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靑, 김무성 "개헌 발언은 불찰" 사과에도 여전히 '침묵'

정치권發 개헌론에 '의도적 무시·외면' 전략 취할 듯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14-10-17 14:17 송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를 마친 후 당대표실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4.10.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를 마친 후 당대표실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4.10.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청와대는 17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자신의 '개헌 논의' 발언 논란과 관련해 사과 입장을 내놓은데 대해 전날과 마찬가지로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마치 '입단속' 주문이라도 내려진 듯 김 대표 발언과 개헌 등에 대한 질문에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탈리아 방문 등 해외 정상외교에 나선 만큼 국내 상황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보다는 일단 현지 일정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출국에 앞서 이미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는 이유에서 '현 시점에선 추가적인 의견이나 입장 표명이 필요치 않다'는 인식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금 우리에겐 그 어떤 것도 경제 살리기보다 우선 할 수 없다. '개헌 논의 등 다른 곳으로 국가역량이 분산되면 경제에 또 다른 블랙홀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말로 최근 잇따르고 있는 정치권발(發) 개헌 요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날 김 대표가 '개헌 논의의 불가피성'을 제기했을 때도 "거기에 대해선 따로 할 말이 없다"는 말로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했었다.

이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찬성이든 반대든 쟁점이 되는 사안을 자꾸 언급하면 할수록 그 논란에 불을 지피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청와대에선 앞으로도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대해 '무시'하거나 '외면'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예상했다.

박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는 대신 당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을 통해 정치권의 관련 동향을 살펴보면서 '물밑 견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친박계인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 앞서 김 대표와 '독대'하는 시간을 가졌고, 회의에서 김 대표가 개헌 발언을 사과한 뒤엔 "정기국회 때까진 당에서 일체 개헌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의 개헌 발언과 관련한 청와대의 메시지가 당에 전달됐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아울러 정치권에선 청와대와 여당 내 친박계가 연이어 제동을 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의 임기 2년차 국정이 마무리되고 그에 대한 평가가 나오는 올 연말~내년 2월 이후엔 여야 정치권의 세력재편 논의와 맞물려 개헌론이 보다 거세게 분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가 이날 자신의 개헌 관련 발언 취지에 대해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가 많이 시작될 것임을 걱정하는 투로 얘기한 것"이라고 밝힌 데에도 '연말까지 국회에서 주요 법안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 등이 마무리되면 개헌 문제가 언제라도 표면화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른 여권 관계자는 "김 대표의 오늘 발언을 보면, 자신이 개헌 논의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이고 박 대통령과도 척지는 것처럼 비치는 게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청와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헌 이슈를 건드리는 데는 성공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전날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김 대표는 방중 수행기자단과의 현지 간담회에선 개헌 논의의 불가피성을 지적했으나, 그 파장이 커지자 이날 국감 대책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외국에 가 있는 박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죄송하다. 민감한 사항엔 답변하지 않았어야 하는데 내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ys4174@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