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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우상 뛰어 넘고 2관왕 차지 '사격 아이돌' 김청용

사격 입문 3년 만에 금메달 쾌거…한국 사격 역사상 최연소 금메달

(인천=뉴스1) 이재상 기자 | 2014-09-21 12:58 송고
21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남자사격 10m 공기권총 개인전에서 김청용이 합계 201.2점을 기록하며 1위로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두손을 번쩍 들고 있다. 2014.9.2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21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남자사격 10m 공기권총 개인전에서 김청용이 합계 201.2점을 기록하며 1위로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두손을 번쩍 들고 있다. 2014.9.2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입버릇처럼 '우상'이라고 말했던 진종오(35·KT)를 단숨에 뛰어 넘었다.

고교생 사수 김청용(17·흥덕고2)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 최초 2관왕을 차지하며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한국 사격 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이자 최초의 고교생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청용은 21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진종오, 이대명(KB국민은행)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4위로 결선 무대에 오른 김청용은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샀다.

중학교 2학년때 운동이 좋아 우연히 사격을 시작한 김청용은 중학교 시절 은사의 도움으로 사격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가면서 본격적인 선수의 길로 돌아섰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도 처음에는 반대가 심했다. 태권도장을 운영하던 김청용의 아버지는 끝내 아들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그가 총을 계속 잡고 힘을 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김청용은 올해 대표팀 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선일 사격 대표팀 코치는 “대표팀에 입성한 뒤 김청용의 기량이 급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김청용은 사격 선수로는 드문 왼손잡이다. 처음 사격을 할 때만 해도 왼손잡이 총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다. 그는 “사격을 시작하려고 할 때 왼손잡이용 총이 없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은사님들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21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사격 10m 공기권총 개인 및 단체전에서 진종오가 단체전 금메달이 확정된 후 김청용을 격려하고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21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사격 10m 공기권총 개인 및 단체전에서 진종오가 단체전 금메달이 확정된 후 김청용을 격려하고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김청용은 '권총 황제'로 불리는 진종오와 마주 보고 훈련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김청용과 달리 진종오는 오른손잡이다. 김청용은 “종오형이 큰 무대에서 긴장하지 않는 법이나 격발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정말 큰 도움을 주셨다”고 했다.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가 걸어온 길을 따라가고자 했던 김청용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우상을 뛰어 넘으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태극 마크를 단지 1년도 되지 않아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 대형 사고를 터트렸다.

맏형 진종오도 경기 후 열린 시상식에서 태극기를 막내 김청용에게 씌워주며 환하게 웃었다. 마치 새로운 황제의 대관식을 하는 것처럼 진종오는 미소를 지으며 후배의 성장을 바라봤다.

김청용은 “아직 모든 게 얼떨떨하다.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한국 사격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김청용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됐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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