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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미 리프킨 "자본주의 가고 공유경제 올 것"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4-10-14 18:51 송고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 교보빌딩에서 열린 명강의 BIG 10에서 자신의 신작 '한계비용 제로 사회'를 주제로 강연하는 모습/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 교보빌딩에서 열린 명강의 BIG 10에서 자신의 신작 '한계비용 제로 사회'를 주제로 강연하는 모습/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자본주의는 역사에서 사라지고 '협력적 공유사회'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했다.

'소유의 종말', '노동의 종말'로 국내에 알려진 제러미 리프킨은 14일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서 '한계비용 제로 사회'를 주제로 강연한 이후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최근 동명의 책을 민음사에서 출간했다.
△ 이윤추구하는 자본주의…한계비용 제로로

그는 책에서 한계비용 제로 시대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한계비용은 물건을 하나 더 생산하기 위해 드는 비용을 말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한계비용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생산과 유통의 한계비용을 낮추는 식이다. 그런데 이런 노력이 한계비용을 제로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한계비용이 제로가 되면 재화의 가격이 제로에 가까워져서 더는 시장 교환이 일어나지 않는다. 상품을 판매해 이윤을 남기는 자본주의가 역설적으로 시장의 비범한 성공 때문에 위기에 놓인 꼴이다.
리프킨은 한계비용 제로 현상은 이미 10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한다. 수백만의 소비자들이 파일 공유 서비스를 통해 음악, 동영상, 지식, 뉴스, 전자책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공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음악과 영화 산업이 흔들리고 수많은 신문과 잡지가 폐간됐고 출판시장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 인간―사물 연결하는 '슈퍼 사물인터넷'  

한계비용을 제로로 낮추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기술이 바로 '슈퍼 사물인터넷'(IoT)이다. '사물인터넷'이란 수십억 개에 달하는 센서가 모든 기기와 전기 제품, 기계, 장치와 도구에 부착돼 촘촘한 신경 네트워크를 이루면서 사물과 인간을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사물인터넷'으로 "재화, 정보, 뉴스, 엔터테인먼트, 지식, 에너지, 3D프린터, 물류, 운송, 재생 가능한 에너지 등을 제로 수준의 한계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이미 창고, 도로, 공장 생산 라인, 송전망, 사무실, 가정, 상점, 차량에 부착된 14억 개의 센서가 관련 상황과 성과를 모니터링하며 커뮤니케이션 인터넷과 에너지 인터넷, 물류 및 운송 인터넷에 정보를 공급하고 있다. 또 2030년 경이면 100조 개가 넘는 센서가 전 세계적으로 분산된 지능형 네트워크로 인간과 자연환경을 연결할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사물인터넷이 모든 상품의 한계비용을 제로로 낮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기후변화의 한계비용을 제로로 만들지 못한다면 식량이나 물은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리프킨은 이에 대해 "식량의 한계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 경작지의 40%가 동물을 위한 사료 곡물 생산에 쓰인다. 땅, 사료, 운송비 등 육류 소비를 위해 쓰이는 비효율적인 에너지를 줄여야 한다. 또 살충제, 비료, 포장비, 운송 등에 쓰이는, 농업에 관련된 화석 연료 소비를 줄이고 '커뮤니티 지역 농업' 등 중간 상인이 없는 유통 방법을 통해 한계비용을 줄일 수 있다."

(민음사 제공).© News1

△ 공유경제사회…'공유가치'가 '교환가치' 대체 


그렇다면 '사물인터넷'이 만든 한계비용 제로 사회의 경제는 어떤 모습인가. 리프킨이 주목한 것은 '공유 경제'다. 그는 '소유권'보다 '접근권'이 중요한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미국인의 약 40%가 소셜 미디어 사이트나 온라인 동호회, 협동조합을 통해 자동차와 집은 물론 옷까지 공유하는 등 이미 협력적 공유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차를 나눠 타고, 여행할 때는 서로 집을 바꾸는 등 시장의 '교환가치'는 협력적 공유사회의 '공유가치'로 대체되고 있다는 말이다.

'공유 사회'는 결과적으로 자원도 덜 사용하기 때문에 생태학적으로도 효율적이다. 지속 가능한 경제를 성취할 수 있는 최적의 지름길인 것이다.

하지만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기술 격차가 큰 상황에서 '공유 사회'로의 이행은 일부 국가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리프킨은 이에 대해 "오히려 선진국보다 개도국에서 3차 산업혁명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선진국은 자산이 있기 때문에 부담일 수 있지만 개도국은 인프라가 없어 깨끗하게 시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도의 한 시골에 가서 태양광 패널과 스마트폰을 셋업하면 일주일에 한 번씩 태양광 패널 대여비 1달러만 내면 된다. 이는 등유를 사용하는 인프라를 설치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기술 비용이 계속 저렴해지는 상황에서 태양열이나, 풍력, 지열 등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자연자원을 쓰는 것이 멀리서 석유를 수입하는 것보다 비용도 훨씬 싸기 때문에 생각보다 빠르게 이런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


letit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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