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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항해사 '모르쇠'…유리한 사항엔 자세한 답변(종합)

[세월호참사] 광주지법 제25회 공판기일 진행

(광주=뉴스1) 김호 기자 | 2014-10-14 16:00 송고
세월호 이준석(68) 선장과 함께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4명의 주요 선원 중 한명인 2등항해사 김모(46)씨가 법정에서 '모르쇠' 태도를 보여 유가족의 분노를 샀다. 퇴선방송 지시 여부 등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한 답변을 했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14일 이 선장과 김씨 등 15명에 대한 제25회 공판기일을 열어 증거조사 후 피고인신문 절차를 진행했다.
김씨는 피고인신문에서 검사로부터 "한 선원이 제주VTS와 교신하는 동안 나머지 선원들은 뭘 하고 있었나"라는 물음에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다.

검사의 "(동료) 선원이 교신할 때 모든 선원들이 배가 위험한 상황이고 다시 회복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물음에도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김씨는 "(적어도) 피고인은 배가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나" "VTS측이 승객의 안전확인을 요구했는데 선원들은 뭘 하고 있었나" 등의 물음에도 "모르겠다"고 했다.
검사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아무 책임이나 구조 의무가 없는 주변 어선은 전 속력으로 달려와 구조하려고 했는데 정작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책임이 있는 선원들은 왜 피해상황도 확인하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모르겠다"는 답변을 계속했다.

김씨는 사고 당시 승객들의 안전을 위한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이유는 뚜렷하게 설명하지 않거나 "모른다"는 답변을 이어갔다. 방청석의 유족은 한숨을 내쉬거나 "자식들에게 부끄러운 줄 알라"고 "벌을 받을 것이다"고 소리쳤다.

김씨는 사고 당시 급박했다면서도 운동복 바지와 얇은 티셔츠 위에 스즈키복이라고 불리는 상하의 일체형 작업복을 입는 '여유'를 보인 것으로 확인된 선원 중 한명이다.

김씨는 이점에 대해서는 "수족냉증이 있다. 추위를 많이 타 (물에 빠질 것에 대비해) 챙겨입고 조타실로 간 것이다"고 명확한 답변을 했다.

검사의 "선원들이 먼저 구조되기 위해 '해경 경비정이 온다'는 것을 승객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 아닌가"라는 물음에도 "아니다"고 분명한 주장을 했다.

또 "해경 경비정이 올 것이라는 방송 지시를 (숨진) 사무장에게 했다" "퇴선방송 지시를 무전기로 사무장에게 했으나 답변이 없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에 대한 진술이다.

김씨는 사고 현장에 도착한 해경이 승객들에 대한 구조를 잘 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선원으로서 책임이 있다면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하기도 했다. 또 승객들을 구조하지 못한 점을 뉘우치고 있다고 했으나 유족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kim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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