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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이준석 선장 "퇴선방송 지시했다" 주장(종합)

[세월호참사] 광주지법 제22회 공판 피고인신문

(광주=뉴스1) 김호 기자 | 2014-10-07 16:42 송고
세월호 이준석(68) 선장이 "해경 123정에 몸을 옮기기 전 선원에게 승객 퇴선방송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거짓 주장으로 보고 있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7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준석 선장과 선원 등 15명에 대한 제22회 공판기일을 열어 피고인신문 절차를 진행했다.
사고 당시 당직이었던 3등항해사 박모(25·여)씨에 이어 피고인신문을 받은 이 선장은 해경 경비정으로 이동하기 전 상황에 대해 "2등항해사에게 승객 퇴선방송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선장은 "1등항해사로부터 '10분 후에 구명정이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2항사에게 '승객들 퇴선방송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 선장은 검찰에서는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도록 하고 선내에 머무르게 한 것이 퇴선방송이었다" "퇴선방송 지시를 한적이 없다" 등 오락가락한 진술을 한 바 있다.
이 선장은 이날은 "2항사가 '방송이 안된다'고 하길래 다시 '워키토키(무전기)로 안내실에 승객 퇴선방송 연락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분명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검사는 이 선장이 수사 초기와 달리 검찰에서 수차례 조사를 받은 뒤에야 "퇴선방송을 지시했다"는 주장을 함에 따라 꾸며낸 거짓 주장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사는 "검찰에서 세번째 조사를 받을 무렵에 이르러 (조금이라도 책임을 덜기 위해) 만들어 낸 진술이 아닌가"라고 물었으나 이 선장은 "아니다"며 부인했다. 하지만 실제 퇴선방송이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2항사는 '퇴선방송 연락을 했다'고 했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 선장은 검사가 사고 직전 조타실을 비우고 선실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던 이유를 묻자 "뭘 하려고 한 것은 아니고 심심해서 만지고 있었다"고 했다. 검사가 "게임을 했던 것 아닌가"라고 하자 "3항사가 게임을 설치해줬지만 할 줄도 모른다"고 답변했다.

승선 경력 27년여인 이 선장은 "신○○ 선장이 휴가를 가면 제가 선장을 했다. 신○○ 선장이 정식 선장이고 나는 계약직 선장, 견습 선장이다"고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선장은 신 선장과 함께 세월호의 또 다른 선장 중 한명으로 배를 탄 이유에 대해서는 "(배를 안타면) 봉급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월급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사는 이 선장이 신 선장과 함께 번갈아가며 선장 임무를 수행하고 사고 전날인 4월 15일 출항도 지휘한 점에서 출항 전 안전점검보고서 부실 작성, 과적, 사고 당시 조타실을 비운 행위 등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 선장이 중요 사실에 대해 수사 초기 해경, 검찰에서와 다른 주장을 하며 "그때 잘못 알았던 것이다" "피로가 누적돼 진술을 잘못한 것이다" 등의 발언을 하자 방청석의 유족들은 한숨을 내쉬거나 눈물을 흘리고 "300명 넘게 죽인 악마다" 등의 발언으로 분노를 표현했다.

한편 3항사 박씨는 이 선장에 앞서 진행된 피고인신문에서 "누가 조타를 지휘했더라도 사고는 났을 것이다. 사고가 날 것이라면 제가 조타를 지휘했든 선장님이 했든 사고가 일어났을 것이다"고 밝혔다.


kim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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