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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 닮은 꼴 캐나다 FTA…車 수출 호재·농산품 피해 '명암'

(세종=뉴스1) 곽선미 기자 | 2014-09-23 14:07 송고
캐나다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오타와 소재 팔러먼트 힐에서 스티븐 하퍼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News1 이기창
캐나다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오타와 소재 팔러먼트 힐에서 스티븐 하퍼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News1 이기창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국내 산업계의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수출은 크게 늘어나지만 쇠고기 등 캐나다산 농축산물 수입 증가로 농축산업은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12번째 FTA국인 캐나다는 경제규모면에서나 FTA 득실에서 비슷하다. 호주와의 FTA는 양국에서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다.

캐나다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2일(한국시각 23일 새벽)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만나 한-캐나다 FTA에 공식 서명했다. 한-캐나다 FTA는 캐나다가 아시아 국가와 체결하는 최초의 FTA다. 2005년 협상 개시 후 9년만의 체결로 양국은 10년 내 두 나라가 거래하던 품목의 98% 가량 관세를 없앨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FTA로 중국 일본과 경쟁품목인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과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분야에서 캐나다 시장 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캐나다 수출의 43%(지난해 기준)를 차지하는 자동차는 가장 큰 수혜 품목으로 꼽힌다. 현재 6.1%인 자동차 관세는 FTA 발효 직후 3분의1 수준으로 내려가며 3년내 완전히 없어진다. 자동차 부품에 붙는 관세 6.0%도 FTA 발효 즉시 철폐된다. 자동차 고무타이어에 붙던 7%의 관세도 5년내 사라진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3일 '한-캐나다 FTA 체결에 따른 기대효과'라는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부과되던 6% 이상의 관세가 3년내 철폐돼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캐나다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2%로 미국의 포드, 크라이슬러, GM 등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현재 미국 업체들은 나프타(NAFTA, 북미자유무역협정)에 의해 이미 무관세로 캐나다 시장에 진출하고 있어 우리 정부는 현대·기아차가 이번 FTA로 캐나다 시장 내 점유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현재 현대·기아차의 캐나다 판매량 중 3분의1가량이 미국 공장에서 생산돼 우리나라 수출분 중 3분의2만 수혜를 입는 등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 부품과 타이어 역시 수출 물량이 미미해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기계·백색가전 분야도 대표적인 수혜 업종이다. 한국산 냉장고와 세탁기에 붙던 관세(8%)는 각각 3년내, 즉시 없어진다. 관세율이 5.9%인 섬유도 대부분 3년내 관세가 철폐될 예정이어서 중소기업의 수혜가 기대된다.

반면 캐나다가 우리나라에 비해 우위를 갖는 농축산품의 경우 우리 농축산업의 타격이 예상된다.

캐나다산 쇠고기에 대한 관세 40%는 매년 2~3%씩 단계적으로 낮아져 15년차에는 완전히 없어진다. 만약 국회 비준을 거쳐 내년부터 FTA가 발효될 경우 국내에 캐나다산 쇠고기가 무관세로 들어오는 시점은 2030년이 되는 셈이다.

캐나다산 쇠고기는 과거 광우병이 발생, 수출에 타격을 받은 바 있어 캐나다 입장에서는 이번 FTA의 소득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돼기고기에 대한 22.5~25%의 관세도 세부 품목별로 5년 혹은 1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이로써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산, 호주산에 이어 캐나다산 쇠고기와 돼지고기까지 저렴한 가격에 팔려 국내 축산업계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농촌경제연구원은 한-캐나다 발효시 15년간 농축산물 생산 감소액을 4806억원으로 추정했다. 이중 돼지 농가 생산감소액은 3012억원(61%)으로 추산했다.

반면 캐나다의 주요 수출품목인 유연탄, 펄프, 원목, 동광 등의 원자재는 이미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이번 FTA 체결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쌀 등 211개 품목은 양허 제외, 71개 품목은 10년 이상 장기철폐, 저율할당관세부과 등 민감품목을 최대한 보호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며 "한-캐나다 FTA로 피해를 입는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한-캐나다 FTA와 한-호주 FTA를 묶어 농업부문 피해보전 대책을 마련, 향후 10년간 2조1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한-캐나다 FTA 조기 발효를 목표로 다음 달 초 국회에 비준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한국 입장에서 이번 FTA는 12번째 체결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4년 한-칠레 FTA 이후 유럽연합(EU) 26개국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을 포함 총 46개국과 FTA를 멪었다. 2012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기준 우리나라 경제영토는 56.2%로 칠레(78.2%), 멕시코(61.3%)에 이어 3번 규모다.

우리나라가 콜롬비아, 호주, 캐나다와 체결한 FTA가 모두 발효될 경우 경제영토는 60%에 달할 전망이다.


g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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