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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重 사장 '초강수'…'임원 최소 30% 물갈이'(상보)

임원 일괄 사표 요구 후 원점에서 인사평가해 재신임 여부 결정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4-10-12 15:16 송고 | 2014-10-12 16:08 최종수정
현대중공업 권오갑 사장이 24일 아침 6시20분부터 8시까지 울산 본사 해양사업부 출입문에서 출근하는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힘을 모아 줄 것을 호소했다. 권오갑 사장은 현대중공업이 19년만에 파업위기에 몰린 가운데 23일에 이어 이틀째 출근길 인사를 통해 파업 자제를 호소했다. 2014.9.24/뉴스1 © News1 © News1 최명용 기자
현대중공업 권오갑 사장이 24일 아침 6시20분부터 8시까지 울산 본사 해양사업부 출입문에서 출근하는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힘을 모아 줄 것을 호소했다. 권오갑 사장은 현대중공업이 19년만에 파업위기에 몰린 가운데 23일에 이어 이틀째 출근길 인사를 통해 파업 자제를 호소했다. 2014.9.24/뉴스1 © News1 © News1 최명용 기자


위기의 현대중공업에 구원투수로 투입된 권오갑 신임 사장이 '전 임원 사직서 제출 요구'라는 초강수를 뒀다. 최길선 조선·해양·플랜트 회장과 권 사장을 제외한 전 임원이 사직서 제출 대상이다.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까지 합치면 사직서 제출 대상 임원은 260여명에 달하며, 인사비율은 예년 20%에서 30%선까지 확대된다.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경영위기에 대한 책임과 위기극복을 위해 전 임원 사직서 제출이라는 고강도 개혁작업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오전 본부장 회의를 긴급 소집한 최 회장과 권 사장은 이같은 뜻을 본부장들에게 전하고,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조직개편을 주문했다. 새로운 조직에 필요한 임원들은 재신임을 통해 중용하고, 임원인사를 조기 실시해 능력있는 부장급을 조직의 리더로 발탁하겠단 뜻이다. 이번 조치는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도 포함된다.

현대중공업 측은 우선 빠른 시일내에 전 임원에게 사직서를 제출받고, 통상 11월 말에 있는 임원 인사를 앞당겨 이달 중 재신임 여부를 결정하겠단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임원의 경우 사실상 1년 단위로 재임용되기 때문에 사직서 제출 요구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며 "다만, 이번 경우엔 강도 높은 혁신을 위해 원점에서 인사평가를 실시, 이달안에 재신임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한만큼, 큰 폭의 임원 물갈이가 있을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인사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 연말 안에 임원 인사와 사업 구조조정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은 "지금 우리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직시해야 하며, 강도 높은 개혁을 통해 새롭게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회사를 바라보고 있는 많은 국민들과 국내외 고객, 주주들을 생각해 분명한 개혁 청사진을 갖고 책임감 있게 일해달라"고 주문했다. 
현대중공업은 "권 사장 취임이후 임단협 마무리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노조가 사전에 정해 놓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무기한 연장하는 등 교섭에 나오지 않았다"며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회사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판단하여 개혁작업에 착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그룹기획실'을 맡아 사업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이 가장 신뢰하는 최측근 인사로, 정 전 의원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원조직은 대폭 축소하고 생산과 영업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한다. 우수인력을 생산과 영업으로 전진 배치시켜 회사 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수익창출이 어려운 한계사업과 해외법인들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등 사업조정 작업에 나선다. 줄일 수 있는 비용은 모두 줄이고, 꼭 필요한 것이라 하더라도 삭감해 운영키로 했다. 

생산현장의 혁신작업도 시작한다. 공정개선혁신팀을 신설해 전 사업본부의 공정 효율을 재점검하고, 공정자동화를 통한 원가절감 노력을 펼치기로 했다. 대부분 조합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근무하는 생산현장의 환경개선 작업을 우선적으로 실시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사업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젊은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소통 노력도 병행한다. 사장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나 건의사항을 있는 그대로 접수하고, 이를 정리해 실행에 옮기는 제도개선팀을 사장 직속으로 신설했다. 사장이 직접 사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앉아 진지하게 토론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매달 말일에는 전 임원이 회사 각 출입문에서 퇴근하는 직원들에게 한달동안 회사를 위해 수고많았다는 감사 인사를 하는 등 솔선수범해 회사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변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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