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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불안함, FA컵은 FA컵에서 끝나지 않는다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10-21 03:46 송고 | 2014-10-21 15:01 최종수정

2014년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 클럽을 가리는 ‘2014 하나은행 FA컵’의 4강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2일 오후 7시 전북과 성남(전주월드컵경기장), 상주와 서울(상주종합운동장)의 맞대결을 통해 마지막 무대에 오를 두 팀을 가리게 된다.

두 매치업 모두 이름값만 보면 한쪽으로 기운다. 32라운드 현재 전북은 K리그 클래식 1위고 성남은 10위다. 전북이 더 묵직하다. 강등권인 11위에 그치고 있는 상주와 ACL 4강까지 올랐던 FC서울의 만남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서울이 앞선다. 하지만 토너먼트 대회의 묘미는 단판 승부라는 것이다.

시민구단 성남과 군 팀 상주가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 전북과 서울을 잡아내지 말라는 법이 없다. 부담은 전북과 서울 쪽에 더 있다는 측면에서도 충분히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어차피 외나무다리 승부다. 돌아갈 수도 피할 수도 없다.

이번 FA컵 4강이 흥미로운 것은 모두가 똑같은 불안함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FA컵에서 떨어진다면’이라는 가정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클럽은 없다.

흥미로운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FA컵에서 떨어진다면’이라는 가정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클럽은 없다. © News1 DB
흥미로운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FA컵에서 떨어진다면’이라는 가정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클럽은 없다. © News1 DB

전북은 현재 정규 리그 우승이 가장 유력한 팀이다. 승점 65점으로 2위 수원(58점)에 7점 앞서 있다. 남은 경기는 6경기. 확실히 유리하다. 하지만 전북은 주위 ‘기대치’라는 또 다른 적과 싸우고 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올해는 반드시 2관왕을 목표로 해야한다”는 출사표를 전했다. 그 2개의 트로피 중 하나는 사실 ACL이었으나 이미 무산됐다.

때문에 K리그와 FA컵을 함께 품어야 상처 난 자존심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다. 실패했을 경우의 ‘여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것도 부담스럽다. 전북은 지난해에도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포항에게 패했고, 이후 정규 리그에서도 비틀거리면서 3위에 그쳤다. 22일 성남과의 FA컵 4강 이후 마침 2위 수원과의 정규리그 맞대결(26일)이 예정돼 있다. FA컵은 그냥 FA컵에서 끝나지 않는다.

FC서울 역시 같은 맥락이다. 4강까지 진출했던 ACL에서 탈락하면서 FC서울은 사실 목표를 상실했다. 승점 49점으로 5위에 올라 있는 정규 리그에서 서울이 현실적으로 노릴 수 있는 순위는 ACL 출전권이 주어지는 3위다. 결국 거머쥘 수 있는 타이틀은 FA컵이 유일하다. 만약 상주에게 패해 또 다시 목표를 잃어버린다면, 정규 리그 3위도 보장할 수 없다.

성남과 상주는 같은 처지다. 두 팀은 내년 K리그 챌린지 강등까지 걱정해야할 위치다. 최하위 경남(28점)과 함께 상주(29점)와 성남(31점)은 강등의 철퇴를 맞을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은 팀이다. 잔류에 성공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면피’도 생각해야한다. 만약 FA컵 우승 컵을 들어 올릴 수 있다면, 감독도 선수도 최악은 면할 수 있다.

동기부여는 2관왕을 노리는 전북이나 무관 탈출을 꿈꾸는 서울이 마찬가지다. 생존에 힘쓰는 성남과 상주의 그것이 다르지 않다. 일단 FA컵 결승에 오르면, 남아 있는 희망에 대한 힘으로 잔여 시즌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반대 결과가 나온다면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 네 팀의 불안함은 대동소이하다. FA컵은 FA컵에서 끝나지 않는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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