용도 아주 꼼꼼하다. 하지만 민원인을 행복하게 만나야 구정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서초구청장 집무실 옆 구민들을 위해 마련된 열린상상카페. 2014.10.20/뉴스1 2014.10.20/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서초구청장 집무실 옆 구민들을 위해 마련된 열린상상카페. 2014.10.20/뉴스1 2014.10.20/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올해 우면산 산사태 3주기 추모식에서 유가족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서초구는 녹지가 많아 산사태 위험이 있고 강남역은 상습침수지역인데 추진중인 안전정책은.
▶자식을 잃은 분들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 안전은 첫째는 예방, 둘째는 빠른 대처다. 서초구 혼자 힘으로는 안된다. 서울시가 같이 해줘야 한다. 강남역 침수문제 해결도 3년 넘게 유역분리와 대심도 터널 등 방법론을 놓고 논의가 길어졌다. 우리 주민은 대심도 터널을 강하게 원하지만 이제는 빨리 결론 내줬으면 한다. 이러다 강남역 침수는 계속된다.
우면산 산사태 때 조금이라도 빨리 경보를 해줬어야 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래서 KBS와 서초구 지역 케이블방송인 HCN, CNM과 재난상황정보 송출시스템을 구축했다. 자치구 중에서는 처음이다.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등 보육정책도 큰 관심사인데.
▶서초구는 유아 1000명당 보육시설 수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하위다. 그동안 예산이 걸림돌이었다. 아파트단지나 대형건물이 들어설 때 국공립어린이집을 설치하도록 용적률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 일정규모 이상 아파트단지에 ‘작은 어린이집’을 설치하도록 해 민간어린이집 공급도 확충하겠다. 양재동과 내곡동 신축아파트에 들어선 의무어린이집 4개소는 국공립으로 전환시키기도 했다. 서초구 내 동별 보육시설 현황을 지도로 만들고 있다. 개인적으로 보육에 전문성이 있는 만큼 상당히 과학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

-서초구 학생들도 강남구 유명학원에 의존하고 있다는데 교육 분야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우선 학교 환경개선이다. 관내 50개 초중고교가 있는데 교실 마루가 부서져 교사가 빠진 일도 있었다. 예산은 안 내려온다. 교육의 질을 개선해야 할 상황에 안전부터 문제가 돼선 안된다. 서초를 창의교육 1번지로 만들고 싶은데 일단 시설이 미흡하고 무상급식비 부담도 크다. 교사들에 대한 힐링이 필요하다. 사실 서울시교육청이 할 일인데 여력이 없다. 조만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만날 것이다.

-정보사 이전부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예술의 전당, 한강 세빛섬을 잇는 문화벨트를 조성할 계획이라던데.
▶정보사, 국방부 등과 협의해 이전 시기를 2015년 10월로 앞당겼다. 그 이전에 터널공사부터 착공된다. 정보사가 안양으로 이전하면 부지에 컨벤션센터 등 마이스(MICE) 산업 인프라를 구축해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성화시킬 것이다. 정보사 부지부터 예술의 전당, 세빛섬에 이르는 문화벨트의 인프라는 마련됐다. 서초구도 기초작업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서울시도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서울시에 있을 때 추진되던 세빛섬이 얼마 전 전면개장해 감개무량했을 것 같다.
▶개장행사에서 1분 30초 축사를 하는데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조금 더 빨리 문을 열었어야 했다. 다 지어놓고 3년을 놀게 했다. 세빛섬에 대한 오해도 많았다. 전시행정이라고들 했다. 사실은 관광의 대명사다. 지금 개장이 늦어진 게 아까울 정도로 시민들이 엄청나게 찾아온다. 시민 혈세를 낭비했다는 소리도 있었지만 사실은 SH가 10%만 부담하고 대부분 민간자본으로 충당했다. 세빛섬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3년 공백이 있었지만 전임 시장의 프로젝트를 후임 시장이 활성화한다는 측면에서 지켜볼 만하다.

