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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일병 사망'…"가해자 처벌" 고려대생들도 나서

"가혹행위는 맞지만 가해자는 없나" 피켓 선전전·서명 진행
학생회, 온·오프라인 서명 모아 공군 고등검찰부 제출 예정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2014-09-21 15:04 송고
공군 성남비행단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7월 자살한 고(故) 김지훈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고려대 학생들이 지난 18일 김 학우의 명예회복과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는 피켓 선전전을 진행했다. (사진=고려대 경제학과 학생회 제공) 2014.09.21/뉴스1 © News1
공군 성남비행단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7월 자살한 고(故) 김지훈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고려대 학생들이 지난 18일 김 학우의 명예회복과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는 피켓 선전전을 진행했다. (사진=고려대 경제학과 학생회 제공) 2014.09.21/뉴스1 © News1


경기 성남의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 단장 부관실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7월 자살한 고(故) 김지훈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김씨의 명예회복과 가해자 처벌을 주장하며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직접 나섰다.
지난 5월 경제학과 한 학생이 학교 게시판에 '고(故) 김지훈을 기억하기 위하여'라는 대자보를 개인적으로 붙여 이 사건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고려대 학생회 차원에서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내 게시판에는 학생회 차원의 대자보도 게시됐다.

고려대 총학생회, 정경대 학생회, 경제학과 학생회 등에 소속된 학생 80여명은 지난 18일 교내 정경대 후문 앞에서 경제학과 1학년을 마치고 지난해 2월 공군으로 입대했던 김씨의 명예회복과 가해자의 법적 처벌을 주장하며 점심과 저녁시간 두 차례 피켓 선전전과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경제학과 학생회가 주관하는 이번 서명운동은 오프라인에서는 정경대 후문 이외에도 교내 하나스퀘어 지하, 중앙광장 지하, 학생회관 2층 등에서 무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서명운동은 온라인에서도 함께 진행되고 있으며 21일 낮 12시 기준 온·오프라인 통합 총 2402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학생들은 피켓 선전전을 통해 가해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과 김씨의 자살을 정당화하는 일부 발언을 비판했다.

공군은 지난 1월 김씨에 대해 '일반사망'으로 결정했으나 유가족이 진정서를 제출하자 지난달 12일 중앙전공사망심사위원회 열고 재심의 과정을 통해 이틀 뒤인 14일 김씨에 대해 순직 처분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후 유가족과 학생들은 지난달 29일 성남비행장에서 김씨에 대한 추모식을 진행한 뒤 서울 국립현충원에 유해를 안장했다.
공군 성남비행단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7월 자살한 고(故) 김지훈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고려대 학생들이 김 학우의 명예회복과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며 학생회 차원에서 처음으로 쓴 대자보가 고려대 게시판에 붙어 있다. 2014.09.21/뉴스1 © News1 성도현 기자
공군 성남비행단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7월 자살한 고(故) 김지훈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고려대 학생들이 김 학우의 명예회복과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며 학생회 차원에서 처음으로 쓴 대자보가 고려대 게시판에 붙어 있다. 2014.09.21/뉴스1 © News1 성도현 기자

한편 공군본부는 참모총장의 사건 재수사 지시에 따라 이뤄진 수사와 관련, 지난달 28일 보통검찰부의 재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씨의 직속상관으로 김씨에게 얼차려를 시킨 한모 중위에 대해 가혹행위, 모욕, 강요 대신 위력행사 혐의만 인정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당시 15비행단장이었던 허모 준장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으며 허 전단장은 서면경고 처분만 받았다.

한 중위는 내년 6월 전역 예정이고 15비행단 예하 35전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허 준장은 이후 소장으로 진급해 현재 공군본부 감찰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씨의 아버지인 김모(54)씨는 한 중위의 기소유예와 허 소장의 무혐의 처분에 반발해 지난 11일 내용증명으로 공군 고등검찰부에 재정신청서를 제출했다.

고등검찰부는 해당 재정신청서에 대해 최대 30일까지 검토 후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이 서류와 함께 그 동안의 검찰부 재수사 결과를 묶어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에 넘기게 된다.

학생들은 고등검찰부가 기소유예 의견을 그대로 올리게 될 경우 가해자들이 처벌받지 않게 된다는 점을 우려해 내주 중 확보한 서명을 1차로 고등검찰부에 제출한 뒤 이후에도 계속 서명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학생들은 김씨의 직속상관이던 한 중위가 김씨의 자살 전날 밤 자신의 권한 밖인 야간 완전군장 얼차려를 시킨 부분과 그 이전부터 수차례 지속적인 질책과 괴롭힘, 욕설 등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점 등을 들어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학생들에 따르면 이같은 사실은 김씨가 복무시절 군내 인트라넷을 통해 동기들에게 한 중위의 질책과 괴롭힘 등에 대해 힘들다고 하소연한 내용에 드러나 있다.

학생들은 허 소장도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군 성남비행단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7월 자살한 고(故) 김지훈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고려대 학생들이 김 학우의 명예회복과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며 지난 18일부터 학생회 차원에서 서명을 받고 있다. 2014.09.21/뉴스1 © News1 성도현 기자
공군 성남비행단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7월 자살한 고(故) 김지훈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고려대 학생들이 김 학우의 명예회복과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며 지난 18일부터 학생회 차원에서 서명을 받고 있다. 2014.09.21/뉴스1 © News1 성도현 기자


이번 피켓 선전전과 서명 운동을 주관하고 있는 경제학과의 설동연(21) 학생회장은 "지훈이의 개인적인 문제해결뿐만 아니라 군에서 사건을 은폐·축소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고려대 전체 학생대표자회의에서 공식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라며 "공군에 서명을 제출할 때 가해자를 반드시 처벌해달라는 의견이 담긴 이유서도 함께 첨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회는 지난달 28일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김모(55) 공주대 교수가 공군 훈련병을 대상으로 '죽을 거면 공군을 나가서 죽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망자에 대한 명예훼손 부분에 대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dhs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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