-서초구에 들어올 예정인 국립의료원에 대해 현재 위치한 지역의 강북 자치구들은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다른 자치구와 다툴 일은 아니다. 국립의료원 서초구 이전은 원지동에 추모공원이 건립되면서 국민과 시민 앞에 약속한 것이다. 이걸 어기면 ‘님비’ 시설을 어디에 설치할 수 있겠나. 개인 간의 거래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공적인 약속이니 당연히 지켜야 한다. 서울시도 애초 계획대로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20일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4.10.20/뉴스1 2014.10.20/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20일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4.10.20/뉴스1 2014.10.20/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다른 자치구처럼 서초구도 재정문제로 고충이 크다는데 해법은.
▶인구 44만명인 서초구가 1년 예산은 3900억원이다. 인구수가 같은 평택시는 서초구의 2배다. 지방세 세목도 평택시가 5개인데 서초구는 2개뿐이다. 재산세 공동과세 때문에 매년 600억 원 씩 세입 손실도 본다. 재정자립도가 높다는 이유로 서울시 조정교부금 배정에서도 역차별을 당한다. 그 결과 실질 조정재정력지수를 보면 노원구가 140.8, 강서구가 140.0인데 서초구는 117.2 수준으로 서울 자치구중 사실상 최하위다. 서울시도 중앙정부에 매칭사업 등의 역차별 시정을 요구하지 않는가. 그 이전에 자치구와의 관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서울시가 서초구를 공평하게 대해줘야 중앙정부에 대해서도 명분이 생기고 당당해질 수 있다.

-서울시와 풀어나가야 할 이슈가 많은데 시장과 소속정당이 달라 생기는 문제는 없을까.
▶정당이 다르다고 서초구를 차별하거나 반대로 서울시에 협조를 하지 않는다면 ‘소인(小人) 정치’다. 시민을 위한 행정과 정치는 소속 정당에 구애받지 않는다. 

-기자, 교수, 시민단체 대표,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커리어가 다양하다.
▶구청장으로서 구민을 위해 일하려고 봄부터 소쩍새는 운 것 같다.(웃음) 기자 DNA는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사안을 종합적으로 보는 능력을 준다.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행정과 사회단체에 대한 이해도도 높였다. 서울시에서는 정무부시장으로서 야당이 압도적 다수인 시의회를 상대했다. 여성을 위한 서울시 ‘여행(女幸)’ 프로젝트를 추진한 경험도 있다. 이때 구청장직에 의욕을 갖게됐다. 구청장 역량에 따라 현안의 전개 양상이 달라지는 것을 직접 봤다. ‘내가 구청장이라면’이라고 생각하면서 상상 속의 행정을 많이 해봤다. 지금 서초구에서 그것을 실현하고 있다.

-서초구민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소리나지 않게, 차분히, 강단있게, 제대로 엄마의 마음으로 하겠다. 엄마는 아프면 머리맡에서 밤 새워 간호한다. 한발 앞서 식구들에게 필요한 일을 해결한다. 원칙있는 엄마가 자녀도 잘 키운다. 원칙을 세우면 절대 흩트리지 않는다. 또 엄마는 가족의 화합을 위해서도 노력한다. 이런 엄마 마음의 행정을 서초구에서 실현하려 한다. 임기 끝날 때쯤에는 구민들이 ‘조은희가 정말 잘했다’는 말씀을 하시도록 하겠다.

◇조은희 서초구청장 프로필
▲1961년생 ▲이화여대 영문과 졸 ▲서울대 대학원 국문학 석사 ▲단국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영남일보·경향신문 기자 ▲대통령 행사기획비서관·문화관광비서관 ▲우먼타임스 편집국장 ▲한양대 행정대학원·언론대학원 겸임교수 ▲연구공간 여성과정책·양성평등실천연합 대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 ▲서울시 정무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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